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목표
- 피부의 세 층과 각 층의 기능을 설명할 수 있다.
- 피부 타입과 피부 고민을 화장품의 기능과 연결할 수 있다.
- 화장품이 피부의 어디까지 작용하는지 말할 수 있다.
- 모발과 손발톱의 구조를 알고 제품 설계와 연결할 수 있다.
“보습 크림인데 왜 세라마이드를 넣어요?”
연구소에 배치된 신입 연구원이 처방서를 보다 물었습니다. “보습 크림이면 물을 잡아 주는 글리세린만 많이 넣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세라마이드는 왜 들어가요?” 선배는 화이트보드에 벽돌담을 그렸습니다. “피부 가장 바깥이 이렇게 생겼어. 벽돌이 각질세포고, 시멘트가 세라마이드야. 시멘트가 부스러지면 물을 아무리 부어도 새어 나가. 글리세린은 물을 넣는 거고, 세라마이드는 물이 새지 않게 막는 거야.”
화장품은 피부에 바르는 것이므로, 피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면 원료를 왜 고르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장에서는 피부와 모발의 구조를 화장품과 연결해서 살펴봅니다. 의학 지식이 아니라 “이 원료가 피부 어디에 왜 필요한가”를 알기 위한 정도만 다룹니다.
1. 피부의 구조와 기능
세 층으로 된 몸의 외벽
피부는 몸에서 가장 큰 기관입니다. 성인 기준 넓이가 약 1.6~1.8㎡, 무게는 체중의 약 15%입니다. 밖에서 안으로 표피, 진피, 피하지방의 세 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표피: 화장품이 일하는 곳
표피는 다시 네 층으로 나뉩니다. 가장 아래 기저층에서 새 세포가 만들어져 위로 올라가면서 납작해지고 단단해져, 가장 위 각질층에서 죽은 세포가 되어 떨어집니다. 이 과정이 약 28일 걸리며, 이것을 피부 턴오버(turnover)라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 이 주기가 길어져 각질이 두꺼지고 피부가 칙칙해 보입니다. 각질 제거 제품은 이 주기를 돕는 제품입니다.

기저층에는 멜라닌세포가 있습니다. 자외선을 받으면 이 세포가 검은 색소 멜라닌을 만들어 위쪽 세포에 나눠 줍니다. 피부를 자외선에서 보호하는 정상 반응이지만, 고르지 않게 남으면 기미와 잡티가 됩니다. 미백 기능성 원료는 바로 이 멜라닌 생성을 줄이거나, 만들어진 멜라닌이 위로 올라가는 것을 막는 원리로 작용합니다.

피부가 하는 일
피부는 단순한 덮개가 아닙니다. 보호, 체온 조절, 감각, 분비, 흡수, 비타민 D 합성 등 여러 일을 합니다. 화장품과 관련이 깊은 것은 보호와 분비입니다.
보호 기능은 각질층이 담당합니다. 세균, 화학물질, 자외선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몸 안의 물이 나가는 것을 막습니다. 분비 기능은 피지선과 함선이 담당합니다. 피지선에서 나온 피지와 함선에서 나온 땀이 섞여 피부 표면에 양은 막을 만드는데, 이것을 피지막이라고 합니다. 피지막은 약산성(pH 4.5~6.5)이고, 이 산성이 세균 번식을 억제합니다. 기초 화장품 대부분의 pH를 약산성으로 맞추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품질관리실에서 모든 벌크의 pH를 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2. 피부 타입과 피부 고민
피지와 수분의 균형으로 나뉘는 타입
피부 타입은 피지 분비량과 각질층 수분량의 균형으로 나눕니다. 의학적 분류라기보다 화장품 업계가 제품을 설계하고 판매할 때 쓰는 분류입니다.

민감성은 피지·수분 기준이 아니라 반응성 기준입니다. 그래서 건성이면서 민감성, 지성이면서 민감성일 수 있습니다. 민감성 피부용 제품을 만들 때 공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원료 선택뿐만이 아닙니다. 방부 시스템을 자극이 적은 쪽으로 바꿔야 하고, 그러면 방부력 시험을 더 꾼꼼히 해야 하고, 제조 설비의 세척 기준도 더 엄격해집니다.
피부 고민과 화장품의 역할
고객사는 피부 타입보다 피부 고민으로 제품을 기획합니다. “주름 크림”, “미백 에센스” 같은 식입니다. 각 고민이 피부의 어느 층에서 생기는지 알면, 화장품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보입니다.

이 표에서 주목할 점은 주름과 탄력이 진피에서 생긴다는 것입니다. 화장품은 주로 표피에 작용하므로 진피의 문제를 직접 고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법은 “주름 제거”가 아니라 “주름 개선에 도움”까지만 허용합니다. 2장에서 본 표시·광고 규제의 생리학적 근거가 여기에 있습니다.
3. 피부 흡수와 장벽
벽돌과 모르타르
각질층의 구조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비유가 벽돌담입니다. 각질세포가 벽돌이고, 세포 사이를 채우는 지질이 모르타르(시멘트)입니다. 이 지질을 세포간지질이라고 하며, 세라마이드가 약 절반, 콜레스테롤과 지방산이 나머지를 차지합니다.
벽돌담이 튼튼하면 물이 새지 않고 세균도 들어오지 못합니다. 시멘트가 부스러지면 물이 새고, 자극 물질이 들어와 피부가 따갑고 당깁니다. 이것이 피부 장벽 손상입니다. 보습 크림에 세라마이드를 넣는 이유는 부서진 시멘트를 보충해 주기 위해서입니다.
각질세포 안에는 천연보습인자(NMF)라는 물질이 있습니다. 아미노산, 요소, 젖산 등이 섞인 것으로 물을 붙잡아 둡니다. 각질층 수분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피부가 건조하다고 느낍니다. 보습 제품은 세 가지 방법을 조합합니다.

화장품은 어디까지 들어가나
각질층은 밖에서 들어오는 것을 막는 벽이므로 화장품도 쉽게 통과하지 못합니다. 이것은 단점이 아니라 안전장치입니다. 화장품 원료가 몸속으로 마구 들어간다면 화장품은 약처럼 엄격한 규제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화장품 성분이 피부로 들어가는 길은 세 가지입니다. 각질세포 사이 지질을 통과하는 길, 각질세포를 직접 통과하는 길, 모낙이나 함선 구멍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대부분의 성분은 지질 사이로 들어가며, 그래서 기름에 잘 녹는 작은 분자가 잘 흡수됩니다. 분자가 크거나 물에만 녹는 성분은 각질층 표면에 머물러 작용합니다.
히알루론산이 대표적입니다. 분자가 매우 커서 피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표면에서 물을 붙잡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도 보습 효과는 확실합니다. “피부 깊숙이 흡수”라는 표현이 표시·광고에서 문제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표시 가능한 범위는 “각질층까지”입니다.

4. 모발과 손발톱의 구조
모발: 세 격의 사진
머리카락 한 올을 가로로 자르면 세 격으로 나뉩니다. 바깥의 모표피(큐티클), 중간의 모피질(코르텍스), 가운데의 모수질(메듀라)입니다. 연필에 비유하면 큐티클은 페인트칠한 겉면, 코르텍스는 나무, 메듀라는 심입니다.

큐티클이 건강하면 비늘이 가지런히 누워 빛을 반사하고 매끄럽습니다. 염색, 펌, 열 기구, 자외선에 노출되면 비늘이 들뚰 일어나 거칠고 어두워집니다. 린스와 트리트먼트는 양이온 계면활성제와 유분으로 들뚰 큐티클을 눌러 주는 제품입니다. 모발은 음전하를 띠므로 양전하인 양이온 계면활성제가 잘 달라붙습니다. 6장에서 다시 다룹니다.
염모제는 큐티클을 열고 코르텍스 안에서 색을 만드는 제품입니다. 큐티클을 열기 위해 알칼리 성분을 쓰고, 이 과정에서 모발이 손상됩니다. 염모 후 트리트먼트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모발 주기와 탈모
모발은 자라고, 멈추고, 빠지고, 다시 나는 주기를 반복합니다. 성장기 3~6년, 퇴행기 2~3주, 휴지기 3~4개월입니다. 전체 모발의 85~90%가 성장기에 있고, 하루에 50~100개 정도 빠지는 것은 정상입니다. 이보다 많이 빠지거나 성장기가 짧아지면 탈모가 진행됩니다. 탈모 완화 기능성 샴푸는 두피 환경을 개선해 이 주기를 돕는 제품이고, 그래서 “발모”가 아닌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까지만 표방할 수 있습니다.
손발톱: 단단한 케라틴 판
손톱은 모발과 같은 케라틴으로 되어 있지만 훨씬 단단하게 묶여 있습니다. 손톱판(네일 플레이트)이 우리가 보는 부분이고, 그 뿌리인 손톱 모체(네일 매트릭스)에서 새 세포가 만들어져 앞으로 밀려 나옵니다. 손톱은 한 달에 약 3mm, 발톱은 그 절반 속도로 자랍니다.
손톱판은 수분 함량이 약 10~15%이고, 이것이 낮아지면 갈라지고 부러집니다. 네일 에나멜의 용제와 리무버의 아세톤이 손톱의 수분과 유분을 빼앗으므로, 큐티클 오일과 네일 강화제가 함께 팔립니다. 손발톱용 제품은 용제를 많이 쓰므로 공장에서 화기 관리와 환기가 특히 중요합니다. 23장 공장 안전에서 다룹니다.
OJT 현장노트
민감성 피부용 크림 하나가 공장에서 바꾼 것들
한 고객사가 “민감성 피부도 쓸 수 있는 보습 크림”을 주문했습니다. 연구소는 향료와 색소를 빼고 원료 수를 줄였습니다. 여기까지는 예상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생산 단계에서 두 가지가 더 바뀜었습니다.
첫째, 방부제를 일반 크림보다 자극이 적은 종류로 바꿨는데, 그 방부제는 효력이 약해서 방부력 시험을 표준보다 더 꾼꼼히 해야 했습니다. 시험 기간이 늘어 출시가 한 달 늦어졌습니다. 둘째, 제조 설비 세척 기준이 올라갔습니다. 앞서 생산한 제품의 향료가 설비에 미량 남아 있으면 무향 제품에 섮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척 후 헹구 검사를 추가하고, 이 제품을 그날 첫 번째로 생산하도록 일정을 조정했습니다.
“민감성”이라는 단어 하나가 처방, 시험, 설비 관리, 생산 일정을 모두 바꿨습니다. 피부를 이해하는 것은 연구소만의 일이 아닙니다.
pH 5.5가 나온 이유
품질관리실 신입사원이 벌크 pH 검사 기준이 제품마다 다른 것을 보고 물었습니다. 크림은 5.5~6.5, 폼 클렌저는 6~7, 염모제는 9 이상. 선배는 피지막 이야기를 했습니다. “피부가 약산성이니까 바르고 두는 제품은 피부에 맞추는 거야. 폼 클렌저는 때를 벗겨야 하니까 조금 높고, 염모제는 큐티클을 열어야 하니까 알칼리야. 기준이 다른 게 아니라 피부가 다른 걸 요구하는 거지.”
검사 기준은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입니다. 피부를 알면 숫자가 왜 그렇게 정해졌는지 보입니다.
선배의 한마디
“화장품은 각질층까지만. 그게 화장품의 한계가 아니라 화장품이 안전한 이유야. 그 0.02mm 안에서 할 수 있는 걸 제대로 하는 게 우리 일이고.”
핵심정리
- 피부는 표피, 진피, 피하지방의 세 층이고, 화장품은 주로 표피, 그중에서도 각질층에 작용합니다.
- 표피는 약 28일 주기로 새 세포가 올라와 각질로 떨어지며, 기저층의 멜라닌세포가 피부색과 기미를 결정합니다.
- 각질층은 벽돌(각질세포)과 모르타르(세포간지질, 주성분 세라마이드) 구조이며, 이 구조가 피부 장벽입니다. 보습은 수분 공급, 증발 방지, 장벽 보강의 세 가지 방법을 조합합니다.
- 피부 타입은 피지와 수분의 균형으로, 피부 고민은 생기는 층으로 이해합니다. 주름과 탄력은 진피의 문제여서 화장품은 “개선에 도움”까지만 말할 수 있습니다.
- 모발은 큐티클, 코르텍스, 메듀라의 세 층이고 음전하를 띄므로 양이온 계면활성제가 잘 붙습니다. 손톱은 단단한 케라틴 판으로 수분과 유분 관리가 핵심입니다.
확인문제
1. 화장품이 주로 작용하는 피부의 층은?
① 각질층 ② 진피 ③ 피하지방 ④ 모낙
2. 벽돌과 모르타르 모델에서 모르타르에 해당하는 것과 그 주성분은?
① 각질세포, 케라틴 ② 세포간지질, 세라마이드 ③ 피지막, 지방산 ④ 콜라곐, 엘라스틴
3. 기미·잡티의 원인인 멜라닌을 만드는 세포가 있는 곳은?
① 각질층 ② 유극층 ③ 기저층 ④ 진피
4. 린스에 양이온 계면활성제를 쓰는 이유는?
① 거품이 잘 나서 ② 모발이 음전하를 띠기 때문에 ③ 가격이 싸서 ④ 염색이 잘되어서
5. (서술) 보습 크림에 글리세린과 세라마이드를 함께 넣는 이유를 각질층 구조와 연결해 설명하시오.
6. (서술) 민감성 피부용 제품을 만들 때 연구소 밖의 부서(품질, 생산)에서 달라지는 일을 하나씩 쓰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