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생산자가 알아야 할 원료 지식

2-1. 색소 · 체질안료 · 유성원료 · 수성원료 · 방부·첨가제

신입 시절, 처음 원료 창고에 들어섰을 때의 냄새를 나는 아직 기억한다. 기름 냄새, 왁스 냄새, 그리고 이름 모를 가루들이 뒤섞인 그 독특한 공기. 수백 종의 원료가 저마다 다른 통과 자루에 담겨 선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때 한 선배가 내게 말했다. “처방은 연구소가 짜지만, 그 처방을 진짜 제품으로 만드는 건 원료의 성질을 아는 경험이다.” 이 말의 뜻을 이해하는 데 여러 해가 걸렸다.

원료의 보관조건(고온,저온,상온), 원료의 유효기간 뿐만 아니라 원료를 배치하는 방법까지 현장에서도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생산자는 처방을 직접 개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원료를 모르고서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없다. 왜 이 원료를 먼저 넣는지, 왜 이 온도에서 녹이는지, 왜 어떤 가루는 자꾸 뭉치고 어떤 오일은 굳는지 — 그 이유가 모두 원료의 성질에 있기 때문이다. 원료를 알면 공정이 보이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를 봐야 하는지가 보인다. 그래서 이 장에서는 메이크업을 이루는 원료를 생산자의 눈으로 다시 정리해 본다. 화학식을 외우자는 것이 아니라, ‘이 원료가 현장에서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몸으로 익히자는 것이다.

메이크업 원료는 크게 다섯 갈래로 나눌 수 있다. 색을 내는 색소, 제품의 몸통을 이루는 체질안료, 기름지고 단단하게 만드는 유성원료·왁스, 물과 촉촉함을 담당하는 수성원료, 그리고 제품을 지키고 마무리하는 방부·첨가제다.

원료 — 생산자가 알아야 할 원료 지식

색소 — 색을 내는 원료

색조화장품을 색조답게 만드는 주인공이 바로 색소다. 크게 안료, 레이크, 펄로 나뉜다.

안료(顔料)는 물에도 기름에도 녹지 않고 잘게 흩어져(분산되어) 색을 내는 색소다. 붉은색·노란색·검은색을 내는 산화철, 하얗게 덮어주는 이산화티탄(티타늄디옥사이드), 그리고 선명한 색을 내는 유기안료가 여기에 속한다. 특히 이산화티탄은 커버력의 핵심이라 파운데이션과 팩트에 빠지지 않는다. 레이크(lake)는 물에 녹는 염료를 금속과 결합시켜 녹지 않게 만든 색소로, 립스틱처럼 또렷하고 선명한 발색이 필요한 곳에 쓰인다. 펄(pearl, 진주광택안료)은 얇은 마이카 조각에 이산화티탄이나 산화철을 입혀 빛을 반사시키는 원료로, 아이섀도와 하이라이터의 반짝임이 모두 여기서 나온다.

생산자가 색소를 다룰 때 가장 신경 쓸 것은 분산이다. 색소가 고르게 퍼지지 않고 뭉치면 얼룩이 지고 색이 얼룩덜룩해진다. 또 하나는 색차 관리다. 같은 산화철이라도 들여오는 로트(lot)마다 색이 미세하게 다를 수 있어, 배치마다 색을 맞추는 일이 색조 생산의 영원한 숙제다. 그래서 전문 조색사가 현장에 필요한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색소는 안전 규제가 까다롭다. 화장품에 쓸 수 있는 색소가 법으로 정해져 있고, 눈 주위나 입술처럼 예민한 부위에 쓸 수 있는지도 색소마다 다르다. 현장에서 색소를 다룰 때는 늘 ‘이 색소를 이 제품에 써도 되는가’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체질안료 — 제품의 ‘살’을 만드는 가루

체질안료는 그 자체로는 색이 거의 없지만, 제품의 몸통과 사용감을 만드는 바탕 원료다. ‘살을 붙인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매끄럽게 발리게 하는 탈크, 피부에 밀착되고 펄의 바탕이 되는 마이카, 부드러운 감촉을 주는 세리사이트, 피지를 흡수해 뽀송함을 유지하는 카올린, 매트한 느낌과 굴러가는 촉감(롤링)을 주는 실리카, 그리고 부드러운 터치를 더하는 나일론파우더까지 — 팩트의 발림성도, 아이섀도의 밀착력도 모두 이 체질안료의 조합에서 나온다.

생산자에게 체질안료의 핵심은 입도(입자 크기)와 성형성이다. 같은 이름의 원료라도 입자가 굵으냐 고우냐에 따라 사용감과 성형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또 이들은 대부분 아주 가벼운 가루라 작업 중에 날리기 쉽다(비산). 분진은 색을 얼룩지게 하고 작업 환경도 해치므로, 칭량과 투입 과정에서 날림을 어떻게 잡느냐가 현장의 중요한 관리 포인트다.

유성원료와 왁스 — 기름과 굳힘

유성원료는 기름진 원료를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크게 흐르는 오일과 굳히는 왁스로 나뉜다.

오일은 제품에 유연함과 발림성을 준다. 가볍게 발리는 에스터오일, 매끄럽고 발수성이 좋은 실리콘오일, 그리고 식물성·광물성 오일이 대표적이다. 왁스는 반대로 제품을 단단하게 굳히고 형태를 잡아준다. 광택과 높은 경도를 주는 카나우바왁스, 구조를 잡아주는 칸데릴라왁스, 부드러운 비즈왁스 등이 립스틱의 뼈대가 된다. 립스틱이 손에서는 단단하다가 입술에 닿으면 부드럽게 발리는 그 절묘함이, 바로 오일과 왁스의 배합에서 나온다.

생산 현장에서 이 원료들의 열쇠는 온도다. 왁스마다 녹는점(융점)이 달라, 정확한 온도에서 녹이고 정확한 속도로 식혀야 한다. 특히 냉각 과정에서 왁스가 어떻게 결정을 이루느냐가 제품의 단단함과 표면 상태를 좌우한다. 잘못 다루면 표면에 기름이 배어 나오는 발한(sweating)이나 하얗게 뜨는 현상이 생긴다. 유성원료와 왁스는 ‘녹이고 굳히는 온도의 예술’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수성원료 — 물의 세계

수성원료는 물과, 물에 녹는 원료들이다. 주로 유화 제형(파운데이션, 쿠션)과 액상 제형에서 만난다. 바탕이 되는 정제수, 촉촉함을 주는 글리세린·부틸렌글라이콜 같은 보습제, 그리고 제품에 점도를 주고 안정시키는 점증제(잔탄검, 카보머 등)가 여기에 속한다.

수성원료를 다룰 때 생산자가 늘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물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미생물이 따라온다는 사실이다. 물은 촉촉하고 산뜻한 사용감을 주지만, 동시에 미생물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기도 하다. 그래서 물이 든 제형에는 방부가 필수이고, 위생 관리가 무수 제형보다 훨씬 엄격해진다. 또한 점증제는 물에 풀리는 방식이 까다로워, 잘못 넣으면 덩어리(뭉침)가 지므로 용해 순서와 방법에 요령이 필요하다.

방부제와 첨가제 — 작지만 결정적인

마지막은 양은 적지만 제품의 운명을 좌우하는 원료들이다. 방부제는 미생물의 번식을 막아 제품을 안전하게 지킨다. 앞서 말했듯 물이 든 제형에는 없어서는 안 될 원료다. 산화방지제(토코페롤 등)는 유성원료가 산패해 냄새나 변색이 생기는 것을 막는다. 그 밖에 향을 입히는 향료, 제품의 산도를 맞추는 pH 조절제, 그리고 자외선 차단이나 미백 같은 기능을 더하는 기능성 원료가 여기에 든다.

이 원료들의 특징은 대부분 아주 적은 양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소량을 정확히 다는 정밀 칭량이 생명이다. 몇 그램의 오차가 방부력을 무너뜨리거나 규제 함량을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부제와 기능성 원료는 법으로 사용 한도가 정해진 경우가 많아, 처방이 정한 함량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지키는 것이 현장의 철칙이다.


이렇게 다섯 갈래의 원료를 살펴보면, 앞 장에서 이야기한 제형들이 왜 그렇게 만들어지는지가 비로소 이어진다. 색소와 체질안료라는 ‘가루’를 다루는 기술이 파우더 공정으로, 유성원료와 왁스를 ‘녹이고 굳히는’ 기술이 무수·유성 공정으로, 물과 기름을 함께 다루는 기술이 유화 공정으로 이어진다. 원료를 아는 것은 곧 공정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이제 이 원료들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손질되고 조립되는지, 2부의 생산 공정에서 직접 확인해 보자.

2-2. 원료가 공정과 품질에 미치는 영향

현장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순간을 만난다. 어제와 똑같은 처방, 똑같은 함량으로 제조했는데 이번 배치만 이상하다. 색이 미묘하게 틀어졌거나, 팩트가 자꾸 깨지거나, 크림이 갈라진다. 처방표를 몇 번을 다시 봐도 숫자는 그대로다. 이럴 때 초보는 처방을 의심하지만, 경험 많은 생산자는 가장 먼저 원료를 의심한다. 열에 아홉은, 원료 로트가 바뀌면서 그 성질이 조금 달라진 것이 원인이다.

여기에 이 절의 핵심이 있다. 처방표에는 원료의 이름과 함량(%)만 적혀 있다. 하지만 같은 원료명, 같은 함량이라도 그 원료의 물리적 성질이 다르면 공정도, 품질도 달라진다. 생산자는 처방표의 숫자 뒤에 숨은 원료의 성질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초보와 숙련자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다.

입도 — 곱게 갈수록 좋은가

가루 원료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성질이 입도, 즉 입자의 크기다. 입자가 고울수록 색은 선명하게 발색되고 피부에 매끄럽게 밀착된다. 하지만 무작정 곱기만 한 것이 능사는 아니다. 너무 고운 가루는 서로 뭉치려는 성질이 강해 분산이 어렵고, 작업 중에 심하게 날린다(비산). 반대로 입자가 굵으면 사용감이 거칠고 발색이 약해진다. 그래서 파우더 공정에서 분쇄(粉碎)의 진짜 목적은 ‘무조건 곱게 가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입도로 고르게 맞추는 것’이다. 같은 색소라도 로트가 바뀌며 입도가 굵어지면, 아무리 잘 갈아도 예전 같은 발색이 나오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중과 부피 — 가벼운 가루의 함정

두 번째는 비중, 특히 부피밀도다. 같은 무게라도 어떤 가루는 한 줌이고 어떤 가루는 한 봉지다. 부피가 큰(가벼운) 원료는 다루기가 까다롭다. 칭량할 때 조금만 움직여도 날려서 정확히 달기 어렵고, 혼합기에 넣었을 때 골고루 섞이지 않고 위로 뜨거나 뭉치기 쉽다. 무게로는 정확히 달았는데도 혼합 균일성이 떨어지는 일이 바로 이 부피 차이 때문에 생긴다. 가벼운 체질안료가 많이 들어가는 파우더 제형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할 대목이다.

흡유량 — 가루가 기름을 먹는다

세 번째는 흡유량, 곧 가루가 기름을 얼마나 빨아들이는가다. 실리카처럼 흡유량이 높은 원료는 오일을 많이 머금는다. 이 성질은 성형과 직결된다. 팩트를 성형하려면 가루를 뭉쳐줄 결합제(오일)가 필요한데, 흡유량 높은 원료가 많으면 그만큼 결합제를 더 넣어야 뭉쳐진다. 반대로 흡유량을 고려하지 않고 결합제 양을 그대로 두면, 가루가 제대로 뭉치지 않아 성형이 안 되거나 눌러도 자꾸 깨지는 크랙이 생긴다. 발림성 역시 이 흡유 균형에서 갈린다.

융점과 결정성 — 왁스의 성격

무수·유성 제형으로 가면 왁스의 융점(녹는점)과 결정성이 핵심이 된다. 왁스마다 녹는 온도가 다르므로, 가열 온도를 원료에 맞춰 정확히 잡아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식힐 때다. 냉각 속도에 따라 왁스가 이루는 결정 구조가 달라지고, 이것이 립스틱의 경도와 표면 광택, 그리고 발한(sweating) 여부를 좌우한다. 같은 왁스라도 로트가 바뀌며 융점이 조금 달라지면, 늘 하던 온도 조건에서 갑자기 발한이 생기거나 표면이 거칠어질 수 있다. 왁스를 다루는 사람이 온도계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다.

극성 — 물과 기름의 궁합

극성은 원료가 물과 친한지(친수), 기름과 친한지(친유)를 말한다.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분산과 유화의 성패를 가르는 성질이다. 색소 표면의 극성과 그것을 적셔주는 오일의 극성이 맞아야 색소가 잘 젖고(습윤) 고르게 퍼진다. 궁합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오래 저어도 색소가 뭉쳐 얼룩이 남는다. 유화 제형에서도 마찬가지다. 수상과 유상, 유화제의 성질이 조화를 이뤄야 안정된 크림이 되고, 그렇지 못하면 시간이 지나 분리된다. 원료를 넣는 순서와 방법이 처방에 정해져 있는 것도, 바로 이 극성의 궁합을 맞추기 위해서다.

로트 편차 — 천연·광물 원료의 숙명

마지막은 원료 그 자체의 편차다. 산화철이나 마이카처럼 천연·광물에서 나온 원료는, 채굴 시기와 산지에 따라 로트마다 색과 물성이 미세하게 다르다. 이것은 원료의 잘못이 아니라 자연에서 온 원료의 숙명에 가깝다. 그래서 생산 현장에서는 원료가 들어올 때마다 입고검사로 성질을 확인하고, 배치를 만들 때마다 기준 색과 견주어 색을 다시 맞춘다. ‘어느 로트의 원료가 어느 배치에 들어갔는가’를 기록으로 남겨 추적하는 이력관리도 이 때문에 필요하다. 원료의 편차를 탓하기보다, 그 편차를 끌어안고 늘 같은 품질을 만들어내는 것 — 그것이 생산기술의 실력이다.

결국 원료를 ‘안다’는 것은, 처방표의 숫자 뒤에 숨은 성질을 읽고, 그 성질이 공정과 품질을 어디서 어떻게 흔들지를 미리 내다보는 일이다. 그리고 그 성질을 현장에서 길들여 늘 같은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공정의 몫이다. 원료라는 재료를 손에 쥐었으니, 이제 2부에서는 이 원료들이 실제로 어떻게 갈리고, 눌리고, 녹고, 섞여 하나의 제품이 되는지 — 생산 공정의 현장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 보자.

2-3. 원료 취급·보관·칭량 시 주의점

지금도 잊히지 않는 사고가 하나 있다. 어느 바쁜 날, 한 작업자가 붉은 산화철을 펐던 주걱을 대충 털고는 그대로 흰 파우더 통에 담갔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묻은 붉은 기가, 순백이어야 할 파우더 배치 전체를 미세하게 물들였다. 수백 킬로그램이 한순간에 폐기되었다. 원료 하나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배치 전체의 운명을 가른다는 것을, 나는 그날 뼈아프게 배웠다.

원료 관리는 화려하지 않다.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그러나 나는 감히 말한다. 제품 품질의 8할은 원료가 칭량대에 오르기 전에 이미 결정된다. 아무리 좋은 처방과 설비가 있어도, 원료가 변질되었거나 잘못 칭량되면 좋은 제품은 나올 수 없다. 그래서 원료 관리를 취급·보관·칭량 세 국면으로 나누어, 현장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을 짚어 본다.

취급 — 원료를 만질 때

원료를 다룰 때 첫째로 조심할 것은 교차오염이다. 앞서 이야기한 사고처럼, 진한 색소(특히 적색·흑색 계열)는 아주 미량만 섞여도 다른 원료의 색을 망친다. 색소를 다룬 도구와 용기는 반드시 구분해서 쓰고, 깨끗이 관리해야 한다. 둘째는 분진(비산) 관리다. 가벼운 가루는 조금만 부주의해도 날려서 원료를 낭비시키고, 주변을 오염시키며, 작업자의 호흡기에도 해롭다. 집진 설비와 후드, 마스크가 필요한 이유다. 그 밖에 먼저 들어온 원료를 먼저 쓰는 선입선출(FIFO) 원칙을 지키고, 한번 개봉한 원료는 흡습과 산화를 막기 위해 즉시 밀폐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보관 — 원료를 재울 때

보관의 핵심은 원료가 창고에 있는 동안 ‘변하지 않게’ 지키는 것이다. 첫째는 온도와 습도다. 습기를 먹으면 가루는 뭉치고, 더위를 먹으면 왁스와 오일은 물러지거나 산패한다. 둘째는 빛이다. 직사광선은 색소를 변색시키고 향료·기능성 원료를 변질시키므로 차광 보관이 원칙이다. 셋째는 분리 보관이다. 특히 향료처럼 냄새가 강한 원료는 다른 원료에 냄새가 배어드는 이염(移染)을 일으키므로 따로 두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원료마다 사용기한을 관리하고, 통마다 원료명·로트번호·개봉일을 라벨로 명확히 표시해 두어야 한다. 라벨 없는 원료는 없는 원료나 마찬가지다.

칭량 — 원료를 달 때

칭량은 생산의 첫 단추이자, 되돌릴 수 없는 단추다. 첫째, 저울은 정기적으로 검교정해 늘 정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둘째, 방부제·향·색소처럼 아주 적게 들어가는 미량 원료는 반드시 정밀 저울로 달아야 한다. 앞 절에서 말했듯, 이들의 몇 그램 오차는 방부력을 무너뜨리거나 규제 함량을 넘길 만큼 치명적이다. 셋째, 사람은 실수하기 마련이므로 원료명과 수량을 이중으로 확인해 엉뚱한 원료를 넣는 오투입을 막는다. 넷째, 어떤 원료를 얼마나 달았는지, 어느 로트를 썼는지를 반드시 기록으로 남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이 기록이 원인을 되짚는 유일한 실마리가 된다. 원료 칭량에 있어 작업자의 도덕성도 중요하다. 칭량을 하면서 사람은 반드시 실수를 한다. 잘못 칭량된 원료를 숨기고 그대로 진행하였을 경우, 그 피해는 생각보다 큰 결과를 초래할수 있다. 

이 세 가지 — 취급, 보관, 칭량 — 는 특별한 기술이라기보다 ‘기본을 지키는 성실함’에 가깝다. 그러나 현장의 크고 작은 사고 대부분이 바로 이 기본이 무너진 자리에서 시작된다. 좋은 제품은 좋은 칭량에서 시작하고, 좋은 칭량은 잘 관리된 원료에서 시작한다. 이것이 2장 전체를 관통하는 한 문장이다.

자, 이제 원료라는 재료를 온전히 손에 쥐었다. 그 성질을 알고, 그것이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읽으며, 다루는 법까지 익혔다. 준비는 끝났다. 2부에서는 이 원료들이 실제로 어떻게 갈리고, 눌리고, 녹고, 섞여 하나의 제품이 되는지 — 생산 공정의 현장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 보자.

원료 관련 글 더 보기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현장에서 배우는 화장품 생산기술 메이크업편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