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장. 설비종합효율, 인시생산성과 절대생산성 — 생산성을 재는 세 개의 자

28장에서 우리는 생산성을 어떻게 올리는가를 다뤘습니다. 대기와 재작업을 줄이고, 라인을 고르게 흐르게 하고, 사람과 설비를 살리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개선에는 반드시 짝이 되는 물음이 하나 있습니다 — 지금 우리 공장의 생산성은 얼마인가? 재지 못하면 올릴 수도, 올랐는지 확인할 수도 없습니다. 이번 30장은 그래서 생산성을 어떻게 재는가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산성이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생산성”은 무엇을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자로 잽니다. 이 장에서는 현장에서 가장 널리 쓰는 세 개의 자를 다룹니다 — 총량으로 보는 절대생산성, 사람을 기준으로 보는 인시생산성, 설비를 기준으로 보는 설비종합효율(OEE)입니다. 절대생산성은 “얼마나 많이 만들었나”를, 인시생산성은 “한 사람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만들었나”를, 설비종합효율은 “설비가 제 능력을 얼마나 냈나”를 봅니다. 세 개는 서로 다른 각도에서 같은 공장을 비추므로, 하나만 보면 반드시 착시가 생기고 셋을 함께 봐야 현장이 입체로 보입니다. 이 장은 화장품 현장의 숫자로 각 지표를 계산해 보며, 이 세 자가 31장의 KPI 관리로 이어지는 바탕임을 확인하겠습니다.

30-1. 생산성을 왜, 어떻게 재는가 — 세 개의 자

생산성은 근본적으로 산출 ÷ 투입입니다(28장). 문제는 ‘투입’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자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투입을 아예 따지지 않고 산출의 총량만 보면 절대생산성, 투입을 ‘사람의 노동 시간’으로 보면 인시생산성, 투입을 ‘설비의 가동 시간’으로 보면 설비종합효율(OEE)이 됩니다. 세 지표는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이 다릅니다.

  • 절대생산성 — 얼마나 많이 만들었나(총량의 자). 납기·매출·케파 실적을 본다.
  • 인시생산성 — 한 사람이 1시간에 몇 개를 만들었나(사람 효율의 자). 노무 효율·원가를 본다.
  • 설비종합효율(OEE) — 설비가 이상적으로 돌 때 대비 실제 몇 %인가(설비 효율의 자). 설비 손실을 본다.

왜 굳이 여러 자로 잴까요. 재는 방식이 곧 관리의 방향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절대생산성만 보면 사람을 많이 갈아 넣어 총량을 늘리는 길로 가기 쉽고, 인시생산성만 보면 무리하게 인원을 줄여 품질을 해칠 수 있으며, OEE만 보면 설비만 붙들고 사람 문제를 놓칩니다. 세 개를 함께 두어야 균형이 잡힙니다. 재지 못하면 관리할 수 없고, 잘못 재면 잘못된 곳을 조인다 — 이것이 이 장의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숫자들이 28장 개선의 조준점이자 31장 KPI의 재료가 됩니다.

30-2. 절대생산성 — 얼마나 만들었나 (총량의 자)

가장 단순하고 직관적인 자가 절대생산성입니다. 정의는 이렇습니다 — 일정 기간(하루·한 주·한 달) 동안 실제로 생산한 완제품의 총량입니다. 투입한 사람이 몇 명인지, 시간이 얼마인지는 따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 몇 개를 만들었나’만 봅니다.

예를 들어 어느 날 A라인에서 파운데이션을 10,000개, B라인에서 립스틱을 15,000개 생산했다면, 그날 공장의 절대생산량은 두 라인을 합한 25,000개입니다. 월간으로 보려면 여기에 가동일수(예: 22일)를 곱해 약 55만 개/월로 잡습니다. 이 숫자는 납기 대응과 매출·물량 계획의 바탕이며, 27장에서 세운 케파·생산계획이 실제로 얼마나 지켜졌는지를 확인하는 실적이 됩니다.

절대생산성은 꼭 필요하지만 한계가 분명합니다. 총량만으로는 그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같은 10,000개라도 10명이 만든 것과 20명이 만든 것은 전혀 다른데, 절대생산성은 둘을 같게 봅니다. 그래서 절대생산성이 높다고 무조건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 사람을 많이 투입해 총량만 키운 것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한계를 메우는 것이 다음의 인시생산성입니다. 절대생산성은 ‘많이 만들었나’를, 인시생산성은 ‘알뜰하게 만들었나’를 봅니다.

30-3. 인시생산성 — 한 사람이 1시간에 몇 개 (효율의 자)

이제 이 책에서 가장 실무적으로 중요한 자, 인시생산성입니다. 정의는 한 문장입니다 — 한 사람이 1시간 동안 완제품을 몇 개 생산했는가입니다. 라인에서 한 사람이 여러 작업을 하더라도, 결국 그 공정 전체를 거쳐 나온 완제품이 투입된 노동 시간당 몇 개냐를 보는 것입니다.

인시생산성을 이해하려면 먼저 공수(工數, man-hour)를 알아야 합니다. 공수란 완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간 총 노동 시간으로, 다음과 같이 구합니다.

공수 = 투입 인원 × 작업 시간

예를 들어 8명이 10시간 일했다면 공수는 8 × 10 = 80공수입니다. 100명이 1시간 일해도 100공수, 1,000명이 2시간 일하면 2,000공수 — 공수는 사람 수와 시간을 곱한, 투입된 노동의 총량입니다. 이 공수로 완제품 수량을 나눈 것이 인시생산성입니다.

인시생산성 = 완제품 생산 수량 ÷ 공수 = 완제품 생산 수량 ÷ (투입 인원 × 작업 시간)

화장품 현장의 숫자로 계산해 보겠습니다(그림 30-4).

예 ① 파운데이션 — 하루 10,000개를 10명이 10시간에 생산. 공수 = 10 × 10 = 100. 인시생산성 = 10,000 ÷ 100 = 100개/인시. (한 사람이 하루에 1,000개, 1시간에 100개를 만든 셈)

예 ② 립스틱 — 하루 15,000개를 8명이 10시간에 생산. 공수 = 8 × 10 = 80. 인시생산성 = 15,000 ÷ 80 = 187.5개/인시. (한 사람이 하루 1,875개)

예 ③ 쿠션 — 하루 12,000개를 10명이 8시간에 생산. 공수 = 10 × 8 = 80. 인시생산성 = 12,000 ÷ 80 = 150개/인시.

여러 라인을 합해서 볼 때는 각 라인 값의 평균을 내는 것이 아니라, 총생산량을 총공수로 나눕니다. 위의 파운데이션 A라인(10,000개, 공수 100)과 립스틱 B라인(15,000개, 공수 80)을 합하면, 총생산 25,000개 ÷ 총공수 180 = 약 138.9개/인시입니다. 라인·제품·인원이 서로 달라도 공수라는 하나의 잣대로 나누기 때문에, 이렇게 공장 전체의 인시생산성을 하나의 숫자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예에서 보듯 립스틱 B라인(187.5)이 파운데이션 A라인(100)보다 인시생산성이 높으니, B라인이 사람을 더 효율적으로 쓰고 있다고 읽습니다 — 절대생산성만으로는 보이지 않던 효율의 차이가 인시생산성에서 드러납니다.

30-4. 인시생산성을 올리는 세 가지 길

인시생산성의 공식을 다시 봅니다 — 인시생산성 = 생산량 ÷ (인원 × 시간). 값을 올리는 길은 산수로 셋뿐입니다 — 분자(생산량)를 키우거나, 분모의 인원을 줄이거나, 분모의 시간을 줄이는 것입니다.

① 같은 공수로 생산량을 늘린다. 인원과 시간은 그대로 두고 더 많이 만드는 길입니다. 28장에서 다룬 대기 제거·재작업 방지·라인 밸런싱·컨베이어 속도 관리가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낭비를 걷어 내면 같은 사람·같은 시간으로 산출이 늘어, 인시생산성이 오릅니다.

② 같은 생산량을 더 적은 인원으로 만든다. 다기능공화와 라인 밸런싱으로 병목을 풀고, 남는 인원을 다른 라인으로 돌리거나(28-8) 간이자동화로 사람 손을 덜면, 같은 물량을 더 적은 공수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인원이 모자랄 때 한 라인을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28-8) 결국 남은 라인의 인시생산성을 지키는 선택입니다.

③ 같은 생산량을 더 짧은 시간에 만든다. 준비·전환 시간을 줄이고, 첫 제품을 조업과 동시에 떨어뜨리고(28-6), 잔업을 줄이면 작업 시간이 짧아져 인시생산성이 오릅니다. 8시간 걸리던 물량을 낭비 없이 7시간에 끝내면, 같은 산출에 공수가 줄어든 것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28장에서 강조한 경고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분모(인원·시간)를 무리하게 줄이면 당장의 숫자는 올라도 품질·안전이 무너지고 재작업이 늘어, 결국 인시생산성이 도로 떨어집니다. 진짜 인시생산성 향상은 사람을 쥐어짜는 것이 아니라 적정 인원으로 낭비 없이 만드는 것입니다. 요컨대 28장의 모든 개선은 최종적으로 이 인시생산성 숫자로 나타나며, 인시생산성은 개선이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성적표입니다.

30-5. 설비종합효율(OEE) — 설비 관점의 자

세 번째 자는 사람이 아니라 설비를 봅니다. 설비종합효율(OEE, Overall Equipment Effectiveness)은 하나의 설비가 이상적으로 100% 가동될 때 대비, 실제로 제 능력을 몇 % 냈는가를 하나의 숫자로 보여 줍니다(그림 30-6). OEE는 세 요소의 곱으로 이루어집니다.

OEE = 시간가동률 × 성능가동률 × 양품률

시간가동률(Availability)은 계획된 시간 중 설비가 실제로 돈 비율입니다 — 실가동시간 ÷ 부하시간. 고장·품목 전환·청소·자재 대기로 멈춘 ‘정지 손실’을 반영합니다. 성능가동률(Performance)은 도는 동안 설비가 제 속도를 냈는지 봅니다 — 실제 생산량 ÷ (실가동시간 × 이론 속도), 곧 실제 속도가 이론 속도의 몇 %인가입니다. 속도 저하와 순간 정지(chokotei)를 반영합니다. 양품률(Quality)은 만든 것 중 양품의 비율입니다 — 양품 수 ÷ 총생산 수. 불량과 재작업을 반영합니다(15·23·29장).

화장품 충전기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하루 부하시간이 480분(8시간)인데, 고장·전환·청소로 80분을 멈춰 실가동이 400분이면, 시간가동률 = 400 ÷ 480 ≈ 83.3%입니다. 이 충전기의 이론 속도가 분당 25개여서 400분이면 이론상 10,000개를 낼 수 있는데 실제로는 8,500개를 냈다면, 성능가동률 = 8,500 ÷ 10,000 = 85%입니다. 그 8,500개 중 착인·충전량 불량으로 170개를 걸러내 양품이 8,330개라면, 양품률 = 8,330 ÷ 8,500 ≈ 98%입니다. 따라서

OEE = 0.833 × 0.85 × 0.98 ≈ 0.694 → 69.4%

이 설비는 이상적 능력의 약 70%를 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검산: 양품 8,330 ÷ 이론 최대 12,000개(480분 × 25개) = 0.694로 같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OEE의 세 요소가 28장에서 말한 세 가지 숨은 손실과 정확히 대응한다는 점입니다 — 정지 손실은 시간가동률(대기), 속도 손실은 성능가동률(불균형·순간정지), 불량 손실은 양품률(재작업)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OEE가 낮으면 세 요소 중 어디가 깎였는지를 보고, 28장의 어느 처방을 쓸지 조준할 수 있습니다. 다품종 소량인 화장품은 품목 전환이 잦아 시간가동률이 떨어지기 쉬우므로, 전환 시간 단축(SMED)과 생산계획의 묶음 생산(27장)이 OEE 개선의 큰 지렛대입니다.

한 가지 혼동하지 말 것이 있습니다. 27장의 가동률(수주 ÷ 케파)과 OEE의 시간가동률은 이름은 비슷하지만 다른 지표입니다. 27장 가동률은 ‘우리 공장이 이번 달 얼마나 바쁜가(수주 대비)’를 보는 것이고, OEE의 시간가동률은 ‘설비가 계획된 시간 중 실제로 몇 % 돌았나’를 보는 것입니다. 앞은 계획·영업의 관점, 뒤는 설비 손실의 관점입니다.

30-6. 세 지표를 함께 읽는다 — 현장을 입체로 본다

이제 세 자를 함께 놓아 봅니다. 하나만 보면 반드시 착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대비로 그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절대생산성은 높은데 인시생산성이 낮다. 어느 라인이 하루 20,000개를 만들어 절대량이 가장 많지만, 20명이 10시간(공수 200) 붙어 인시생산성은 100개/인시라고 합시다. 반면 앞의 립스틱 B라인은 15,000개로 절대량은 적지만 인시생산성은 187.5개/인시입니다. 총량은 앞 라인이 많지만 효율은 B라인이 훨씬 높습니다. 절대생산성만 보고 “많이 만드는 라인이 잘한다”고 하면, 사람을 잔뜩 투입해 총량만 키운 비효율을 놓칩니다.

인시생산성은 높은데 OEE가 낮다. 사람은 알뜰하게 쓰는데 설비가 자주 서거나 불량이 많은 경우입니다. 이때는 사람이 아니라 설비·품질을 손봐야 합니다 — 인시생산성 숫자만 보면 원인을 엉뚱한 데서 찾게 됩니다.

OEE는 높은데 절대생산성이 부족하다. 설비는 잘 도는데 애초에 수주가 적거나 가동 시간이 짧아 총량이 모자란 경우입니다. 이때는 현장이 아니라 영업·계획(27장)의 문제입니다.

이처럼 세 지표는 서로가 놓친 것을 비춰 줍니다. 절대생산성이 ‘얼마나 만들었나’, 인시생산성이 ‘사람을 얼마나 잘 썼나’, OEE가 ‘설비가 얼마나 제 능력을 냈나’를 각각 말하므로, 셋을 나란히 놓아야 “어디를 고쳐야 하는가”가 보입니다. 총량이 문제인지, 사람이 문제인지, 설비가 문제인지를 가르는 것 — 그것이 세 자를 함께 읽는 이유이고, 28장 개선을 정확한 곳에 조준하는 방법입니다.

30-7. 요약 — 재야 올린다

30장을 한 장으로 정리합니다. 생산성은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투입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른 세 개의 자로 잽니다(30-1). 절대생산성은 일정 기간의 총 생산량으로 ‘얼마나 만들었나’를 보고(30-2), 인시생산성은 완제품 수량을 공수(= 인원 × 시간)로 나눠 ‘한 사람이 1시간에 몇 개’를 보며(30-3), 설비종합효율(OEE)은 시간가동률 × 성능가동률 × 양품률로 ‘설비가 제 능력을 몇 % 냈나’를 봅니다(30-5).

핵심 공식을 다시 모으면 이렇습니다 — 절대생산성 = 총 생산량, 인시생산성 = 생산량 ÷ 공수(공수 = 인원 × 시간), OEE = 시간가동률 × 성능가동률 × 양품률입니다. 화장품 예로, 파운데이션 10,000개(10명·10h)는 100개/인시, 립스틱 15,000개(8명·10h)는 187.5개/인시, 합쳐서 약 138.9개/인시였고(30-3·30-4), 충전기 OEE는 약 69.4%였습니다(30-5). 인시생산성을 올리는 길은 같은 공수로 생산량↑, 인원↓, 시간↓ 셋이되, 분모를 무리하게 줄이면 되레 떨어지므로 ‘적정 인원으로 낭비 없이’가 정답입니다(30-4).

무엇보다 이 세 지표는 함께 읽어야 합니다(30-6). 절대량·사람 효율·설비 효율은 서로가 놓친 곳을 비추므로, 셋을 나란히 두어야 총량·사람·설비 중 어디를 고칠지가 보입니다. 재지 못하면 올릴 수 없고, 세 자로 정확히 재야 28장의 개선을 옳은 곳에 조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얻은 지표들은 그대로 다음 31장 KPI 관리의 핵심 재료가 되어, 공장을 숫자로 운영하는 바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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