학습목표
- 화장품법이 정한 화장품의 정의를 말할 수 있다.
- 화장품, 의약외품, 의약품을 구분하고 경계에 있는 제품을 분류할 수 있다.
- 기능성화장품의 범위와 심사·보고 제도를 이해한다.
- 제조업과 책임판매업의 차이와 각각의 법적 책임을 설명할 수 있다.
- 화장품에 쓸 수 없는 표현을 가려낼 수 있다.
“이 문구 넣어도 돼요?”
영업팀에 배치된 첫 달, 고객사 담당자가 전화로 물었습니다. “이번 크림 단상자에 ‘여드름 치료’라고 넣어도 되죠? 성분이 좋으니까요.” 신입사원은 “확인해 보겠습니다”라고 답하고 선배에게 달려갔습니다. 선배의 답은 반 초 만에 나왔습니다. “안 돼. ‘치료’는 약이 쓰는 말이야. 화장품은 치료를 못 해.”
화장품 회사에서 가장 자주 부딪히는 법 문제가 바로 이것입니다. 화장품은 무엇이고,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가. 이 장은 그 경계를 법이 어떻게 정해 놓았는지 살펴봅니다. 법 조문을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개념만 잡으면 고객사의 질문에 “확인해 보겠습니다” 대신 “그 표현은 어렵고, 이렇게는 가능합니다”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1. 화장품법상 화장품의 정의
정의를 한 문장씩 나눠 읽기
화장품법 제2조는 화장품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인체를 청결·미화하여 매력을 더하고 용모를 밝게 변화시키거나 피부·모발의 건강을 유지 또는 증진하기 위하여 인체에 바르고 문지르는 등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사용되는 물품으로서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한 것.” 한 문장이지만 세 항목으로 나뉘면 분명해집니다.

세 항목 중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작용이 경미한 것”입니다. 화장품은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는 있지만 병을 고칠 수는 없습니다. 이 한 줄이 “치료”, “치유”, “개선”(기능성 제외) 같은 말을 화장품에 쓸 수 없게 만드는 근거입니다.
화장품이 아닌 것들
정의를 뒤집어 보면 화장품이 아닌 것도 보입니다. 먹는 콜라겐은 “바르는 것”이 아니므로 화장품이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입니다. 보톡스 주사는 의약품입니다. 비누는 인체 세정용 화장품이지만, 세탁 비누는 인체에 바르는 것이 아니므로 화장품이 아닙니다. 같은 공장에서 만들 수 있는 제품이라도 법적 분류가 다르면 허가, 표시, 검사 기준이 모두 달라집니다.
2. 화장품·의약외품·의약품의 구분
작용의 강도가 기준이다
몸에 바르는 제품은 법적으로 세 단계로 나뉩니다. 기준은 몸에 미치는 작용의 강도입니다. 작용이 강할수록 허가가 까다롭고, 할 수 있는 말이 많아집니다.

여기서 기억할 것은 같은 모양의 제품이라도 성분과 목적에 따라 구분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튜브에 든 크림이 보습용이면 화장품, 피부염을 치료하는 스테로이드가 들어 있으면 의약품입니다.
경계에 서 있는 제품들
실무에서 헷갈리는 것은 경계에 있는 제품들입니다. 아래 표는 자주 질문받는 제품의 분류입니다.

염모제와 데오드란트처럼 의약외품에서 화장품으로 넘어온 품목이 있습니다. 법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속 바뀝니다. 그래서 경계에 있는 제품을 만들 때는 반드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신 고시를 확인해야 합니다.
3. 기능성화장품
“경미한 작용” 안에서 효능을 말할 수 있는 예외
화장품은 원래 효능을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일부 효능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리 검토하고 인정해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것이 기능성화장품입니다. 화장품법은 기능성화장품의 범위를 정해 두었고, 그 범위 안에서만 “미백에 도움”, “주름 개선에 도움” 같은 말을 쓸 수 있습니다.

이 밖에 피부 갈라짐 개선, 튜어진 피부 기능 강화, 아토피성 피부 보습 등이 있습니다. 전체 목록은 화장품법 시행규칙에 있고,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무에서는 최신 조문을 확인합니다.
심사와 보고: 두 가지 길
기능성화장품을 판매하려면 제품을 내기 전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심사를 받거나 보고를 해야 합니다. 두 길의 차이는 어떤 원료를 얼만큼 썼는가에 있습니다.

고시 원료란 식약처가 “이 원료를 이만큼 넣으면 이 효능이 있다”고 미리 인정한 원료입니다. 미백의 나이아신아마이드 2~5%, 주름 개선의 아데노신 0.04%가 대표적입니다. 이 원료를 고시 함량대로 쓰면 보고만으로 끝나고, 다른 원료를 쓰거나 함량을 바꾸면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실무에서 중요한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심사나 보고는 처방 전체에 대해 이루어집니다. 기능성 원료가 아닌 다른 원료를 바꿔도 다시 보고하거나 심사를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연구소에서 기능성 제품의 처방 변경을 싫어하는 이유입니다.
4. 천연·유기농화장품, 맞춤형화장품
천연·유기농: 말하려면 기준을 맞춰야 한다
“천연”이나 “유기농”은 아무나 쓸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기준을 맞춰야 제품에 표시할 수 있습니다.

천연 함량은 원료의 출처와 가공 방법에 따라 계산 방식이 정해져 있고, 허용되는 합성 원료와 제조 공정도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고객사가 “천연 화장품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면, 물과 천연 원료만으로는 유화가 어렵고 방부도 어렵기 때문에 처방 설계부터 달라집니다. 95%라는 숫자가 어떻게 계산되는지는 연구소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해외 인증(COSMOS, ECOCERT 등)은 한국 기준과 다릅니다. 해외 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한국에서 자동으로 천연화장품 표시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맞춤형화장품: 매장에서 섞는 화장품
맞춤형화장품은 판매장에서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내용물을 섞거나 나눠 파는 화장품입니다. 2020년부터 제도가 시행되었습니다.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 혼합: 공장에서 만든 내용물에 다른 내용물이나 원료를 더해 섞는 것
- 소분: 공장에서 만든 내용물을 작은 용기에 나누어 담는 것
맞춤형화장품을 파는 매장에는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가 있어야 합니다. 다만 최근 맞춤형화장품제조관리사가 없어도 가능하도록 조정이 되고 있습니다.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만 내용물을 섞거나 나눌 수 있습니다. 공장 입장에서는 맞춤형화장품에 공급하는 내용물을 “반제품”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만들어 납품하게 됩니다. 30장의 자격증 부분에서 다시 다룹니다.
5. 화장품 관련 영업의 종류
만드는 사람과 책임지는 사람이 다르다
화장품법은 화장품에 관련된 영업을 세 가지로 나눕니다. 이 구분을 알아야 우리 공장과 고객사가 각각 무엇을 책임지는지 보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책임판매업자가 제품의 최종 책임자라는 점입니다. 표시·광고가 잘못되면, 부작용이 생기면, 회수를 해야 하면 그 책임은 브랜드사(책임판매업자)에게 있습니다. 제조업자인 우리 공장은 제대로 만들고 기록할 책임을 집니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경계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고객사가 잘못된 표시를 요구하면 우리가 그것을 인쇄해 붙이게 됩니다. 법적 책임은 고객사에게 있어도, 문제가 생기면 고객사는 우리에게 “왜 말리지 않았느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제조사 영업 담당자도 표시·광고 규정을 알아야 합니다.
책임판매관리자
책임판매업을 등록하려면 책임판매관리자를 두어야 합니다. 이 사람은 품질관리 기준서와 책임판매 후 안전관리 기준서를 관리하고, 제조업자에게서 받은 제품의 품질 기록을 확인합니다. 자격 요건은 의사, 약사, 화학·생물 등 관련 학과 졸업자, 그리고 일정 경력자 등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 공장 품질팀이 고객사에 시험성적서를 보내면 그것을 받아 확인하는 사람이 바로 고객사의 책임판매관리자입니다.
6. 표시·광고 규제와 실증
쓸 수 없는 말들
화장품은 “작용이 경미한 것”이므로, 그 범위를 넘는 표현은 표시나 광고에 쓸 수 없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장품 표시·광고 실증 에 관한 규정과 가이드라인으로 금지 표현을 정해 두었습니다. 자주 부딪히는 것을 유형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드름 치료”는 첫 번째 유형에 해당합니다. 같은 성분으로 만든 제품이라도 “여드름성 피부 완화에 도움”은 기능성 인정을 받으면 가능하고, “여드름 치료”는 어떤 경우에도 불가능합니다. 단어 하나가 법 위반과 합법을 가릅니다.
쓸 수 있지만 증명해야 하는 말들: 실증
금지 표현이 아니라도 사실을 주장하는 표현은 근거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것을 표시·광고 실증이라고 합니다. 식약처가 요구하면 실증 자료를 15일 안에 제출해야 하고, 못 하면 그 표현을 쓸 수 없습니다.

고객사가 “보습 48시간 지속”이라고 표기하려면 그 시험 결과가 있어야 합니다. 시험은 보통 외부 시험기관에 의뢰하고, 제품에 따라 수백만 원의 비용과 몇 주의 시간이 듭니다. 영업 담당자가 일정과 견적을 잡을 때 이 부분을 빼먹으면 나중에 문제가 됩니다.
쓸 수 있는 말로 바꾸기
금지 표현을 요구받으면 “안 됩니다”로 끝내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영업 담당자의 일입니다.

이 표의 왼쪽과 오른쪽의 차이는 작지만, 법적으로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영업 담당자가 고객사의 신뢰를 얻습니다.
OJT 현장노트
선크림 처방을 바꿨더니 심사를 다시 받아야 했다
연구소 신입 연구원이 기존 선크림의 사용감을 개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그대로 두고 보습제 하나를 바꾸고 점증제 함량을 조금 줄였습니다. 사용감은 훨씬 좋아졌고 고객사도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출시 직전 인허가 담당자가 말했습니다. “이거 기능성 심사 다시 받아야 해요.”
자외선 차단 기능성은 차단제만이 아니라 처방 전체에 대해 심사를 받습니다. 다른 원료가 바뀌면 차단제의 피부 분산 상태가 달라져 SPF 값이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SPF 시험을 다시 하고 변경 심사를 받았습니다. 출시는 석 달 늦어졌습니다. 그 뒤로 이 연구소에서는 기능성 제품 처방을 건드리기 전에 인허가 담당자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규칙이 되었습니다.
“저희가 책임질 테니 그냥 넣어 주세요”
영업 담당자가 고객사로부터 금지 표현이 들어간 단상자 디자인을 받았습니다. 문제를 지적하자 고객사는 “책임판매업자는 우리니까 우리가 책임지겠다”고 했습니다. 법적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공장은 이 단상자를 인쇄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표현을 바꾼 시안을 두 가지 만들어 보냈고, 고객사는 그중 하나를 골랐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문제가 생기면 회수 비용과 재생산 부담이 결국 공장으로 돌아온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고객사가 제품 하나 때문에 행정처분을 받으면 다음 제품 주문도 없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고객사를 지키는 것이 공장을 지키는 일입니다.
선배의 한마디
“표현 하나 고치는 데 단상자 재인쇄비 몇십만 원 들어. 그런데 그대로 내보냈다가 회수하면 수천만 원 들고 고객도 잃어. 법은 외울 필요 없어. ‘이 말이 약이 하는 말인가’ 한 번만 생각하면 돼.”
핵심정리
- 화장품은 몸 밖에 바르는 것으로,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한 것입니다. “치료”는 화장품의 영역이 아닙니다.
- 화장품, 의약외품, 의약품은 작용의 강도로 나뉩니다. 염모제처럼 경계가 이동한 품목도 있으므로 최신 고시를 확인합니다.
- 기능성화장품은 식약처가 인정한 범위 안에서만 효능을 말할 수 있고, 고시 원료를 쓰면 보고, 아니면 심사를 받습니다. 심사는 처방 전체에 대해 이루어집니다.
- 책임판매업자(브랜드사)가 제품의 최종 책임자이고, 제조업자(공장)는 제대로 만들고 기록할 책임을 집니다.
- 표시·광고에서 “치료”, “재생”, “최고” 같은 말은 쓸 수 없고, 사실 주장은 실증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확인문제
1. 화장품법상 화장품 정의의 세 항목(목적, 방법, 한계) 중 “치료”라는 표현을 쓸 수 없게 만드는 항목은?
① 목적 ② 방법 ③ 한계 ④ 해당 없음
2. 다음 중 화장품이 아닌 것은?
① 염모제 ② 데오드란트 ③ 손소독제 ④ 탈모 완화 샴푸
3. 기능성화장품을 “보고”만으로 출시할 수 있는 조건은?
① 책임판매업 등록 ② 고시 원료를 고시 함량과 제형으로 사용 ③ 인체 적용 시험 완료 ④ 천연 함량 95% 이상
4.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회수와 부작용 보고의 법적 책임을 지는 영업자는?
① 화장품제조업자 ② 화장품책임판매업자 ③ 맞춤형화장품판매업자 ④ 원료 공급업자
5. (서술) 고객사가 크림 단상자에 “여드름 치료”를 넣어 달라고 할 때, 안 되는 이유와 대안 표현을 조건과 함께 설명하시오.
6. (서술) 기능성화장품의 처방을 바꿀 때 인허가 담당자와 먼저 상의해야 하는 이유를 쓰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