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33장에서 사람의 시간당 인건비(직접임율)를 구하고, 34장에서 그것을 재료비·노무비·경비로 쌓아 제조원가를 완성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한 걸음이 남았습니다 — 그 제조원가에 회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판매관리비와 영업이익을 얹어, 고객에게 제시할 견적단가를 만드는 일입니다. 화장품 ODM·OEM 회사에서 견적은 곧 수주의 관문이자 채산의 출발점입니다. 견적을 너무 높게 내면 일을 놓치고, 너무 낮게 내면 팔수록 손해를 보므로, 견적 산출은 감이 아니라 원가를 바탕으로 한 계산이어야 합니다.
이 장은 견적의 뼈대(제조원가 + 판관비 + 영업이익)부터 시작해, 원료비·부자재비·가공 인건비·경비를 하나씩 쌓고, 마지막에 아이섀도 한 품목으로 견적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 봅니다. 앞 장들에서 세운 직접임율(여성 약 17,000원·남성 약 29,000원)과 제조원가의 개념을 그대로 이어서 씁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견적서를 짜는 순서 그대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35-1. 견적의 뼈대 — 견적가 = 제조원가 + 판관비 + 영업이익
견적단가는 복잡해 보이지만 뼈대는 아주 단순합니다. 34장에서 완성한 제조원가 위에, 회사를 운영하는 데 드는 판매관리비를 얹고, 마지막에 영업이익을 붙이면 그것이 고객에게 내는 견적가입니다.
견적가 = 제조원가 + 판매관리비 + 영업이익
여기서 제조원가는 34장 그대로 재료비 + 노무비(가공 인건비) + 제조경비입니다. 판매관리비(판관비)는 영업·마케팅·본사 관리처럼 공장 밖에서 드는 비용이고, 영업이익은 회사가 남겨야 할 몫입니다. 제조원가에 판관비를 더한 것을 총원가라 부르고, 여기에 이익을 붙이면 견적가가 됩니다.
총원가 = 제조원가 + 판관비 / 견적가 = 총원가 + 영업이익
견적을 짜는 순서도 이 뼈대를 그대로 따라갑니다 — ① 원료비, ② 부자재비, ③ 가공 인건비, ④ 제조경비를 쌓아 제조원가를 만들고, ⑤ 판관비와 ⑥ 영업이익을 얹어 견적가를 완성한 뒤, ⑦ 그 값을 시장가와 견주어 경쟁력을 확인합니다. 이 장은 이 순서대로 하나씩 채워 갑니다.
35-2. 견적을 짜기 전에 — 로트 사이즈와 BOM
계산에 들어가기 전에 두 가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이 둘이 흔들리면 뒤의 모든 숫자가 흔들립니다.
첫째, 로트 사이즈(1회 생산 수량)입니다. 개당 원가는 생산 수량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5,000개를 만들 때와 50,000개를 만들 때, 준비·세척·품질검사 같은 고정적으로 드는 손이 개당으로 나뉘는 양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견적은 반드시 몇 개를 만드는 기준인지를 먼저 정하고 시작합니다. 고객이 소량 주문을 하면서 대량 단가를 요구하면, 그 로트에서는 채산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이 단계에서 걸러 낼 수 있습니다.
둘째, BOM(Bill of Materials, 자재명세서)입니다. 그 제품에 들어가는 원료의 종류와 함량, 용기·캡·단상자·라벨 같은 부자재의 목록과 단가를 정리한 표입니다. 처방(포뮬러)에서 원료 함량이 나오고, 용기 사양에서 부자재 단가가 나옵니다. BOM이 정확해야 원료비·부자재비가 정확해지므로, 견적의 정확도는 결국 BOM의 정확도에서 시작합니다.
35-3. 원료비 — 순원료비에 로스율을 더한다
첫째 항목은 원료비, 곧 내용물을 만드는 재료의 값입니다. 처방의 원료 함량에 각 원료 단가를 곱해 더하면 순원료비(로스 전 순수 재료값)가 나옵니다. 그런데 실제 생산에서는 처방대로 딱 떨어지게 들어가지 않습니다. 원료를 옮기고 계량하는 과정에서 통·호스·탱크에 남는 잔량과 이송 손실이 있고, 시험 생산·색 맞춤에서 버려지는 양도 있습니다. 1g일 경우 실제 표시용량 100% 이상을 담기위해 1.05g을 담는 과충전로스, 원료 유효기간이 지나 버려야 하는 관리로스등. 이 로스(loss)를 반영하지 않으면 원료비가 실제보다 낮게 잡혀 견적이 손해로 흐릅니다.
그래서 원료비는 순원료비에 로스율을 더한 배수를 곱해 구합니다.
총원료비 = 순원료비 × (1 + 로스율)
로스율은 제형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아이섀도 같은 색조 파우더는 색 맞춤과 성형 과정의 손실이 커서 30~70%에 이르고, 특이 제형의 경우는 100% 로스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립스틱 등 무수 제형은 대략 30% 안팎, 크림·로션 같은 유화 제형은 상대적으로 낮아 10% 수준입니다(회사·품목마다 실측값으로 정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섀도 순원료비가 개당 100원이고 로스율이 30%라면, 총원료비는 100 × 1.3 = 130원이 됩니다.
총원료비 = 순원료비 × (1 + 로스율)
35-4. 부자재비 — 순부자재비에 소량의 로스를 더한다
둘째 항목은 부자재비입니다 — 용기·캡·접시(팬)·단상자·라벨·완충재처럼 제품을 담고 포장하는 자재의 값입니다. 부자재는 대개 값이 정해진 구매품이므로, BOM의 부자재 목록에 각 단가를 곱해 더하면 순부자재비가 나옵니다. 화장품, 특히 색조 제품은 용기가 고급스러운 경우가 많아 부자재비가 원료비보다 훨씬 크게 나오는 것이 보통입니다.
부자재에도 로스가 있습니다. 입고 불량, 인쇄·조립 불량, 라인에서의 파손, 불량율, 관리품수댱 등입니다. 다만 원료처럼 공정 중에 크게 버려지지는 않으므로 로스율이 작아, 대략 3% 안팎을 적용합니다(회사 실측값 기준 적용 필요).
총부자재비 = 순부자재비 × (1 + 로스율) · 부자재 로스 약 3% → ×1.03
예를 들어 아이섀도 순부자재비(용기·팬·단상자·라벨)가 개당 455원이고 로스율 3%라면, 총부자재비는 455 × 1.03 ≈ 469원입니다. 원료비(130원)보다 부자재비(469원)가 훨씬 큰 것이 색조 제품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35-5. 가공 인건비 — 개당 = 인원 × 시간 × 임율 ÷ 생산량
셋째 항목은 가공 인건비, 곧 그 제품을 만드는 데 든 사람 손의 값입니다. 여기서 33장의 직접임율이 그대로 쓰입니다. 공정별로 몇 명이, 몇 시간, 얼마의 임율로 일해서, 몇 개를 만드느냐를 따져 개당 인건비를 구합니다.
공정별 개당 인건비 = (인원 × 시간 × 직접임율) ÷ 생산량
화장품 제조는 크게 제조(칭량·혼합·분산) → 충전,성형(파우더의 경우 압축 성형) → 포장의 흐름으로 갑니다. 각 공정마다 투입 인원·시간·생산량이 다르므로, 공정별로 따로 계산해 더합니다. 임율은 공정 성격에 맞춰 씁니다 — 제조·설비 운전처럼 숙련·남성 인력이 붙는 공정은 남성 임율(약 29,000원)을, 성형·포장처럼 라인 작업이 중심인 공정은 여성 임율(약 17,000원)을 적용하는 식입니다(회사의 실제 배치에 맞춥니다).
아이섀도 단색 제품을 예로 들면(그림 35-5의 표):
- 제조(칭량·혼합): 1명 × 6시간 × 29,000원 ÷ 로트 5,000개 = 개당 약 34.8원
- 성형(압축): 2명 × 8시간 × 17,000원 ÷ 일 12,000개 = 개당 약 22.7원
- 포장: 9명 × 8시간 × 17,000원 ÷ 일 20,000개 = 개당 약 61.2원
- → 가공 인건비 합계 = 34.8 + 22.7 + 61.2 ≈ 118.7원
여기서 두 가지가 보입니다. 첫째, 포장에 사람이 가장 많이 든다는 점 — 색조 포장은 수작업 검사·조립이 많아 인건비 비중이 큽니다. 둘째, 생산량(로트·일 생산 개수)이 커질수록 개당 인건비가 낮아진다는 점 — 그래서 30장에서 다룬 인시생산성(공수 줄이기)이 곧 원가경쟁력으로 이어집니다.
35-6. 경비 — 제조경비와 판관비 (가공 인건비 기준 배부)
넷째 항목은 경비입니다. 경비는 제품마다 꼬리표를 붙이기 어려운 비용이라, 실무에서는 가공 인건비에 대한 일정 비율로 간단히 배부해 견적을 짭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눕니다.
제조경비는 공장 안에서 제품을 만드는 데 드는 간접비 — 전력·유틸리티, 감가상각비, 소모품, 간접 인력 등입니다. 이것을 다 합하면 대체로 가공 인건비의 50% 안팎에 들어옵니다(회사 실측값으로 정하되, 벤치마크로 이 수준을 넘지 않게 관리합니다). 제조경비까지 더하면 제조원가가 완성됩니다.
제조원가 = 총원료비 + 총부자재비 + 가공 인건비 + 제조경비
판매관리비(판관비)는 공장 밖의 비용 — 영업·마케팅·본사 관리비입니다. 이것도 견적에서는 가공 인건비의 50% 안팎을 기준으로 얹습니다(회사 정책에 따릅니다). 여기서 자주 혼동하는 것을 바로잡아 둡니다 — 경비의 배부 기준은 매출이나 원료비가 아니라 가공 인건비로 잡는 것이 견적에서는 다루기 쉽고 일관됩니다. 제조경비·판관비 모두 가공 인건비의 50% 수준을 상한 기준으로 삼아, 그보다 커지면 원가구조에 군살이 있다는 신호로 봅니다.
앞의 아이섀도 예에서 가공 인건비가 118.7원이므로, 제조경비 = 118.7 × 0.5 ≈ 59원, 판관비도 = 118.7 × 0.5 ≈ 59원이 됩니다.
35-7. 영업이익·견적가, 그리고 시장가 비교
제조원가에 판관비를 더하면 총원가가 나오고, 여기에 영업이익을 붙이면 견적가가 완성됩니다. 이익은 흔히 견적가의 일정 비율(예 10%)로 잡습니다. 주의할 점은, 이익 10%를 원가에 그냥 곱해 더하는 게 아니라 견적가의 10%가 이익이 되도록 계산한다는 것입니다. 즉 총원가를 (1 − 이익률)로 나눕니다.
견적가 = 총원가 ÷ (1 − 영업이익률)
아이섀도 예로 마무리하면, 제조원가 약 777원에 판관비 59원을 더해 총원가 약 836원, 여기에 이익 10%를 붙이면 견적가는 836 ÷ 0.9 ≈ 약 929원이 됩니다.
견적가를 구했으면 끝이 아니라, 반드시 시장가와 견주어 봅니다. 같은 사양의 아이섀도가 시장에서 1,000원 안팎에 거래된다면, 929원의 견적가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만약 견적가가 시장가를 크게 웃돈다면, 로트 사이즈를 키우거나(개당 고정비↓), 공정 인원·시간을 줄이거나(인시생산성↑, 30장), BOM을 재검토해 원가를 낮춘 뒤 다시 견적을 냅니다. 견적은 한 번 계산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원가절감과 맞물려 돌아가는 과정입니다.
35-8. 견적서 예제 — 아이섀도 단색, 처음부터 끝까지
지금까지의 단계를 한 장의 견적서로 쌓아 보겠습니다. 로트 5,000개 기준, 아이섀도 단색 제품입니다. 아래 표는 견적서가 실제로 어떻게 한 줄씩 올라가는지를 보여 줍니다.
구분계산개당(원)
① 순원료비 처방 × 원료 단가 100 ② 총원료비 100 × 1.3 (로스 30%) 130 ③ 순부자재비 용기·팬·단상자·라벨, 인박스, 아웃박스 455 ④ 총부자재비 455 × 1.03 (로스 3%) 469 ⑤ 가공 인건비 제조 34.8 + 성형 22.7 + 포장 61.2 119 ⑥ 제조경비 ⑤ × 0.5 59 ⑦ 제조원가 ② + ④ + ⑤ + ⑥ 777 ⑧ 판관비 ⑤ × 0.5 59 ⑨ 총원가 ⑦ + ⑧ 836 ⑩ 견적가 ⑨ ÷ 0.9 (이익 10%) 약 929 시장가 참고 약 1,000 이 표를 보면 견적의 구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 제품에서 가장 큰 덩어리는 부자재비(469원)로 제조원가의 절반을 넘고, 그다음이 원료비(130원)와 가공 인건비(119원)입니다. 따라서 이 아이섀도의 원가를 낮추려면 용기·부자재의 사양·단가를 손보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크고, 그다음이 원료 로스를 줄이는 것과 포장 공수를 줄이는 것입니다. 견적서는 단지 값을 내는 표가 아니라, 어디를 줄여야 원가가 내려가는지를 보여 주는 지도이기도 합니다.
35-9. 35장 요약 — 견적은 원가 위에 이익을 얹는 계산
ODM 견적은 감이 아니라 원가에서 출발하는 계산입니다. 견적가는 제조원가 + 판관비 + 영업이익이라는 단순한 뼈대 위에서, 원료비(순원료비 ×(1+로스율)), 부자재비(순부자재비 ×1.03), 가공 인건비(인원×시간×임율÷생산량), 제조경비(가공인건비 ×0.5)를 쌓아 제조원가를 만들고, 판관비와 이익을 얹어 완성합니다. 세 가지만 틀리지 않으면 견적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 로스는 ×(1+로스율)로(30%면 ×1.3), 경비는 가공 인건비 기준으로(각 50% 이내), 이익은 견적가 기준으로(총원가 ÷ 0.9).
그리고 견적은 낸 뒤에 시장가와 견주고, 비싸면 원가를 줄여 다시 내는 과정과 한 몸입니다. 33장의 임율, 34장의 제조원가, 그리고 30장의 인시생산성이 모두 이 견적서 한 장에서 만난다는 점 — 그것이 제6부가 말하려는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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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기관: 식품의약품안전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