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장. 위생과 교차오염 — 가장 큰 오염원은 사람과 공기다

이 글의 주제: 화장품 공장의 위생관리와 교차오염 예방. 작업자 위생과 갱의, 작업장 구역과 동선, 공조·차압, 청소·소독, 환경 모니터링, 방충·방서, 사람과 물자가 옮기는 교차오염을 막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공장에서 미생물 사고가 나면 사람들은 먼저 설비를 의심한다. 탱크 세척이 덜 됐는지, 배관에 물이 고였는지, 충전기 노즐에 내용물이 남았는지를 뒤진다. 물론 설비는 중요한 오염원이다. 그런데 26년 동안 내가 원인을 끝까지 추적해 본 미생물 사고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설비가 아니라 사람과 환경에서 시작됐다. 장갑을 낀 채 문손잡이를 잡았다가 그대로 충전기 호퍼를 만진 손, 갱의실을 거치지 않고 포장실에서 충전실로 넘어간 작업자, 필터가 막혀 바깥 공기를 빨아들이던 공조기, 비가 오면 물이 고이던 충전실 배수구가 그 시작이다..

설비는 세척하고 검증하면 일정한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사람은 매일 다른 상태로 출근하고, 공기와 환경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바뀐다. 그래서 위생관리는 한 번 정해 두면 끝나는 일이 아니라 매일 지켜야 하는 습관이다. 설비 세척과 세척 밸리데이션은 앞에서 다뤘으니, 이 장에서는 작업자, 갱의, 작업장 구역과 동선, 공조, 환경 모니터링, 방충·방서, 그리고 사람과 물자가 옮기는 교차오염을 공장 입장에서 정리한다.

27.1 위생관리란 무엇인가 — 오염은 어디에서 들어오는가

화장품은 물과 영양분이 풍부한 제품이 많아서 미생물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다. 방부 설계로 어느 정도 막아 주지만, 방부제는 들어온 미생물을 억제하는 것이지 대량으로 들어온 오염을 감당하는 장치가 아니다. 위생관리의 목적은 처음부터 미생물과 이물이 제품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데 있다.

오염이 들어오는 경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오염원대표 경로주요 오염 물질관리 수단
사람손, 피부, 머리카락, 호흡, 작업복세균(특히 피부 상재균), 머리카락, 섬유건강관리, 손 위생, 갱의, 교육
공기외기 유입, 실내 순환 공기, 먼지곰팡이 포자, 세균, 먼지공조, 필터, 차압, 출입문 관리
물배수구, 바닥 고인 물, 결로녹농균 등 수계 세균배수구 관리, 건조 유지, 결로 방지
환경 표면바닥, 벽, 천장, 문손잡이, 스위치세균, 곰팡이, 먼지청소·소독, 표면 모니터링
물자원료 포장재, 박스, 팔레트, 대차먼지, 곰팡이, 해충외포장 제거, 반입 통제
해충·쥐출입문 틈, 배수구, 외부 적재물이물, 미생물방충·방서

이 표에서 사람과 공기가 맨 위에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람은 움직이는 오염원이고, 공기는 보이지 않는 오염원이다. 둘 다 눈에 잘 띄지 않아서 관리가 느슨해지기 쉽다. 반대로 바닥에 떨어진 내용물이나 눈에 보이는 먼지는 누구나 치운다. 위생관리의 수준은 보이지 않는 오염원을 얼마나 꾸준히 관리하느냐로 결정된다.

27.2 작업자 위생 — 사람이 가장 큰 오염원이다

사람의 피부에는 늘 세균이 살고 있고, 하루에도 수많은 피부 각질과 머리카락이 떨어진다. 작업자가 아무리 깨끗해도 사람은 그 자체로 오염원이다. 그래서 작업자 위생은 깨끗한 사람을 들여보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오는 오염이 제품에 닿지 않게 차단하는 것이다.

관리 항목기준 예시현장 포인트
건강 상태감염성 질환, 피부 상처·염증, 설사·발열 시 제조·충전 작업 배제본인 신고가 핵심, 신고해도 불이익 없게
정기 건강검진입사 시와 정기적으로 실시기록 보관
손 위생작업 전, 휴식 후, 화장실 후, 오염 물질 접촉 후 손 씻기·소독세면대 위치와 동선이 습관을 만든다
손톱짧게 유지, 매니큐어·인조손톱 금지손톱 밑은 세균이 가장 많은 곳
장신구반지, 시계, 귀걸이, 목걸이, 팔찌 착용 금지결혼반지도 예외 없이
화장·향수진한 화장, 향수, 헤어 제품 자제향 혼입과 이물 원인
개인 물품휴대폰, 음식, 껌, 담배 작업장 반입 금지휴대폰은 손 위생을 무너뜨린다
행동작업장 내 음식물 섭취·껌·흡연 금지, 얼굴·머리 만지지 않기습관이라 교육과 지적이 반복되어야 한다

이 가운데 현장에서 가장 지켜지지 않는 것이 손 위생과 개인 물품이다. 작업자는 손을 씻고 들어와서 휴대폰을 꺼내 보고, 그 손으로 다시 내용물 저장 용기 뚜껑을 연다. 나는 작업장에 휴대폰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급한 연락은 작업장 안 공용 전화로 받게 했다. 처음에는 반발이 컸지만, 휴대폰 화면의 세균 이야기를 교육에서 보여 준 뒤로는 작업자들이 먼저 지켰다.

건강 상태 신고는 문화의 문제다. 손에 상처가 났거나 설사를 하는 작업자가 그 사실을 말하면 하루 일당이 깎이거나 눈치를 받는 분위기라면,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그러면 화농성 상처가 있는 손으로 충전 노즐을 만지게 된다. 나는 이런 날은 포장이나 자재 정리처럼 내용물에 닿지 않는 일로 배치를 바꿨다.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바꿔 주는 것이니 작업자도 부담 없이 말할 수 있었다.

장갑은 손 위생을 대신하지 않는다. 장갑을 끼면 손이 깨끗하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갑도 문손잡이와 박스와 휴대폰을 만지면 그대로 오염된다. 장갑을 낀 손도 맨손과 똑같이 관리해야 한다. 정해진 접촉 이후에는 장갑을 소독하거나 교체하고, 찢어진 장갑은 즉시 바꾼다.

27장 교차오염 그림 1

27.3 갱의와 작업복 — 바깥을 안으로 들이지 않는다

갱의는 바깥에서 묻혀 온 오염을 작업장 안으로 들이지 않기 위한 절차다. 갱의실은 단순히 옷을 갈아입는 곳이 아니라 바깥과 안을 나누는 경계다. 갱의 절차가 무너지면 아무리 공조와 청소를 잘해도 오염은 사람과 함께 걸어 들어온다.

우리 공장에서 운영해 온 제조실·충전실 출입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외부 신발을 벗어 외부 신발장에 넣는다. 외부 신발이 닿는 구역과 실내화 구역 사이에 경계선(턱이나 벤치)을 둔다.
  2. 외투와 개인 물품을 개인 사물함에 넣는다. 휴대폰, 지갑, 장신구도 함께 보관한다.
  3. 손을 씻는다.
  4. 머리카락이 빠져나오지 않게 위생모(헤어캡)를 쓴다. 귀와 잔머리까지 덮는다.
  5. 작업복을 입는다. 작업복의 바깥면이 바닥이나 몸 바깥에 닿지 않게 입는다.
  6. 마스크를 쓴다. 코까지 덮는다.
  7. 작업용 실내화나 작업화로 갈아 신는다.
  8. 전신 거울로 머리카락 노출, 작업복 상태를 확인한다.
  9. 에어샤워나 롤러(먼지 제거기)가 있으면 통과하거나 사용한다.
  10. 작업장 입구에서 손을 다시 소독하고 장갑을 착용한다.

순서에서 위생모를 작업복보다 먼저 쓰게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작업복을 먼저 입고 모자를 쓰면, 그 사이 떨어진 머리카락이 작업복 어깨와 등에 붙은 채 작업장으로 들어간다. 갱의 순서는 위에서 아래로, 오염이 많은 것에서 적은 것으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작업복도 관리 대상이다.

관리 항목운영 예시주의점
구역별 구분제조·충전실용과 포장실용 작업복을 색이나 표식으로 구분구역을 넘나들 때 작업복 교체
세탁정해진 주기로 세탁, 외부 위탁 시 위탁처 위생 확인집에서 개인 세탁 금지
보관세탁한 작업복은 덮개 있는 장에 보관갱의실 바닥에 쌓아 두지 않는다
상태찢어짐, 단추 빠짐, 보풀 확인단추와 보풀은 이물이 된다
착용 범위작업복을 입고 작업장 밖(식당·화장실·외부)으로 나가지 않는다가장 많이 어기는 규칙

마지막 항목은 현장에서 가장 자주 어기는 규칙이다. 작업복을 입은 채 담배를 피우러 나가거나, 식당에서 밥을 먹고 그대로 돌아오는 일이 반복된다. 나는 작업장 밖으로 나갈 때는 작업복을 벗어 지정된 걸이에 걸고 나가게 했고, 돌아올 때는 갱의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게 했다. 번거롭다는 불만은 늘 있었다. 그래서 갱의실 동선을 최대한 짧게 만들고, 걸이와 손 소독기를 손이 닿는 곳에 두어 규칙을 지키는 쪽이 오히려 편하게 만들었다. 지키기 어려운 규칙은 결국 무너진다. 지키기 쉬운 구조를 만드는 것이 관리자의 몫이다.

방문자도 예외가 없어야 한다. 고객사 담당자, 설비 업체 기사, 심사원 모두 같은 갱의 절차를 거친다. 고객사 임원이 바쁘다고 작업복만 걸치고 들어가게 하면, 작업자들은 그날부터 갱의 규칙을 가볍게 여긴다. 규칙은 가장 높은 사람이 지킬 때 지켜진다.

27장 교차오염 그림 2

27.4 작업장 구역과 동선 — 깨끗한 곳과 덜 깨끗한 곳을 나눈다

모든 공간을 똑같이 깨끗하게 관리할 수는 없다. 그래서 공장은 내용물이 공기에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구역을 나누고, 구역마다 관리 수준을 달리한다. 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해설서에서도 작업소의 청정도 등급을 나누어 관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쓰는 구분을 예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청정도 등급대상 작업실 예시관리 내용 예시관리 기준 예시
1등급클린벤치 등 청정도 엄격 관리 구역고성능 필터, 높은 공기 순환, 차압 관리낙하균 10개/hr 또는 부유균 20개/㎥ 수준
2등급제조실, 충전실, 칭량실, 내용물 보관소 등 내용물이 노출되는 곳필터 장착 공조, 시간당 일정 횟수 이상 공기 순환, 차압 관리낙하균 30개/hr 또는 부유균 200개/㎥ 수준
3등급포장실 등 내용물이 노출되지 않는 곳환기, 필요시 차압 관리갱의, 먼지 관리
4등급원료·자재 보관소, 일반 창고 등환기, 정리정돈일반 관리

위 수치는 해설서에서 흔히 인용되는 예시이며, 실제 관리 기준은 공장이 제품과 공정에 맞게 정하고 문서화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등급을 나누는 것 자체가 아니라, 등급이 다른 구역 사이를 사람과 물자가 어떻게 오가느냐다.

동선 관리의 원칙은 단순하다. 깨끗한 곳에서 덜 깨끗한 곳으로는 비교적 자유롭게 갈 수 있지만, 덜 깨끗한 곳에서 깨끗한 곳으로 갈 때는 반드시 정해진 절차를 거친다.

동선원칙현장에서 자주 무너지는 지점
사람갱의실을 거쳐 2등급 구역에 들어간다포장실에서 충전실로 바로 넘어가기
원료·자재외포장을 벗기고 패스박스나 반입실을 거쳐 들어간다골판지 박스째 칭량실·충전실 반입
내용물제조실에서 충전실로 닫힌 용기나 배관으로 이동한다뚜껑 없는 용기로 복도 이동
폐기물별도 동선이나 시간대로 반출한다원료 반입 통로로 쓰레기 반출
완제품포장실에서 창고로 나간다창고 지게차가 포장실 안까지 진입

골판지 박스는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 골판지는 창고와 트럭을 거치며 먼지와 곰팡이 포자를 잔뜩 품고 있고, 해충이 숨어 들어오기도 한다. 나는 용기와 캡이 담긴 골판지 박스는 반입실에서 열어 내부 비닐 포장만 플라스틱 상자에 옮겨 담아 충전실로 들여보내게 했다. 귀찮은 일이지만, 충전실 낙하균 수치는 이 절차를 시작한 뒤 눈에 띄게 내려갔다.

출입문도 동선의 일부다. 2등급 구역의 문이 열려 있으면 차압이 무너지고, 복도와 포장실의 공기가 그대로 흘러 들어온다. 지게차나 대차가 오갈 때 문을 열어 둔 채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 열림 시간이 길어지는 곳은 자동문이나 에어커튼, 이중문 구조를 검토해야 한다.

27.5 공조와 차압 — 보이지 않는 공기를 관리한다

공조는 작업장의 공기를 걸러 넣고, 순환시키고,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설비다. 공조가 제대로 돌아가면 작업장은 바깥보다 깨끗한 공기로 채워지고, 깨끗한 구역은 주변보다 압력이 높게 유지되어 바깥 공기가 들어오지 못한다. 공조가 무너지면 작업장은 바깥 공기를 빨아들이는 통로가 된다.

관리 항목의미운영 예시현장 포인트
필터공기 중 먼지·미생물 제거프리필터 → 미디엄필터 → (필요시) 고성능 필터차압계로 막힘 확인, 주기 교체
공기 순환 횟수시간당 실내 공기가 교체되는 횟수2등급 구역은 시간당 일정 횟수 이상설계값과 실제값 차이 확인
실간 차압구역 간 압력 차이2등급 > 3등급 > 복도 순으로 양압차압계 매일 확인·기록
온도작업자 쾌적성, 내용물 안정성예: 계절에 따라 일정 범위 유지너무 더우면 작업자가 마스크·모자를 벗는다
습도결로, 곰팡이, 정전기예: 일정 범위 유지여름 결로와 겨울 정전기 주의

차압은 공조 관리의 핵심이다. 충전실이 복도보다 압력이 높으면, 문을 열었을 때 공기가 충전실에서 복도로 나간다. 반대로 충전실이 더 낮으면 복도 공기가 충전실로 빨려 들어온다. 나는 2등급 구역 출입문 옆에 차압계를 달고, 작업 시작 전에 작업자가 값을 확인해 기록하게 했다. 차압이 기준보다 낮으면 문이 덜 닫혔는지, 배기가 과하게 돌고 있는지, 필터가 막혔는지를 바로 확인한다. 차압계를 달아만 두고 아무도 보지 않으면 장식품일 뿐이다.

필터는 막히면 공기량이 줄고, 공기량이 줄면 차압과 순환 횟수가 함께 떨어진다. 필터 전후 차압을 보면 막힘 정도를 알 수 있으므로, 교체 시기를 달력이 아니라 차압으로 판단하는 것이 정확하다. 필터를 교체할 때는 공조를 멈추고, 교체 후 작업장 청소와 환경 모니터링을 다시 해서 교체 과정에서 털어진 먼지가 남아 있지 않은지 확인한다.

여름철 결로는 위생관리의 숨은 적이다. 냉각수 배관, 차가운 탱크 외벽, 천장 덕트에 물방울이 맺히고, 그 물이 떨어지거나 고인 곳에서 곰팡이와 세균이 자란다. 결로가 생기는 배관은 단열하고, 습도를 관리하고, 결로가 생기기 쉬운 곳을 정해 두고 매일 확인해야 한다. 천장에서 떨어진 물 한 방울이 열린 저장 용기 안으로 들어가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27장 교차오염 그림 3

27.6 작업장 청소와 소독 — 바닥과 벽과 배수구

설비 세척은 제품이 닿는 면을 깨끗하게 하는 일이고, 작업장 청소는 제품이 닿지 않는 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일이다. 환경이 더러우면 그 오염은 결국 사람의 손과 신발과 공기를 타고 제품 접촉면으로 옮겨 간다.

대상주기 예시방법 예시주의점
바닥작업 종료 시 매일쓸기 → 세제 세척 → 물기 제거 → 소독물기를 남기지 않는다
작업대·대차작업 전후세제 닦기 → 소독제 닦기소독제 접촉 시간 지키기
문손잡이·스위치·패널매일 수회소독제로 닦기손이 가장 많이 닿는 곳
벽·창틀주 1회세제 닦기 → 소독위에서 아래로
천장·조명·덕트월 1회 또는 분기먼지 제거, 결로 흔적 확인작업이 없는 날 실시
배수구매일 확인, 주기 소독이물 제거 → 세척 → 소독 → 덮개가장 많은 세균이 사는 곳
갱의실·세면대매일세척·소독, 소모품 보충손 소독제·종이타월 떨어지지 않게

청소 순서는 위에서 아래로, 깨끗한 곳에서 더러운 곳으로가 원칙이다. 바닥을 먼저 닦고 벽을 닦으면 벽에서 떨어진 먼지가 다시 바닥에 쌓인다. 구역별로 청소 도구를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화장실 걸레가 충전실 바닥을 닦는 일이 없도록, 구역별로 도구의 색을 정해 두는 공장이 많다.

소독제는 한 가지만 계속 쓰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두 가지 이상을 정해진 주기로 바꿔 쓰는 공장이 많다. 알코올 계열은 빠르게 증발해 편하지만 포자에는 효과가 약하고, 염소 계열은 효과가 넓지만 금속을 부식시키고 냄새가 남는다. 어떤 소독제를 쓰든, 표면이 젖어 있는 시간인 접촉 시간을 지켜야 효과가 난다. 뿌리자마자 닦아 내면 소독을 한 것이 아니라 표면에 물을 뿌린 것에 가깝다.

배수구는 따로 강조하고 싶다. 충전실 배수구는 세척수와 내용물 찌꺼기가 모이는 곳이라 수계 세균이 자라기 가장 좋은 곳이다. 배수구에 고인 물에서 자란 세균은 청소할 때 튄 물방울이나 바닥 물기를 타고 퍼진다. 나는 2등급 구역에는 배수구를 최소화하고, 있는 배수구는 덮개와 트랩을 두고 매일 확인하게 했다. 미생물 사고를 조사할 때 배수구 면봉 시험에서 제품과 같은 균이 나온 경우를 여러 번 봤다.

27.7 환경 모니터링 — 깨끗한지 숫자로 확인한다

청소와 공조를 잘하고 있는지는 눈으로 판단할 수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은 숫자로 확인해야 한다. 환경 모니터링은 작업장의 공기와 표면에 미생물이 얼마나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측정해, 위생관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방법측정 대상방법 예시장단점
낙하균 측정공기 중에서 떨어지는 미생물배지를 정해진 시간 열어 두고 배양간단하고 싸다, 정량성은 낮다
부유균 측정공기 중 떠 있는 미생물공기 포집기로 일정량 공기를 흡입해 배양정량적이다, 장비가 필요하다
표면균 측정작업대, 설비 외부, 벽, 문손잡이접촉 배지(콘택트 플레이트)나 면봉청소 효과 확인에 좋다
작업자 손·장갑작업 중 손과 장갑손가락을 배지에 눌러 배양교육 효과가 크다
배수구·바닥오염 축적 위치면봉 채취 후 배양사고 조사에 유용

환경 모니터링에서 중요한 것은 측정 위치와 주기를 정해 두고 같은 조건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위치가 매번 바뀌면 숫자를 비교할 수 없다. 나는 작업장 평면도에 측정 지점을 번호로 표시하고, 매번 같은 지점에서 같은 시간대에 측정하게 했다. 작업 중 측정과 작업 후 측정을 나누어 보면, 사람의 활동이 오염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도 보인다.

기준은 두 단계로 두는 것이 좋다. 경고 기준을 넘으면 원인을 확인하고 청소를 강화하며, 조치 기준을 넘으면 작업을 멈추고 조사한다. 기준을 하나만 두면, 기준 바로 아래에서 오르내리는 경고 신호를 놓친다.

작업자 손 배양은 교육 도구로도 아주 효과적이다. 손을 씻기 전과 씻은 후, 휴대폰을 만진 후의 손가락을 배지에 찍어 배양하면, 며칠 뒤 눈으로 볼 수 있는 집락이 자란다. 백 번 말로 하는 것보다 그 배지 한 장을 보여 주는 것이 효과가 크다. 나는 신입 교육 때마다 이 실험을 했고, 그 배지 사진을 갱의실 세면대 앞에 붙여 두었다.

27.8 방충과 방서 — 벌레 한 마리가 클레임이 된다

제품 안에서 벌레가 나오면 그 클레임은 아무리 설명해도 수습이 어렵다. 소비자가 보기에 벌레는 그 공장이 더럽다는 확실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방충·방서는 해충과 쥐가 공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들어왔다면 빨리 알아차리는 일이다.

관리 항목방법 예시현장 포인트
침입 차단출입문 하부 틈 막기, 방충망, 에어커튼, 배관 관통부 밀봉하역장 문이 가장 큰 통로
유인 차단외부 조명은 곤충이 덜 모이는 등으로, 출입문 바로 위 조명 피하기밤에 문을 열면 벌레가 몰려온다
포획·감시포충등, 끈끈이 트랩, 쥐 트랩을 지도에 표시해 배치포충등은 출입문 바로 앞이 아니라 안쪽 동선에
점검정기적으로 포획 수를 세어 기록, 추세 관리갑자기 늘면 침입 경로 조사
외부 관리건물 주변 풀·적재물·쓰레기 정리외부 적재물은 쥐의 집이 된다
위탁 관리전문 방역 업체의 정기 점검, 보고서 보관약제 사용은 작업장 밖 위주로

포충등 위치는 의외로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다. 포충등을 출입문 바로 바깥이나 문 맞은편에 달면, 오히려 밖의 벌레를 안으로 불러들인다. 포충등은 바깥에서 보이지 않는 위치, 출입문을 통과한 벌레가 지나가는 안쪽 동선에 설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포충등 아래에는 제품이나 열린 자재를 두지 않는다. 포충등에 잡힌 벌레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획 기록은 숫자로 추세를 봐야 의미가 있다. 매달 같은 위치에서 잡힌 수를 기록해 두면, 계절에 따른 변화와 갑작스러운 증가를 알 수 있다. 특정 트랩에서만 포획 수가 늘었다면, 그 근처에 새로운 침입 경로가 생겼다는 신호다. 나는 하역장 문 아래 고무 패킹이 닳아 벌어진 것을 포획 기록 추세로 찾아낸 적이 있다.

27장 교차오염 그림 4

27.9 교차오염 — 사람과 물자가 옮기는 오염

교차오염은 한 제품의 원료나 내용물, 또는 오염 물질이 다른 제품에 섞여 들어가는 것이다. 설비를 통한 교차오염은 세척으로 관리하지만, 사람과 도구와 공기를 통한 교차오염은 이 장에서 다룬 위생관리로 막아야 한다.

교차오염 경로사례예방
작업자 이동향이 강한 제품을 만든 작업자가 무향 제품 충전실로 이동작업복 교체, 손 위생, 배치 순서 조정
공용 도구칭량 스쿱, 주걱, 계량컵을 여러 제품에 공용제품·원료별 전용 도구 또는 사용 후 즉시 세척·표시
공기분말 원료 칭량 시 날린 분진이 옆 작업대로 이동분말 칭량 국소 배기, 칭량 부스
동시 작업한 작업실에서 두 제품 동시 제조·충전원칙적으로 한 작업실 한 제품, 불가피하면 물리적 구획
라인 전환이전 제품 용기·라벨·내용물이 남은 채 다음 제품 시작라인 클리어런스 점검표와 서명
청소 도구다른 구역 걸레·밀대로 2등급 구역 청소구역별 색 구분
반품·부적합품회수품이나 부적합품을 작업장 안에서 개봉격리 구역에서만 취급

향은 교차오염 가운데 가장 흔하면서 가장 늦게 발견되는 문제다. 향이 강한 제품을 칭량하고 같은 저울과 작업대로 무향 제품을 칭량하면, 미량의 향이 옮겨 가 무향 제품에서 희미한 향이 난다. 기기로는 잘 잡히지 않고, 민감한 소비자가 먼저 알아차린다. 나는 향이 강한 제품과 무향·저자극 제품이 같은 날 생산될 때는 무향 제품을 먼저 만들고, 향 원료 칭량은 별도 구역과 도구를 쓰게 했다. 생산 순서만 바꿔도 막을 수 있는 교차오염이 의외로 많다.

라인 클리어런스는 교차오염을 막는 마지막 확인이다. 한 제품의 작업이 끝나고 다음 제품을 시작하기 전에, 이전 제품의 원료, 내용물, 용기, 라벨, 단상자, 기록서가 작업장에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지 확인하고 서명한다. 확인은 작업한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 좋다. 자기가 치운 자리는 자기 눈에 깨끗해 보이기 때문이다.

27.10 현장 트러블슈팅과 주의점

위생과 교차오염 관리에서 실제로 겪었거나 자주 보는 문제를 정리했다.

현상흔한 원인확인 방법예방·조치
설비 세척은 적합인데 완제품 미생물 검출작업자 손·장갑, 충전실 공기, 배수구작업자 손 배양, 낙하균, 배수구 면봉손 위생 재교육, 공조 점검, 배수구 관리
충전실 낙하균 증가필터 막힘, 차압 저하, 골판지 반입필터 차압, 실간 차압 기록필터 교체, 문 관리, 외포장 반입 금지
여름철 곰팡이 검출결로, 습도 상승천장·배관 결로 확인, 습도 기록배관 단열, 제습, 결로 지점 일상 점검
제품 내 머리카락 이물위생모 착용 불량, 갱의 순서 오류이물 형태 확인, 갱의 관찰갱의 순서 교육, 전신 거울 확인
제품 내 섬유·보풀 이물노후 작업복, 종이타월·걸레 섬유이물 재질 확인작업복 교체 주기, 저발진 소모품 사용
무향 제품에서 향 냄새칭량 도구·작업대 공용, 작업자 이동생산 순서·도구 사용 기록무향 제품 우선 생산, 향 전용 도구
벌레 이물 클레임하역장 문 틈, 포충등 위치 오류트랩 포획 추세, 침입 경로 점검문 패킹 보수, 포충등 재배치
차압계 값 미확인기록 형식만 남음기록과 실측 대조작업 시작 전 확인을 작업 지시에 포함
작업복 외출 반복동선 불편, 감독 부재현장 관찰갱의 동선 단축, 탈의 걸이 배치, 관리자 솔선
상처 있는 작업자의 충전 작업신고 시 불이익 우려면담신고 시 다른 업무 배치, 불이익 없는 문화
방문자 갱의 생략고객·임원 예외 허용방문자 출입 기록예외 없는 갱의, 방문자용 작업복 준비

표에 다 담지 못한 경험 몇 가지를 덧붙인다.

첫째, 위생 규칙은 이유를 알려 줘야 지켜진다. “장신구 금지”라고만 붙여 두면 작업자는 귀찮은 규칙으로 여긴다. 반지 아래에서 배양한 세균 사진을 보여 주고, 반지에서 떨어진 큐빅이 실제로 제품 이물 클레임이 된 사례를 이야기하면 그때부터는 스스로 지킨다. 교육은 규칙을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유를 납득하게 하는 것이다.

둘째, 위생관리는 가장 바쁜 날 무너진다. 생산이 몰린 날에는 갱의 절차를 건너뛰고, 청소를 미루고, 문을 열어 둔 채 일한다. 그리고 미생물 사고는 대개 그런 날 만든 제품에서 나온다. 나는 생산 계획을 세울 때 청소와 갱의에 필요한 시간을 작업 시간에 미리 포함시켰다. 위생에 쓸 시간이 계획에 없으면, 현장은 그 시간을 위생에서 빼서 쓴다.

셋째, 환경 모니터링 결과는 작업자와 공유해야 한다. 품질 부서만 보고 서랍에 넣어 두면 아무 변화도 생기지 않는다. 지난달 충전실 낙하균 수치가 얼마였고 이번 달은 어떤지, 어느 지점이 나빠졌는지를 작업자에게 보여 주면, 작업자가 스스로 원인을 찾아온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공장의 공기를 가장 잘 안다.

넷째, 외주 인력과 신규 인력이 들어오는 시기를 조심해야 한다. 성수기에 단기 인력이 대거 투입되면 위생 수준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 단기 인력이라도 작업장에 들어가기 전에 위생 교육과 갱의 실습을 반드시 거치게 하고, 첫 며칠은 숙련자와 짝을 지어 일하게 해야 한다.

다섯째, 설비를 바꾸거나 작업장을 고칠 때 위생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새 충전기를 들이면서 배수구 위치를 고려하지 않거나, 작업실을 넓히면서 공조 용량을 그대로 두면, 공사가 끝난 뒤 환경 수치가 나빠진다. 공사 후에는 반드시 청소와 환경 모니터링을 거쳐 기준을 만족하는지 확인한 뒤 생산을 시작한다.

27.11 정리하며

위생관리는 화려한 기술이 아니다. 손을 씻고, 순서대로 옷을 갈아입고, 문을 닫고, 차압계를 보고, 배수구를 닦고, 트랩의 벌레를 세는 일이다.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는 지루한 작업이지만, 이 반복이 멈추는 날 오염은 아무 소리 없이 제품 안으로 들어온다.

이 장의 핵심을 줄이면 이렇다. 가장 큰 오염원은 사람과 공기다. 사람은 갱의와 손 위생으로 차단하고, 공기는 공조와 차압으로 관리한다. 깨끗한 구역과 덜 깨끗한 구역을 나누고, 그 사이를 오가는 사람과 물자의 동선을 통제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환경 모니터링으로 숫자를 확인한다. 설비를 아무리 깨끗하게 씻어도, 그 설비를 만지는 손과 그 설비를 둘러싼 공기가 더러우면 제품은 깨끗할 수 없다. 나는 공장을 둘러볼 때 설비보다 먼저 사람의 손과 문과 배수구를 봤다. 위생 수준은 그곳에서 가장 정직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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