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주제: 사용기한과 개봉 후 사용기간(PAO) 설정 근거. 가속·장기 시험의 의미와 한계, 유사 처방 원용, 3년 근거 만들기, 표시 규정과 점검 대응까지 정리했습니다.
목차
몇 해 전, 오래 거래한 브랜드사에서 급한 전화가 왔다. 식약처 점검을 앞두고 있는데, 우리가 만들어 온 영양 크림의 사용기한 36개월 근거 자료를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남아 있는 것은 출시 전 가속 시험 3개월 자료와, 비슷한 기제의 다른 크림 장기 시험 자료가 전부였다. 그 제품의 장기 시험은 6개월까지 하다가 “문제없으니 됐다”는 말과 함께 멈춰 있었다.
더 마음에 걸린 것은 그다음이었다. 확인 차 그 제품의 보관용 검체를 꺼내 보니, 제조 후 2년이 조금 넘은 로트에서 향이 묵은 기름 냄새 쪽으로 변해 있었다. 색도 처음보다 노랗게 올라와 있었다. 가속 시험 3개월에서는 보이지 않던 변화였다. 처방에 들어간 식물성 오일의 산화가 실온에서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36개월이라는 날짜는 아무도 확인하지 않은 약속이었다.
그 일 뒤로 나는 사용기한을 날짜가 아니라 근거로 보게 되었다. 용기에 찍힌 “까지” 앞의 숫자 하나에는, 그 날짜까지 제품이 품질을 지킨다는 약속이 담겨 있다. 그 약속을 정하는 주체는 책임판매업자지만, 근거가 되는 자료의 대부분은 공장에서 나온다. 안정성 시험의 설계와 평가는 앞에서 다뤘다. 이 장에서는 그 결과로 사용기한과 개봉 후 사용기간을 정하는 논리, 가속 시험의 한계, 유사 처방 자료를 쓰는 기준, 공장이 사용기한을 갉아먹는 지점, 날짜 계산과 표시, 그리고 점검이 왔을 때 근거를 설명할 수 있도록 공장이 준비할 것을 정리한다.
40.1 사용기한이란 — 날짜 하나에 담긴 약속
먼저 말을 정리해 둔다. 현장에서는 유통기한, 사용기한, 개봉 후 사용기간이 섞여 쓰이지만 뜻이 다르다.
| 용어 | 뜻 | 기준 시점 | 비고 |
|---|---|---|---|
| 사용기한 | 개봉하지 않은 상태로 정해진 조건에 보관했을 때 품질이 유지되는 최종 날짜 | 제조일 | 국내 표시 용어. 화장품은 ‘유통기한’이 아니라 ‘사용기한’ |
| 개봉 후 사용기간(PAO) | 개봉한 뒤 정상적으로 사용할 때 품질과 안전이 유지되는 기간 | 개봉한 날 | 심벌(뚜껑 열린 단지 모양 + 개월 수)로 표시하기도 함 |
| 제조연월일 | 제품을 제조한 날짜 | — | 개봉 후 사용기간으로 표시할 때 함께 적음 |
| 최소 내구 기한(EU) | 적절히 보관하면 원래 기능을 유지하는 최소 날짜 | 제조일 | 30개월 이하 제품에 날짜 표시 |
사용기한은 “이날까지는 괜찮다”는 뜻이지 “이날이 지나면 바로 상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러나 표시한 이상 그 날짜 안에서는 어떤 품질 항목도 기준을 벗어나면 안 된다. 기한 안에 수거해 검사한 제품이 부적합이면, 그것은 그대로 회수와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사용기한은 “얼마나 버티는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확인했는가”로 정해야 한다.
역할도 구분해 둔다.
| 주체 | 사용기한에서 하는 일 |
|---|---|
| 책임판매업자(브랜드사) | 사용기한·개봉 후 사용기간 결정, 표시 책임, 근거 자료 보관·제출 |
| 제조업자(OEM·ODM 공장) | 안정성 시험 수행·자료 제공, 처방·공정·원료 정보 제공, 제조일·날짜 인쇄 관리, 보관용 검체 관리 |
| 개발(처방) | 처방 안정성 예측, 원료 분해 특성 정보, 유사 처방 자료 |
| 품질 | 시험 계획·판정, 근거 문서화, 변경 시 재평가 판단 |
공장이 사용기한을 직접 정하지 않더라도, 근거를 만들고 지키는 일은 공장의 몫이다. 공장이 준 자료로 정한 날짜라면, 그 자료가 버티지 못할 때 함께 곤란해진다.
40.2 표시 규정 — 국내와 수출
국내에서는 화장품의 1차 또는 2차 포장에 “사용기한” 또는 “개봉 후 사용기간”을 적어야 한다. 개봉 후 사용기간으로 표시할 때는 제조연월일을 함께 적는다. 사용기한은 “사용기한 2029.10.07” 또는 “2029.10.07까지”처럼, 개봉 후 사용기간은 “개봉 후 사용기간 12개월”처럼 적거나 심벌과 개월 수로 나타낸다. 소용량이나 견본품은 기재 사항이 줄어드는 예외가 있다. 세부 표시 방법과 예외 범위는 화장품법 시행규칙과 관련 고시의 원문을 확인한다.
수출 제품은 나라마다 규칙이 다르다. 공장 입장에서 자주 부딪히는 것만 정리한다.
| 지역 | 기본 규칙(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 | 공장에서 챙길 것 |
|---|---|---|
| 국내 | 사용기한 또는 개봉 후 사용기간(+제조연월일) | 날짜 형식, 제조번호와 날짜 일치 |
| EU | 최소 내구 기한이 30개월 이하면 날짜(모래시계 기호 또는 “best before” 문구) 표시. 30개월을 넘으면 날짜 대신 개봉 후 사용기간 심벌 표시. 개봉 개념이 없는 제품(일회용, 에어로졸 등)은 개봉 후 사용기간 생략 가능 | 30개월 경계, 심벌 개월 수, 안전성 평가 보고서(제품 정보 파일)의 안정성 근거 |
| 중국 | 생산일자와 사용기한(보증기간) 또는 사용기한 날짜 표시 | 중문 표시 형식, 등록 자료의 안정성 근거 |
| 미국 | 일반 화장품은 사용기한 표시 의무가 일반적으로 없음. 선크림 등 일반의약품(OTC)으로 분류되는 제품은 별도 요건 | 제품 분류 확인, OTC 해당 시 안정성 자료 요건 |
EU의 30개월 경계는 생각보다 자주 문제가 된다. 국내에서 사용기한 24개월로 파는 제품을 EU로 보내면, 30개월 이하이므로 날짜를 표시해야 한다. 36개월로 정한 제품이라면 날짜 대신 개봉 후 사용기간 심벌이 들어간다. 같은 내용물이라도 수출국에 따라 인쇄 방식이 달라지므로, 수출 사양서에 표시 방식을 반드시 적게 한다. 각국 규정은 개정이 잦으니 표에 적은 내용은 출발점으로만 쓰고, 실제 표시는 해당국 규정 원문과 현지 책임자의 확인을 거친다.
40.3 사용기한은 무엇으로 정하는가 — 근거의 종류
사용기한은 한 가지 시험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여러 근거를 겹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항목이 버티는 기간 안쪽으로 정한다.
| 근거 | 무엇을 보여 주는가 | 한계 |
|---|---|---|
| 장기 보존 시험(실온, 예: 25℃/60%RH) | 실제 보관 조건에서 실제 기간 동안의 변화 | 결과가 나오기까지 기한만큼 걸림 |
| 가속 시험(예: 40℃/75%RH, 6개월) | 화학적 변화의 속도를 앞당겨 미리 봄 | 물리적 변화·저온 변화는 예측 못 함 |
| 저온·온도 사이클 시험 | 석출, 결정화, 유화 파괴, 동결 해동 | 기간 예측보다는 버티는지 여부 확인 |
| 원료 분해 특성 | 비타민 C·레티놀·식물성 오일 등 분해 원료의 속도 | 처방 안에서는 속도가 달라짐 |
| 용기 상용성 | 수분 손실, 흡착, 용출, 변형 | 실제 용기·실제 충전량으로 해야 의미 |
| 방부력 시험 결과 | 미생물을 이겨 내는 능력과 그 유지 | 기한 말기 시료로 다시 확인해야 함 |
| 기능성 성분 함량 | 표시한 기능 성분이 기한 끝까지 기준 이상인지 | 분석법 편차를 고려해야 함 |
| 유사 처방 자료 | 같은 계열 제품의 실제 경과 | 조건이 같을 때만 원용 가능 |
판정 항목은 외관, 색, 향, 점도, pH, 사용감, 미생물, 기능성 함량, 용기 상태와 감량 정도다. 사용감 변화는 표준 견본과 비교하는 관능 평가로 본다. 어느 항목 하나라도 기준을 벗어나는 시점이 오면, 사용기한은 그 앞에서 끝나야 한다.
관행적으로 많은 제품이 30~36개월로 정해진다. 그러나 관행은 근거가 아니다. 비타민 C 유도체가 많이 들어간 세럼, 식물성 오일 비중이 높은 크림, 천연 향료를 쓴 제품, 방부 시스템을 줄인 제품은 같은 날짜를 그대로 따라가면 안 된다. 장 첫머리의 크림도 “다들 3년 하니까” 정한 날짜였다.
40.4 가속 시험으로 기한을 말할 수 있는가 — 40℃ 3개월 경험칙과 한계

출시 일정은 장기 시험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36개월 사용기한을 장기 시험 36개월로 확인하고 출시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가속 시험 결과로 사용기한을 정해 출시하고, 장기 시험을 계속 이어 가며 사후에 확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 방식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가속 시험이 말해 주는 것과 말해 주지 못하는 것을 구분하지 않는 데서 생긴다.
현장에서 흔히 듣는 말이 “40℃ 3개월이면 실온 1년”이다. 이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부터 짚고 가자.
우유는 냉장고보다 실온에서 빨리 상한다. 화장품 속 성분도 마찬가지로, 따뜻할수록 분해와 산화가 빨라진다. 온도가 10℃ 오를 때 그 변화가 몇 배 빨라지는지를 나타낸 값을 “10℃당 반응 속도 배수”라고 하고, 전문 용어로는 Q10이라고 부른다. 배수가 2배인 성분이라면, 25℃에서 12개월 걸릴 변화가 35℃에서는 6개월, 45℃에서는 3개월 만에 일어난다. 40℃는 25℃보다 15℃ 높으므로, 10℃만큼의 2배에 남은 5℃만큼의 약 1.4배가 더해져 약 2.8배 빠르다. 그래서 40℃에 6개월 두면 25℃에 약 17개월 둔 것과 비슷한 화학 변화가 생긴다고 계산한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것이 있다. 이 배수는 시험 온도가 아니라 제품의 성질이다. 아래 표의 세 줄은 모두 똑같이 40℃에서 보관한 것이고, 차이는 그 제품이 온도에 얼마나 민감한가다. 배수는 성분과 처방마다 다르고 미리 알 수 없다. 보통 2~3배 사이로 보기 때문에, 몇 가지 경우를 가정해서 계산한다.
| 제품의 온도 민감도(10℃ 오를 때 몇 배 빨라지는가) | 40℃ 1개월 ≈ 실온 | 40℃ 3개월 ≈ 실온 | 40℃ 6개월 ≈ 실온 |
|---|---|---|---|
| 2배(덜 민감) | 약 2.8개월 | 약 8.5개월 | 약 17개월 |
| 2.5배(중간) | 약 4개월 | 약 12개월 | 약 24개월 |
| 3배(민감) | 약 5.2개월 | 약 15.6개월 | 약 31개월 |
표의 숫자는 “그때 망가진다”는 뜻이 아니다. 40℃에서 그 기간 동안 변화가 없었을 때, 실온에서 적어도 그만큼은 변화가 없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시험이 증명해 주는 범위다.
온도에 민감한 제품이 오히려 더 긴 기간으로 나오는 것도 처음 보면 이상하다. 열쇠는 40℃가 그 제품에게 얼마나 가혹한 시험이었느냐다. 온도에 민감한 제품(3배)에게 40℃는 실온보다 약 5.2배 빨리 늙게 만드는 가혹한 조건이다. 그 조건에서 6개월을 변화 없이 버텼다면 실온에서는 약 31개월 동안 변화가 없을 것으로 계산된다. 덜 민감한 제품(2배)에게 40℃는 실온보다 약 2.8배 빠를 뿐인 덜 가혹한 조건이어서, 같은 6개월을 버텨도 약 17개월만 증명된다.
문제는 우리 제품이 어느 쪽인지 모른다는 점이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낙관적인 값이 아니라 짧은 쪽, 즉 2배를 가정한 값을 기준으로 본다. 가속 6개월에서 변화가 없었다면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약 1년 반이다. “3개월이면 1년”은 배수를 2.5배쯤으로 가정한 셈이고, 배수가 2배인 제품이라면 3개월은 8개월 남짓밖에 말해 주지 않는다. 이 계산은 하나의 화학 분해 반응이 온도에 따라 규칙적으로 빨라질 때만 성립한다. 화장품에서 품질을 무너뜨리는 변화는 그렇게 얌전하지 않다.
| 변화 | 가속 시험이 잘 맞는가 | 이유 |
|---|---|---|
| 활성 성분 가수분해·산화 | 비교적 맞음 | 온도에 따라 속도가 규칙적으로 빨라지는 화학 반응 |
| 식물성 오일 산패·향 변취 | 일부만 맞음 | 산소·빛·금속 이온 영향이 크고, 고온에서 반응 경로가 달라짐 |
| 유화 합일·분리 | 잘 안 맞음 | 고온에서 점도가 떨어지고 유화제 거동이 바뀌어, 실온에서 일어나지 않는 분리가 생기거나 반대로 실온 문제를 못 봄 |
| 왁스·고급 알코올 결정 변화 | 안 맞음 | 결정 구조 변화는 온도에 따라 방향이 다름 |
| 저온 석출·탁도 | 반대 방향 | 저온에서 생기는 문제는 고온 시험으로 볼 수 없음 |
| 점도 변화(고분자 증점) | 잘 안 맞음 | 고온에서 고분자 구조가 다르게 변함 |
| 용기를 통한 수분 손실 | 일부만 맞음 | 온도뿐 아니라 습도·재질 투과도에 좌우 |
| 방부력 저하 | 잘 안 맞음 | 방부제가 유상·용기로 옮겨 가는 속도는 단순 비례가 아님 |
그래서 가속 시험으로 정한 사용기한은 잠정 기한이다. 가속 시험은 “이 기간 동안 화학적으로 크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줄 뿐, 유화와 결정과 저온과 미생물 쪽은 따로 확인해야 한다. 내가 쓰는 원칙은 이렇다.
- 가속 시험 결과로 정한 기한은 문서에 “가속 시험 근거 잠정 기한”이라고 적는다.
- 저온, 온도 사이클 시험을 반드시 함께 한다. 가속 시험이 못 보는 물리적 변화를 여기서 본다.
- 장기 시험은 설정한 사용기한까지, 가능하면 그 뒤 몇 개월까지 끝까지 한다. 6개월에 멈추면 확증이 아니다.
- 장기 시험 중 어느 시점에서 기준을 벗어나는 추세가 보이면, 기한 단축을 검토하고 책임판매업자에게 바로 알린다.
- 장기 시험이 사용기한까지 끝나면 “장기 시험으로 확증”으로 문서 상태를 바꾼다.
가속 시험에서 문제가 없었다는 것은 “실온에서 3년 괜찮다”는 증거가 아니라 “실온 장기 시험을 해 볼 만하다”는 출발 신호에 가깝다. 장 첫머리의 크림은 가속 3개월에서 멀쩡했지만, 실온 2년에서 향이 무너졌다. 식물성 오일의 느린 산화는 고온에서 짧게 보는 시험으로는 잡히지 않았다.
40.5 유사 처방 자료 원용 — 어디까지 같다고 볼 것인가
모든 제품마다 장기 시험을 처음부터 다 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같은 계열의 제품에서 이미 확인된 자료를 근거로 쓰는 일이 많다. 이것을 원용이라고 한다. 원용은 정당한 방법이지만, 무엇이 같아야 같다고 볼 수 있는지 기준이 있어야 한다.
| 비교 항목 | 같다고 볼 수 있는 조건(예) | 원용하면 안 되는 차이(예) |
|---|---|---|
| 기제 | 같은 유화 형태, 같은 유화제 계열, 비슷한 유상 비율 | 수중유형과 유중수형, 유화제 계열 변경 |
| 분해 성분 | 분해 성분이 없거나, 같은 성분을 같은 함량 이하로 | 비타민 C·레티놀·식물성 오일 추가·증량 |
| 방부 시스템 | 같은 방부제, 같은 함량 | 방부제 변경·감량, 무방부 설계 |
| pH | 같은 범위 | 범위가 크게 다름 |
| 향·색 | 향료·색소만 바뀌고 함량이 낮음(색·향 항목은 따로 확인) | 천연 향료·천연 색소로 변경 |
| 용기 | 같은 재질, 같은 형태 | 유리→플라스틱, 단지→튜브, 펌프→단지 |
| 공정 | 같은 설비 계열, 같은 공정 | 공정·설비 크게 변경 |
원용할 때는 어느 제품의 어떤 자료를 왜 원용하는지 문서로 남긴다. “비슷하다”가 아니라 “기제·방부·용기가 같고, 바뀐 것은 향료 0.2%뿐이므로 색·향만 추가 확인한다”처럼 차이를 적고, 차이가 영향을 줄 수 있는 항목은 따로 시험한다. 그리고 원용한 제품도 양산 첫 로트부터는 장기 시험에 넣는다. 원용은 시작할 때 쓰는 근거이지, 영원히 대신하는 근거가 아니다.
중소 브랜드사는 공장의 유사 처방 자료와 “3년이 관행”이라는 말에 기대어 사용기한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공장도 바쁘다는 이유로 장기 시험을 중간에 멈추곤 한다. 그렇게 정한 날짜는 평소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가, 점검이나 클레임이 왔을 때 근거를 설명할 수 없는 날짜가 된다. 원용의 근거를 문서로 남겨 두는 것만으로도, 그 순간에 설명할 말이 생긴다.
40.6 개봉 후 사용기간(PAO) — 뚜껑을 연 뒤의 시간
개봉 후 사용기간은 개봉하지 않은 상태의 사용기한과 성격이 다르다. 개봉하는 순간부터 공기, 빛, 손가락, 물기가 제품 안으로 들어온다. 그래서 개봉 후 사용기간의 근거는 두 갈래다. 하나는 미생물을 이겨 내는 힘, 즉 방부력이고, 다른 하나는 사용 중 변화, 즉 개봉 후 안정성이다.
방부력 시험의 방법과 판정 기준은 앞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여기서는 그 결과를 개봉 후 사용기간에 어떻게 쓰는지만 정리한다. 방부력 시험에서 기준을 충족했다는 것은 개봉 후 사용기간을 정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기준을 겨우 충족했거나 곰팡이 감소가 느리다면, 개봉 후 사용기간을 짧게 잡거나 용기 형태를 바꾸는 것을 검토한다. 또 방부력은 시간이 지나며 떨어질 수 있으므로, 개봉 후 사용기간을 길게 표시할수록 장기 보관 말기 시료의 방부력 확인이 중요해진다.
개봉 후 안정성 시험은 실제 사용을 흉내 낸다. 제품을 개봉해 정해진 횟수로 열고 닫으며 덜어 쓰고, 실온에 두면서 시점별로 외관, 향, 점도, pH, 미생물, 용기 상태를 본다. 세부 조건은 식약처 안정성 시험 가이드라인 등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출발점으로 정하되, 원문을 확인하고 제품 특성에 맞게 계획한다.
| 용기 형태 | 오염·변화 위험 | 개봉 후 사용기간 경향(예) |
|---|---|---|
| 단지(손가락으로 덜어 씀) | 높음 | 짧게(예: 6~12개월) |
| 튜브 | 중간 | 중간(예: 12개월) |
| 펌프 | 낮음~중간(역류 여부에 따라) | 중간~길게(예: 12~24개월) |
| 에어리스 | 낮음 | 길게 가능 |
| 스포이드 | 중간(스포이드가 피부·손에 닿음) | 중간(예: 6~12개월) |
| 일회용·앰플 개별 포장 | 개봉 후 개념 없음 | 개봉 후 사용기간 생략 가능(규정 확인) |
표의 개월 수는 출발점으로 쓰는 예시일 뿐이다. 실제 개봉 후 사용기간은 방부력 결과와 개봉 후 안정성 결과로 정한다. 한 가지 덧붙이면, 개봉 후 사용기간이 사용기한을 넘어설 수는 없다. 사용기한 말기에 개봉한 제품도 표시한 개봉 후 사용기간 안에서 품질이 유지돼야 하므로, 개봉 후 사용기간 근거는 가능하면 보관 기간이 지난 시료로도 확인한다.
40.7 기한 끝까지 지켜야 할 것 — 말기 품질
사용기한을 정할 때 가장 놓치기 쉬운 것은 “말기”다. 출하할 때의 품질이 아니라, 사용기한 마지막 날의 품질이 기준 안이어야 한다.
| 항목 | 말기에 흔히 생기는 변화 | 확인 방법 |
|---|---|---|
| 기능성 성분 함량 | 분해로 서서히 감소 | 시점별 정량, 감소 추세로 말기 함량 예측 |
| 방부제 함량·방부력 | 유상·용기로 이동, 분해 | 시점별 방부제 정량, 말기 시료 방부력 |
| 향 | 휘발, 산화로 변취 | 표준 견본 대비 관능 |
| 색 | 산화·빛에 의한 변색 | 색차계, 표준 견본 대비 |
| 점도·사용감 | 고분자 변화, 유화 구조 변화 | 점도, 관능 |
| pH | 성분 분해로 이동 | pH 추세 |
| 내용량 | 용기 투과로 수분 손실 | 감량 측정(무게) |
| 용기 | 변형, 변색, 펌프 작동 불량 | 외관, 작동 확인 |
기능성 화장품은 말기 함량이 특히 중요하다. 고시형 성분은 표시량의 일정 비율 이상이 기한 끝까지 유지돼야 한다. 출하할 때 겨우 기준 근처였다면, 시간이 지나며 분해가 조금만 진행돼도 기한 안에 기준 아래로 떨어진다. 그래서 분해 성분이 들어간 기능성 제품은 출하 함량만 볼 것이 아니라, 장기 시험의 감소 추세로 말기 함량을 예측해 사용기한을 정한다. 감소가 빠르다면 기한을 짧게 잡거나 처방과 용기를 다시 검토해야지, 출하 함량을 임의로 높여 버티는 방식은 써서는 안 된다.
내용량도 말기에 문제가 된다. 플라스틱 튜브나 얇은 용기는 수분이 천천히 빠져나간다. 출하할 때 표시량을 충족했어도 2~3년 뒤 표시량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용기 투과가 큰 제품은 장기 시험에서 무게 감소를 함께 기록하고, 필요하면 충전량 관리 기준에 반영한다.
40.8 공장이 사용기한을 갉아먹는 지점 — 제조일·내용물 보관·원료·리워크
사용기한은 제조일부터 센다. 그런데 공장 안에서 제품이 실제로 나이를 먹기 시작하는 시점과 날짜가 찍히는 시점이 다를 수 있다. 이 차이를 관리하지 않으면, 같은 사용기한을 찍은 제품이 실제로는 더 늙은 상태로 시장에 나간다.
| 지점 | 무엇이 문제인가 | 공장의 관리 기준(예) |
|---|---|---|
| 제조일 정의 | 내용물 제조일과 충전일 중 무엇을 제조일로 보는지 회사마다 다름 | 사내 기준으로 정의하고 문서화. 내용물 보관이 길면 내용물 제조일 기준 권장 |
| 내용물(벌크) 보관 기간 | 충전 전 보관이 길어지면 실제 경과 시간이 길어짐 | 내용물 보관 최대 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을 넘으면 재시험 후 판정 |
| 원료 사용기한 |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원료로 만든 제품 | 원료 잔여 기한 기준(예: 완제품 기한과 연결해 판단), 분해 원료는 엄격히 |
| 리워크(재작업) | 이전 로트 내용물을 섞으면 일부는 더 오래됨 | 섞인 내용물 중 가장 이른 제조일을 기준으로 기한 산정 |
| 창고·보관 온도 | 여름철 고온 창고에 오래 두면 가속 시험처럼 늙음 | 창고 온도 기록, 고온 구역 장기 보관 금지 |
| 출고 지연 | 완제품 재고가 오래 머묾 | 출고 시 잔여 기한 확인, 선입선출 |
내용물 보관 기간은 특히 중요하다. 내용물을 만들어 두고 충전을 몇 주, 몇 달 미루는 일이 생산 현장에서는 드물지 않다. 그런데 충전일을 제조일로 찍으면, 석 달 묵은 내용물이 갓 만든 제품의 날짜를 단다. 나는 내용물 보관 최대 기간을 제품군별로 정해 두고, 그 기간 안의 보관은 장기 시험 자료로 뒷받침되게 했다. 그 기간을 넘긴 내용물은 다시 시험해 판정하고, 판정 결과와 상관없이 사용기한을 내용물 제조일 기준으로 계산하게 했다.
리워크도 같은 논리다. 이전 로트 내용물을 일부 섞어 다시 충전하면, 섞인 것 중 가장 오래된 내용물의 나이가 그 제품의 나이다. 날짜를 새로 찍으면 안 된다.
40.9 날짜 계산과 인쇄 규칙 — 숫자 하나를 틀리지 않게
사용기한 날짜는 단순한 덧셈 같지만, 규칙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사람마다 다르게 계산한다. 계산 규칙을 사내 기준으로 정해 두어야 한다.
| 항목 | 정할 것 | 예시 |
|---|---|---|
| 기준일 | 무엇을 제조일로 보는가 | 내용물 제조일 또는 충전일(사내 정의) |
| 기간 계산 | 개월 단위 계산 방법 | 제조일 2026.10.08, 36개월 → 2029.10.07(하루 전날)로 할지 2029.10.08로 할지 하나로 통일 |
| 월말 처리 | 해당 월에 같은 날이 없을 때 | 2026.08.31 + 6개월 → 2027.02.28(그달 말일) |
| 표시 단위 | 일까지 쓸지, 월까지 쓸지 | 월까지만 쓸 때는 그 월의 어느 날로 볼지 정함 |
| 수출 형식 | 나라별 날짜 순서와 기호 | 연·월·일 순서, 기호 표시 방식은 수출 사양서대로 |
| 제조번호 연결 | 제조번호와 날짜가 서로 맞는지 | 제조번호 체계에 제조일 포함 시 교차 확인 |
계산은 사람이 그때그때 하지 않고, 제품 기준 정보에 사용기한 개월 수를 등록해 두고 시스템이나 정해진 계산표로 산출한다. 작업 시작 전에 인쇄 설정값을 두 사람이 확인하고, 첫 제품의 인쇄 날짜를 작업 지시서와 대조해 기록한다. 인쇄 누락, 번짐, 오기 같은 표시 사고 관리는 표시를 다루면서 정리했으니, 여기서는 날짜 계산의 기준을 하나로 정하는 것만 강조한다. 같은 공장 안에서 라인마다 계산이 하루씩 다르면, 그것만으로도 점검에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40.10 식약처 점검과 OEM 공장의 준비 — 근거를 설명할 수 있는가
사용기한은 점검에서 자주 묻는 항목이다. 묻는 것은 결국 하나다. “이 날짜는 무엇으로 정했는가.” 근거를 보여 주지 못하면 날짜가 아무리 관행적이어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 위험 | 내용(일반적으로 알려진 사례·원칙) | 비고 |
|---|---|---|
| 사용기한 미기재 | 표시 의무 위반. 판매업무정지 처분이 보도된 사례가 있음(예: 15일) | 처분 기준은 원문 확인 |
| 사용기한 거짓 기재 | 사실과 다른 날짜 표시. 더 무거운 처분이 보도된 사례가 있음(예: 1개월) | 처분 기준은 원문 확인 |
| 기한 내 수거검사 부적합 | 기한 안의 제품이 품질 기준 부적합 → 회수, 행정처분 대상 | 근거가 약한 기한일수록 위험 |
| 근거 자료 미비 | 사용기한 설정 근거를 제시하지 못함 → 품질관리 소홀로 지적, 보완 요구 가능 | 적용 조항은 원문 확인 |
처분 기간은 보도된 사례로 든 것이고, 실제 처분은 위반 내용과 횟수에 따라 달라진다. 정확한 기준은 화장품법 시행규칙의 행정처분 기준 원문을 확인한다.
책임 주체는 책임판매업자다. 그러나 점검을 받은 브랜드사가 가장 먼저 전화하는 곳은 공장이다. 장 첫머리의 전화처럼, 그때 자료가 없으면 공장도 신뢰를 잃는다. 그래서 OEM 공장은 평소에 다음을 준비해 둔다.
- 제품별 안정성 파일: 처방 번호, 시험 계획, 시점별 결과, 판정, 사용기한 결정 근거를 한 묶음으로 둔다.
- 근거 상태 표시: 각 제품의 사용기한이 “가속 근거 잠정”인지 “장기 확증”인지 “유사 처방 원용”인지 적어 둔다.
- 원용 근거 문서: 원용한 제품, 같은 점과 다른 점, 추가로 확인한 항목을 문서로 남긴다.
- 장기 시험 진행표: 진행 중인 장기 시험의 다음 시점과 결과 등록 여부를 한눈에 보는 표를 둔다. 멈춘 시험이 없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한다.
- 변경 이력 연결: 원료, 처방, 용기, 공정이 바뀌었을 때 사용기한 재평가 여부를 판단한 기록을 둔다.
- 계약서의 자료 책임: 안정성 시험을 누가 하고, 누가 자료를 보관하며, 장기 시험을 언제까지 이어 갈지 계약이나 품질 협정서에 적는다.
특히 마지막 항목이 중요하다. “공장이 해 주는 줄 알았다”와 “브랜드사가 하는 줄 알았다”가 만나면, 아무도 하지 않은 장기 시험이 남는다. 개발 단계에서 시험 책임을 정해 두면, 점검 때 서로를 탓할 일이 없다.
40.11 최소 근거 세트와 사용기한 설정 기준서
사용기한 근거를 제품마다 다르게 즉흥적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회사 안에 최소 기준을 정해 두는 것이 좋다. 내가 공장에서 쓰던 최소 근거 세트는 다음과 같다.
| 근거 | 최소 기준(예) | 목적 |
|---|---|---|
| 가속 시험 | 3로트(시험 로트 포함), 40℃/75%RH 6개월 | 잠정 기한 설정 |
| 저온·온도 사이클 | 저온 보관, 정해진 횟수의 사이클 | 석출·분리·결정 변화 확인 |
| 장기 시험 | 실온 조건, 설정한 사용기한까지 끝까지 | 기한 확증 |
| 양산 첫 로트 | 양산 첫 로트를 장기 시험에 추가 | 양산 공정 반영 |
| 기능성 성분 함량 | 시점별 정량, 말기 함량 예측 | 표시 기능 유지 확인 |
| 방부력·개봉 후 | 개봉 후 사용기간 표시 제품은 방부력 결과와 개봉 후 안정성 | 개봉 후 사용기간 근거 |
| 실제 용기 | 실제 판매 용기·실제 충전량 | 용기 상용성·감량 반영 |
식약처 안정성 시험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시험 종류와 조건, 로트 수, 기간은 이 표를 정할 때의 출발점이 된다. 가이드라인 원문을 확인해 사내 기준과 차이가 없게 맞춘다.
이 기준을 문서로 만든 것이 사용기한 설정 기준서다. 기준서에는 적어도 다음이 들어가야 한다.
- 목적과 적용 범위(제품군, 수출품 포함 여부)
- 용어 정의(사용기한, 개봉 후 사용기간, 제조일)
- 근거 종류와 최소 근거 세트
- 가속 시험 결과로 잠정 기한을 정하는 방법과 한계
- 유사 처방 원용 조건과 문서화 방법
- 개봉 후 사용기간 설정 방법
- 장기 시험 확증과 기한 변경(단축·연장) 절차
- 변경 관리 시 사용기한 재평가 기준
- 날짜 계산 규칙과 표시 방법
- 책임 구분(책임판매업자·제조업자)과 자료 보관
연장도 절차가 있어야 한다. 처음에 24개월로 정했다가 장기 시험 36개월 결과가 좋아 늘리고 싶을 때, 장기 자료가 기한을 넘어서 확인되었는지, 여러 로트에서 같은 결과인지, 표시를 바꾸는 시점은 언제인지를 기준서에 따라 판단한다. 단축은 더 빨라야 한다. 장기 시험에서 기준을 벗어나는 추세가 보이면 이미 시장에 있는 로트까지 영향을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40.12 3년 사용기한 근거 만들기 — 출시 전과 출시 후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3년을 보증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다. 답부터 말하면, 3년을 출시 전에 다 확인하고 정할 수는 없다. 출시 전에는 가속 시험, 저온·사이클 시험, 유사 처방 실적으로 36개월을 잠정 설정하고, 출시 뒤 실온 장기 시험을 36개월까지 이어 가 그 날짜를 확증한다. 3년 보증은 이 두 단계를 모두 거쳐야 완성된다.
출시 전 6개월 동안 갖출 근거는 다음과 같다.
| 시험 | 조건(예) | 확인 시점 | 목적 |
|---|---|---|---|
| 가속 | 40℃/75%RH | 0·1·2·3·6개월 | 화학적 분해 예측 |
| 장기(출시 전 시작) | 25℃/60%RH | 0·3·6개월, 이후 계속 | 실온 실제 변화 |
| 저온 | 5℃(필요 시 영하 조건 추가) | 0·1·3·6개월 | 석출·결정·분리 |
| 온도 사이클 | 저온과 고온을 24시간씩 교대, 수 주 | 종료 시 | 물류·계절 변화 |
| 광 | 투명 용기일 때 | 단기 | 변색·향 변화 |
| 방부력 | 초기 | 1회 | 미생물 저항 |
| 기능성 함량 | 해당 제품만 | 각 시점 | 말기 함량 예측 |
시료는 3로트로 하고, 그중 1로트 이상은 양산 규모로 만든다. 시험은 실제 판매 용기에 실제 충전량으로 한다. 판정 기준은 시험을 시작하기 전에 정해 둔다. 외관·색·향은 표준 견본과 동등, pH는 초기값 ±0.5 이내, 점도는 초기값 대비 정한 범위 이내, 기능성 성분은 말기에도 표시량의 90% 이상, 미생물은 기준 이내, 감량은 정한 범위 이내 같은 식이다. 숫자는 처방에 맞게 조정하되, 결과를 본 뒤에 기준을 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다음이 판단이다. 앞에서 본 환산표대로라면 가속 6개월에 변화가 없어도 실온으로는 대략 17개월에서 31개월 사이를 말해 줄 뿐이다. 온도에 민감한 제품이라고 가정해야 겨우 31개월이 나오고, 우리 제품의 민감도를 모르니 실무에서는 짧은 쪽인 약 17개월을 안전한 근거로 본다. 가속 6개월만으로 36개월을 주장하기는 빠듯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36개월을 잠정 설정하려면 세 가지가 함께 있어야 설명이 된다.
- 가속 6개월 동안 유의한 변화가 없다.
- 저온·사이클 시험을 통과했다. 가속 시험이 보지 못하는 물리적 변화를 여기서 확인한다.
- 기제, 방부 시스템, 용기, pH가 같은 유사 처방의 장기 36개월 실제 자료가 있고, 다른 점을 문서로 남겼다.
세 번째 근거가 없다면 나는 24개월로 출시하고, 장기 시험 결과가 쌓인 뒤 36개월로 연장하는 쪽을 권한다. 처음부터 길게 잡았다가 줄이는 것보다, 짧게 잡았다가 근거를 갖춰 늘리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출시 뒤에는 장기 시험으로 확증한다.
| 시점 | 할 일 |
|---|---|
| 출시 직후 | 양산 첫 로트를 장기 시험에 추가 |
| 12개월 | 추세 검토, 변화가 커지는 항목이 있으면 기한 단축 검토·책임판매업자에 통보 |
| 24개월 | 추세 재검토, 기능성 함량 말기 예측 갱신 |
| 36개월 | 전 항목 확인, 기능성 함량·방부력 재확인, 문서 상태를 “잠정”에서 “장기 확증”으로 변경 |
| 39개월 전후(가능하면) | 기한을 넘긴 시점까지 확인해 여유 확인 |
다음 처방은 관행대로 3년을 따라가지 않는다. 비타민 C나 레티놀 같은 분해 성분이 들어간 처방, 식물성 오일 비중이 높은 처방, 천연 향료나 천연 색소를 쓴 처방, 방부 시스템을 줄이거나 빼 버린 처방, 수분이 잘 빠지는 튜브나 얇은 용기를 쓰는 제품이다. 이런 제품은 장기 시험에서 실제로 확인한 기간으로만 기한을 정한다. 장 첫머리의 크림도 식물성 오일 비중이 높은 처방이었다.
마지막으로 문서다. 시험 계획서와 판정 기준, 시점별 결과, 유사 처방 원용 근거서, 근거 상태(잠정·확증)를 적은 사용기한 결정서, 장기 시험 진행표가 한 묶음으로 있어야 한다. 점검에서 “이 3년은 무엇으로 정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이 묶음을 펼치면 된다. 시험 종류와 조건, 로트 수의 기준은 식약처 화장품 안정성시험 가이드라인 원문을 확인해 맞춘다.
40.13 현장 트러블슈팅과 주의점
| 현상 | 흔한 원인 | 확인 방법 | 예방·조치 |
|---|---|---|---|
| 점검에서 사용기한 근거 요청에 답 못 함 | 장기 시험 중단, 원용 근거 미문서화 | 제품별 안정성 파일 | 근거 상태 표시, 장기 시험 진행표 |
| 가속 시험은 괜찮았는데 실온 2년차 변취·변색 | 식물성 오일 느린 산화, 가속 한계 | 보관용 검체, 장기 시험 | 장기 시험 끝까지, 분해 원료 제품 기한 보수적 설정 |
| 기한 안 수거검사 기능성 함량 미달 | 출하 함량 여유 부족, 분해 | 장기 함량 추세 | 말기 함량 예측으로 기한 설정 |
| 기한 안 내용량 부족 | 용기 투과 수분 손실 | 장기 감량 기록 | 용기 재질 검토, 감량 반영 충전 기준 |
| 겨울 물류 뒤 탁도·석출 | 저온 시험 생략 | 저온·사이클 결과 | 저온·사이클 필수화 |
| 개봉 후 곰팡이 클레임 | 개봉 후 사용기간 과다, 단지 용기 | 방부력 결과, 개봉 후 시험 | 용기 형태별 개봉 후 사용기간 재검토 |
| 같은 제품 라인마다 날짜가 하루 다름 | 계산 규칙 미통일 | 인쇄 기록 | 계산 규칙 기준서화, 시스템 산출 |
| 오래 묵은 내용물에 새 날짜 | 충전일 기준, 보관 기간 관리 없음 | 내용물 제조 기록 | 내용물 보관 최대 기간, 내용물 제조일 기준 |
| 리워크 제품 기한 오류 | 섞인 내용물 중 이른 날짜 무시 | 리워크 기록 | 가장 이른 제조일 기준 |
| EU 수출품 표시 방식 오류 | 30개월 경계 미확인 | 수출 사양서 | 수출 사양서에 표시 방식 명기 |
| 원료 변경 뒤 기한 그대로 | 변경 시 재평가 생략 | 변경 이력 | 변경 관리에 사용기한 재평가 포함 |
표에 다 담지 못한 경험 몇 가지를 덧붙인다.
첫째, 사용기한은 관행이 아니라 근거로 정한다. “다들 3년 하니까”는 설명이 아니다. 같은 3년이라도 근거가 문서로 있는 3년과 없는 3년은 점검과 클레임 앞에서 전혀 다르다.
둘째, 가속 시험은 출발 신호일 뿐이다. 40℃에서 괜찮았다는 것은 화학적으로 크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예측이지, 실온에서 3년 괜찮다는 증거가 아니다. 가속 근거 기한에는 반드시 “잠정”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장기 시험으로 그 꼬리표를 떼어 낸다.
셋째, 멈춘 장기 시험이 가장 위험하다. 처음 몇 달 괜찮으면 사람들은 시험을 잊는다. 그러나 장 첫머리의 크림처럼 문제는 2년차에 온다. 장기 시험 진행표를 두고, 다음 시점이 지났는데 결과가 없는 제품을 정기적으로 찾아낸다.
넷째, 공장 안에서 흐른 시간도 제품의 나이다. 내용물 보관, 리워크, 여름 창고는 모두 사용기한을 몰래 갉아먹는다. 날짜를 찍는 기준을 정하고, 보관 기간에 한도를 두면, 찍힌 날짜와 실제 나이가 어긋나지 않는다.
다섯째, 자료의 주인을 처음에 정한다. 브랜드사와 공장 사이에서 안정성 시험의 책임이 흐릿하면, 결국 아무도 끝까지 하지 않는다. 개발 단계에서 누가 하고, 누가 보관하고, 언제까지 이어 갈지 적어 두면, 그 종이 한 장이 점검 날의 하루를 구한다.
40.14 정리하며
사용기한은 용기에 찍힌 날짜 하나지만, 그 안에는 그 날짜까지 제품이 품질을 지킨다는 약속이 담겨 있다. 약속을 정하는 것은 책임판매업자지만, 약속의 근거를 만들고 지키는 것은 공장이다.
이 장의 핵심을 줄이면 이렇다. 사용기한은 장기, 가속, 저온·사이클, 원료 분해 특성, 용기 상용성, 방부력, 기능성 함량 같은 여러 근거를 겹쳐, 가장 먼저 무너지는 항목이 버티는 기간 안쪽으로 정한다. 가속 시험으로 정한 기한은 잠정 기한이며, “40℃ 3개월이면 실온 1년”은 화학 분해에만 맞는 경험칙이므로 유화, 결정, 저온, 미생물 변화는 따로 확인한다. 장기 시험은 설정한 기한까지 끝까지 해서 확증한다. 유사 처방 자료는 기제와 방부와 용기가 같을 때만 원용하고, 차이를 문서로 남긴다. 개봉 후 사용기간은 방부력 결과와 개봉 후 안정성으로 정하고, 용기 형태에 따라 달리 잡는다. 말기의 기능성 함량, 방부력, 향, 색, 내용량까지 기한 끝까지 기준 안이어야 한다. 공장은 제조일 정의, 내용물 보관 기간, 원료 잔여 기한, 리워크 날짜, 창고 온도를 관리해 찍힌 날짜와 실제 나이가 어긋나지 않게 한다. 날짜 계산 규칙은 하나로 정하고, 수출품은 나라별 표시 방식을 사양서에 적는다. 그리고 제품별 안정성 파일과 사용기한 설정 기준서를 갖추고, 자료의 책임을 계약 단계에서 정해 둔다.
날짜는 인쇄기가 찍지만, 그 날짜를 믿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끝까지 이어 간 시험과 남겨 둔 기록이다. 근거를 설명할 수 있는 날짜만이 소비자와 맺을 수 있는 약속이다.
사용기한 관련 글 더 보기
- 전체 목차: 스킨케어 생산기술 전체 목차
- 이전 장: 39장. 관능·사용감 평가 — 숫자로 못 재는 품질을 판정하는 법
- 다음 장: 41장. 지속가능 제조와 포장 — 줄이고, 바꾸고, 증명하는 공장
- 참고 기관: 식품의약품안전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