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목표
- 화장품이 원료에서 소비자까지 가는 밸류체인을 순서대로 말할 수 있습니다.
- OEM과 ODM의 차이를 책임과 소유권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브랜드사와 제조사가 서로 무엇을 기대하는지 말할 수 있습니다.
- 주요 유통 채널의 특징과 그것이 공장 일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 제품 원가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 대략의 비율로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공장이 만든 제품인데 우리 이름이 없다
신입사원이 주말에 드럭스토어에 갔다가 지난주 충전한 크림을 발견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뒷면을 보니 큰 글씨로 고객사 브랜드가 적혀 있고, 우리 회사 이름은 작은 글씨로 “제조업자” 뒤에만 있습니다. 가격은 우리가 납품한 단가의 다섯 배입니다. “우리가 만들었는데 왜 우리 이름은 없고, 그 돈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이 질문의 답이 화장품 산업의 구조입니다. 화장품 한 개가 소비자 손에 들어가기까지 여러 회사가 각자의 역할을 하고, 각자의 몫을 가져갑니다. 우리 공장은 그중 한 자리입니다. 이 장은 그 자리가 어디인지, 앞뒤에 누가 있는지, 그리고 돈이 어떻게 나뉘는지를 설명합니다. 아래 표는 이 장에서 다루는 네 가지 질문입니다.
| 질문 | 답이 있는 절 |
|---|---|
| 화장품은 누가 만들고 누가 파나 | 1절 밸류체인 |
| 우리 공장은 어떤 방식으로 일하나 | 2절 OEM과 ODM |
| 고객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나 | 3절 브랜드사와 제조사 |
| 제품은 어디서 팔리고 돈은 어떻게 나뉘나 | 4절 유통 채널, 5절 원가 구조 |
1. 밸류체인: 원료에서 소비자까지
다섯 단계를 거친다
화장품이 소비자에게 닿기까지 큰 흐름은 다섯 단계입니다. 원료를 만드는 원료사, 용기와 포장재를 만드는 부자재사, 그것을 받아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 제품을 기획하고 파는 브랜드사, 그리고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유통입니다. 이 흐름을 밸류체인(value chain)이라고 합니다. 각 단계가 가치를 더하고 그만큼 가격이 올라갑니다. 아래 표는 다섯 단계의 역할입니다.
| 단계 | 누구 | 무엇을 하나 | 우리 공장과의 관계 |
|---|---|---|---|
| 원료사 | 원료 제조사, 원료 유통사 | 유화제, 오일, 추출물, 향료 등을 만들고 판다 | 우리가 사는 쪽 |
| 부자재사 | 용기사, 인쇄소, 포장재사 | 병, 캡, 단상자, 라벨을 만든다 | 우리가 사는 쪽 |
| 제조사 | OEM·ODM 공장(우리) | 처방을 만들고 생산해 완제품을 납품한다 | 우리 자리 |
| 브랜드사 | 화장품책임판매업자(고객사) | 제품을 기획하고, 마케팅하고, 책임진다 | 우리가 파는 쪽 |
| 유통 | 매장, 온라인몰, 홈쇼핑, 수출 바이어 | 소비자에게 판다 | 직접 관계는 없으나 요구가 내려온다 |
돈은 거꾸로 흐른다
제품은 원료사에서 소비자 쪽으로 흐르고, 돈은 그 반대로 흐릅니다. 소비자가 낸 돈에서 유통이 몫을 떼고, 브랜드사가 떼고, 남은 것이 제조사에게 오고, 제조사는 그중 원료사와 부자재사에 지불합니다. 도입부의 “다섯 배”는 여기서 나옵니다. 소비자가 1만 원을 내면 매장이 3천~4천 원, 브랜드사가 마케팅과 이익으로 3천~4천 원을 가져가고, 제조사 납품가는 2천 원 안팎인 것이 보통입니다. 이 비율은 채널과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큰 그림은 비슷합니다.
이것을 알면 고객사가 왜 단가에 민감한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납품가가 100원 오르면 소매가는 그 여러 배가 올라가거나, 브랜드사 이익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반대로 제조사 입장에서는 납품가 안에서 원료, 부자재, 인건비, 설비비, 이익을 모두 해결해야 합니다. 이 내용은 5절에서 다시 봅니다.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특징
우리나라는 제조사가 특히 발달한 나라입니다. 대형 OEM·ODM 기업이 세계 상위권에 있고, 그 아래 중소 제조사가 수백 곳입니다. 제조사가 많으므로 브랜드를 만드는 진입 장벽이 낮고, 그래서 신생 브랜드가 매년 수천 개씩 생겨납니다. 공장 없이 기획과 마케팅만으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가 대부분입니다. 이 구조가 우리 공장의 일거리를 만들고, 동시에 고객사가 자주 바뀌고 단가 경쟁이 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2. OEM과 ODM의 차이
처방을 누가 가지고 있는가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은 고객사가 처방과 사양을 주고 우리는 만들기만 하는 방식입니다.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은 우리가 처방을 개발해 제안하고 만들기까지 하는 방식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처방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입니다. 아래 표는 두 방식의 비교입니다.
| 구분 | OEM | ODM |
|---|---|---|
| 처방 | 고객사가 제공 | 제조사가 개발 |
| 처방 소유권 | 고객사 | 보통 제조사(계약에 따라 다름) |
| 제조사의 역할 | 정해진 대로 정확히 만든다 | 기획부터 함께 만든다 |
| 개발 기간 | 짧다 | 길다(샘플 왕복 포함) |
| 단가 | 가공비 위주로 낮다 | 개발비가 포함되어 높다 |
| 고객사 유형 | 연구소가 있는 대형 브랜드 | 연구소가 없는 중소 브랜드 |
| 문제 발생 시 | 처방 문제는 고객사, 생산 문제는 제조사 | 대부분 제조사 |
우리나라 중소 제조사의 일은 대부분 ODM입니다. 고객사가 “이런 느낌의 크림을 만들고 싶다”고 하면 연구소가 처방을 짜서 샘플을 보내고, 고객사가 고르고 수정을 요청하고, 확정되면 생산합니다. 이 샘플 왕복이 ODM의 핵심이며, 여기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듭니다.
샘플은 공짜가 아니다
ODM에서 샘플은 보통 무료로 제공됩니다. 그러나 샘플 하나를 만드는 데는 연구원의 시간, 원료, 시험이 들어갑니다. 이 비용은 나중에 양산 단가에 녹아 들어갑니다. 그래서 샘플만 받고 양산을 하지 않는 고객사는 제조사에 손해입니다. 많은 제조사가 샘플 횟수를 제한하거나, 일정 횟수 이상은 비용을 받거나, 최소 발주 수량을 정해 두는 이유입니다. 신입사원이 영업 부서에 있다면 샘플 요청을 받을 때 양산 가능성을 먼저 가늠해야 합니다.
처방 소유권이란 무엇인가
ODM으로 개발한 처방은 우리 연구소의 자산입니다. 고객사는 그 처방으로 만든 제품을 살 수는 있지만 처방 자체를 가져가서 다른 공장에 맡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고객사가 “처방서를 달라”고 하면 전성분과 효능 원료 함량 정도만 주고, 배합비 전체는 주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반대로 고객사가 개발비를 따로 내고 처방 소유권을 가져가는 계약도 있습니다. 이것은 계약서에 반드시 적혀 있어야 하며, 신입사원이 임의로 처방서를 외부에 보내면 안 됩니다.
아래 표는 고객사에게 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예입니다.
| 줄 수 있는 것 | 줄 수 없는 것(계약 없이) |
|---|---|
| 전성분 목록 | 전체 배합비가 적힌 처방서 |
| 효능 원료의 함량(표시·광고용) | 원료 구매처와 단가 |
| 시험성적서, 안정성 결과 요약 | 제조 공정의 세부 조건 |
| 원료 안전성 자료 | 다른 고객사의 정보 |
3. 브랜드사와 제조사의 관계
서로 다른 것을 본다
브랜드사와 제조사는 같은 제품을 두고 다른 것을 봅니다. 브랜드사는 소비자가 살지, 경쟁 제품보다 나은지, 마케팅에 쓸 이야기가 있는지를 봅니다. 제조사는 만들 수 있는지, 안정한지, 법에 맞는지, 이익이 남는지를 봅니다. 이 차이를 모르면 대화가 어긋납니다. 아래 표는 같은 상황을 두고 두 쪽이 하는 생각의 예입니다.
| 상황 | 브랜드사의 생각 | 제조사의 생각 |
|---|---|---|
| 샘플이 마음에 든다 | 바로 출시하고 싶다 | 안정성 시험 4주가 필요하다 |
| 향을 바꾸고 싶다 | 작은 수정이다 | 처방 변경이므로 시험을 다시 한다 |
| 단가를 낮추고 싶다 | 용기를 싼 것으로 바꾸자 | 호환성 시험과 품질 위험을 봐야 한다 |
| “저자극” 문구를 넣고 싶다 | 마케팅에 필요하다 | 인체 시험 근거가 있어야 한다 |
| 초도 수량을 줄이고 싶다 | 재고 부담을 줄이고 싶다 | 최소 배치와 부자재 MOQ가 있다 |
제조사의 생각이 맞더라도 “안 됩니다”로 끝내면 고객사는 다른 공장을 찾습니다. “이런 위험이 있으니 이렇게 하면 어떻겠는가”로 대안을 주는 것이 제조사의 실력입니다. 예를 들어 향을 바꾸고 싶다면 “가속 시험을 2주로 줄여 보고 문제가 없으면 진행하되, 장기 시험은 병행하겠다”처럼 제안합니다.
정보는 양쪽으로 흐른다
브랜드사는 시장을 알고, 제조사는 기술을 압니다. 좋은 관계는 이 두 정보가 양쪽으로 흐르는 관계입니다. 브랜드사가 “요즘 소비자는 이런 질감을 찾는다”고 알려 주면 연구소가 미리 준비할 수 있고, 제조사가 “이 원료는 내년부터 규제된다”고 알려 주면 브랜드사가 미리 대비할 수 있습니다. 신입사원이 고객사와 통화할 때 듣는 사소한 정보도 연구소나 영업에 전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계약서에 적혀야 하는 것
관계가 좋을 때는 계약서를 보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봅니다. 그래서 문제가 생기기 전에 적어 두어야 합니다. 아래 표는 제조 계약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항목입니다.
| 항목 | 정해야 하는 것 | 정하지 않으면 |
|---|---|---|
| 처방 소유권 | 누구 것인가, 다른 공장에 줄 수 있는가 | 고객사가 처방을 들고 떠나는 분쟁 |
| 부자재 재고 | 고객사 전용 부자재가 남으면 누가 부담하나 | 단종 후 창고에 남은 단상자 수만 장 |
| 최소 발주 수량 | 한 번에 몇 개 이상 | 소량 주문으로 적자 |
| 리드타임 | 발주 후 며칠 만에 납품하나 | 무리한 납기 요구 |
| 품질 기준과 클레임 | 무엇이 불량이고 누가 비용을 내나 | 불량 책임 공방 |
| 가격 조정 | 원료가 오르면 어떻게 반영하나 | 원가 상승을 제조사가 떠안는다 |
| 비밀 유지 | 서로의 정보를 어디까지 지키나 | 처방·거래처 정보 유출 |
이 중 부자재 재고는 현장에서 가장 자주 부딪힙니다. 고객사 로고가 찍힌 단상자는 다른 데 쓸 수 없습니다. 주문이 끊기면 그대로 폐기입니다. 그래서 전용 부자재는 고객사 발주 확정 후에 구매하고, 남은 재고는 고객사가 책임진다는 조항을 넣는 것이 원칙입니다.
4. 유통 채널
어디서 파느냐가 공장 일을 바꾼다
고객사가 제품을 어디서 파느냐는 공장과 상관없는 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납기, 수량, 포장, 품질 기준을 정합니다. 홈쇼핑은 방송 한 번에 수만 개가 필요하고, 온라인은 소량을 자주 주문하며, 수출은 나라별 서류가 필요합니다. 아래 표는 주요 채널과 공장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 채널 | 특징 | 주문 형태 | 공장이 준비할 것 |
|---|---|---|---|
| 로드숍·백화점 | 브랜드 전용 매장, 고급 포장 | 정기적, 중간 수량 | 포장 품질, 샘플·증정품 |
| H&B 스토어 | 여러 브랜드가 한 매장에, 행사가 잦다 | 행사 전 대량, 평소 소량 | 기획 세트, 1+1 포장, 짧은 납기 |
| 온라인몰·자사몰 | 소량 다품종, 후기가 빠르게 퍼진다 | 자주, 적게 | 배송 중 파손 방지, 빠른 재생산 |
| 홈쇼핑·라이브커머스 | 한 번에 대량, 구성품이 많다 | 방송 전 대량 | 세트 조립, 방송 일정에 맞춘 납기 |
| 면세점·수출 | 나라별 규제와 표시가 다르다 | 대량, 서류 많음 | 수출 서류, 현지 표시사항, 인증 |
| 방문판매·네트워크 | 고정 고객, 고가 제품 | 정기적 | 안정된 품질, 동일한 색상·향 |
행사가 공장을 흔든다
H&B 스토어와 온라인에서는 할인 행사가 매우 자주 있습니다. 행사 전에는 평소의 여러 배를 주문하고, 행사 후에는 주문이 끊깁니다. 공장은 이 파도를 견디기 위해 생산 계획을 세웁니다. 고객사가 행사 일정을 미리 알려 주면 원료와 부자재를 미리 확보할 수 있고, 알려 주지 않으면 납기를 못 맞추거나 다른 고객사 일정이 밀립니다. 영업 담당이 고객사의 행사 일정을 미리 묻는 이유입니다.
수출은 다른 게임이다
수출은 나라마다 규제가 다르고, 서류가 많고, 한 번 문제가 생기면 회수가 어렵습니다. 중국은 위생허가증 등록이, 유럽은 제품 정보 파일과 책임자 지정이, 미국은 시설 등록이 필요합니다. 제조사는 수출 서류의 상당 부분을 준비합니다. 제조판매증명서(CFS), 성분표, 시험성적서, 제조공정도 등입니다. 이 내용은 29장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여기서는 수출 고객사가 요구하는 서류가 많고, 그 서류를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이미지: H&B 스토어 매대의 화장품
- 주제: 드럭스토어 매대에 여러 브랜드의 스킨케어 제품이 줄지어 있고, 할인 가격표가 붙어 있는 모습.
- 구도: 매대를 정면에서 약간 사선으로. 손님 한 명이 제품을 집어 드는 모습(뒷모습).
- 스타일: 실사 사진. 매장 조명.
- 글자: 넣지 않는다.
- 금지: 얼굴 정면, 실제 브랜드 로고, 읽을 수 있는 제품명.
5. 제품 원가 구조
납품가는 네 항목으로 이루어진다
제조사가 고객사에 받는 납품가는 크게 네 항목으로 이루어집니다. 내용물비, 부자재비, 가공비, 그리고 이익입니다. 가공비는 다시 제조·충전·포장의 인건비와 설비비, 시험비로 나뉩니다. 아래 표는 각 항목의 내용과 대략의 비율입니다.
| 항목 | 무엇이 들어가나 | 대략 비율(일반 기초 제품) | 비율이 커지는 경우 |
|---|---|---|---|
| 내용물비 | 원료비 + 원료 손실 | 15~30% | 고가 효능 원료, 향료 많은 제품 |
| 부자재비 | 용기, 캡, 펌프, 단상자, 라벨, 박스 | 30~50% | 유리, 에어리스, 쿠션, 고급 지기 |
| 가공비 | 제조·충전·포장 인건비, 설비 감가, 시험비 | 10~20% | 소량 생산, 수작업 조립, 세트 제품 |
| 이익·관리비 | 이익, 영업·관리 간접비 | 10~20% | 개발비 회수가 필요한 ODM |
여기서 신입사원이 놀라는 점이 있습니다. 화장품은 내용물보다 부자재가 더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토너 한 병의 내용물은 몇백 원인데 병과 캡과 단상자를 합하면 그 몇 배가 됩니다. 그래서 단가를 낮추려고 할 때 처방을 건드리기보다 부자재를 바꾸는 것이 효과가 큽니다. 다만 11장에서 본 대로 부자재 변경은 호환성 시험이 따릅니다.
수량이 단가를 정한다
같은 제품도 1천 개를 만들 때와 1만 개를 만들 때 단가가 다릅니다. 설비를 세척하고 준비하는 시간은 수량과 상관없이 드므로, 수량이 적으면 개당 가공비가 올라갑니다. 부자재도 최소 발주 수량이 있어 소량이면 단가가 높습니다. 아래 표는 수량에 따른 단가 변화의 예입니다.
| 수량 | 내용물비 | 부자재비 | 가공비 | 합계(예) |
|---|---|---|---|---|
| 1,000개 | 500원 | 1,500원 | 800원 | 2,800원 |
| 3,000개 | 480원 | 1,200원 | 400원 | 2,080원 |
| 10,000개 | 450원 | 950원 | 250원 | 1,650원 |
이 표의 숫자는 예시이지만 방향은 언제나 같습니다. 고객사가 “1만 개 단가로 1천 개를 달라”고 하면 이 표를 보여 주면 됩니다. 반대로 고객사가 처음부터 많이 주문하면 재고 위험을 안고 가는 것이므로 단가를 낮추어 주는 것이 공정합니다.
견적서를 읽는 법
견적서에는 위 항목들이 나뉘어 적혀 있거나, 합쳐진 단가 하나로 적혀 있습니다. 신입사원이 견적서를 볼 때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금형비·개발비·시험비 같은 한 번만 드는 비용이 단가에 포함된 것인지 따로인지. 둘째, 부자재를 제조사가 사는지 고객사가 직접 공급하는지(사급). 셋째, 부가세와 운송비가 포함된 가격인지. 이 세 가지가 불분명하면 나중에 반드시 분쟁이 생깁니다.
OJT 현장노트
샘플 열 번 뒤에 사라진 고객사
신생 브랜드가 크림 개발을 의뢰했습니다. 연구소는 석 달 동안 샘플을 열 번 보냈습니다. 향을 바꾸고, 느낌을 바꾸고, 색을 바꿨습니다. 열 번째 샘플을 보낸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몇 달 뒤 그 브랜드의 크림이 다른 공장 이름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우리 샘플을 들고 가 더 싼 공장에 “이렇게 만들어 달라”고 한 것입니다.
이 일 뒤로 이 회사는 샘플 정책을 만들었습니다. 샘플은 세 번까지 무료, 그 이후는 개발비를 받되 양산 시 단가에서 까줍니다. 그리고 샘플에는 전성분만 적고 배합비는 주지 않습니다. 샘플을 아끼라는 말이 아닙니다. 샘플에 들어간 일이 어디로 가는지 보라는 말입니다.
행사 일정을 늦게 알려 준 고객사
고객사가 금요일 오후에 전화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H&B 행사에 들어가게 됐는데 3만 개가 필요합니다.” 평소 월 주문은 5천 개였습니다. 원료는 있었지만 단상자가 8천 장뿐이었고, 인쇄소는 최소 일주일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8천 개만 행사에 들어갔고, 고객사는 기회를 놓쳤다고 우리를 원망했습니다.
이 일은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구조의 문제입니다. 유통의 행사 일정은 브랜드사도 늦게 알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조사는 주요 고객사의 단상자와 용기를 일정량 여유로 두고, 고객사와는 “행사 가능성이 보이면 확정 전이라도 알려 달라”고 약속해 둡니다. 영업 담당이 고객사와 자주 통화하는 것은 안부를 묻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선배의 한마디
“우리 이름이 앞면에 없다고 서운해하지 마십시오. 브랜드사는 판매의 위험을 지고, 우리는 만드는 일의 책임을 집니다. 그 대신 우리는 여러 브랜드의 일을 동시에 합니다. 고객사 하나가 떠나도 공장은 돌아가야 하고, 그러려면 고객사가 왜 떠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산업의 구조를 아는 것은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입니다.”
핵심정리
- 화장품은 원료사 → 부자재사 → 제조사 → 브랜드사 → 유통을 거쳐 소비자에게 갑니다. 돈은 반대로 흐르고, 제조사 납품가는 소비자 가격의 일부입니다.
- OEM은 고객사 처방으로 만들기만 하고, ODM은 제조사가 처방을 개발해 만듭니다. ODM 처방은 제조사의 자산이며 배합비는 계약 없이 주지 않습니다.
- 브랜드사는 시장을 보고 제조사는 기술과 위험을 봅니다. “안 됩니다”가 아니라 대안을 주는 것이 제조사의 실력입니다.
- 계약서에는 처방 소유권, 전용 부자재 재고, 최소 발주 수량, 품질 기준, 가격 조정을 적습니다.
- 유통 채널에 따라 주문 형태와 납기가 달라집니다. H&B와 온라인의 행사 일정을 미리 알아야 생산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 납품가는 내용물비, 부자재비, 가공비, 이익으로 이루어집니다. 부자재비가 내용물비보다 큰 경우가 많고, 수량이 늘수록 단가는 내려갑니다.
확인문제
1. 화장품 밸류체인에서 제품을 기획하고 시장에 파는 법적 책임을 지는 주체는 누구입니까?
① 원료사 ② 제조사 ③ 브랜드사(책임판매업자) ④ 유통사
2. ODM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무엇입니까?
① 고객사가 처방을 주고 제조사는 만들기만 한다 ② 제조사가 처방을 개발해 제안하고 만든다 ③ 개발 기간이 OEM보다 짧다 ④ 처방 소유권은 항상 고객사에 있다
3. 고객사가 “처방서를 달라”고 할 때 계약 없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① 전체 배합비 ② 원료 구매처와 단가 ③ 전성분 목록 ④ 제조 공정의 세부 조건
4. 한 번에 대량 주문이 들어오고 구성품이 많은 유통 채널은 무엇입니까?
① 로드숍 ② 온라인 자사몰 ③ 홈쇼핑 ④ 방문판매
5. 일반 기초 화장품의 납품가에서 보통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항목은 무엇입니까?
① 내용물비 ② 부자재비 ③ 가공비 ④ 시험비
6. (서술) 같은 제품을 1,000개 만들 때와 10,000개 만들 때 단가가 달라지는 이유를 가공비와 부자재비 관점에서 설명하십시오.
7. (서술) 고객사가 안정성 시험을 건너뛰고 바로 출시하자고 할 때, 제조사가 “안 됩니다” 대신 줄 수 있는 대안을 한 가지 제시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