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주제: 사용감 평가와 관능 평가 방법. 평가 환경, 평가자 훈련, 표준 견본, 삼점 검사, 사용감 용어와 기기 측정 병행까지 숫자로 못 재는 품질을 판정하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목차
어느 해, 오래 납품해 온 수분 크림에 대해 고객사가 연락을 해 왔다. 이번 로트는 바를 때 무겁고 덜 미끄러진다는 것이었다. 성적서를 다시 봤다. 점도, pH, 비중, 외관 모두 규격 안이었고, 이전 로트와 숫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용물 검사 때 담당자가 표준 견본과 비교해 “동등”으로 판정한 기록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르게 해 봤다. 이전 로트 보관용 검체와 문제 로트를 같은 모양의 컵에 담아 번호만 붙이고,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모르는 사람 다섯 명에게 비교하게 했다. 다섯 명 중 네 명이 문제 로트를 “덜 미끄럽고 더 무겁다”고 골랐다. 차이는 있었다. 숫자로는 안 보였을 뿐이다. 원인은 실리콘 오일 원료였다. 공급사가 제조 공장을 옮기면서, 같은 품명과 같은 점도 규격 안이지만 규격 상단에 가까운 로트가 들어오고 있었다. 숫자는 규격 안이었지만, 피부 위의 미끄러짐은 달라졌다.
처음 판정한 담당자가 차이를 못 느낀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혼자, 어느 것이 표준인지 알고, 바쁜 라인 옆에서, 손등에 한 번 발라 보고 판정했다. 사람의 감각은 정확하지만,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쉽게 흔들린다.
화장품은 결국 사람이 바르고 느끼는 제품이다. 점도계와 pH 미터는 품질의 일부를 숫자로 보여 주지만, 발림, 흡수, 끈적임, 향, 마무리감 같은 사용감은 사람이 판정할 수밖에 없다. 내용물(벌크) 검사에서 표준 견본과 비교하는 기본은 앞에서 이야기했다. 이 장에서는 공장에서 관능 평가를 믿을 수 있게 만드는 방법, 즉 평가 조건과 평가자, 표준 견본 관리, 평가 방법과 용어, 기기 측정과의 연결, 그리고 관능 차이가 났을 때의 원인 조사를 정리한다.
39.1 관능 품질이란 — 기기가 재지 못하는 것
관능 품질은 사람의 오감, 주로 시각, 후각, 촉각으로 판정하는 품질이다.
| 감각 | 평가 항목 | 기기로 일부 재는 방법 |
|---|---|---|
| 시각 | 색, 투명도, 광택, 결, 기포, 이물 | 색차계, 탁도계, 현미경 |
| 후각 | 향의 강도, 향의 성격, 이취 | 기체크로마토그래피(보조) |
| 촉각(바를 때) | 퍼짐성, 미끄러짐, 무게감, 끈적임, 흡수 속도 | 점도계, 유변 측정, 텍스처 분석기 |
| 촉각(바른 뒤) | 촉촉함, 유분감, 잔여감, 매트함, 밀림 | 마찰 측정, 피부 수분 측정(보조) |
기기 측정은 객관적이지만 사람이 느끼는 것을 다 담지 못한다. 점도가 같아도 바를 때 미끄러짐은 다를 수 있고, 향료 성분이 같아도 향의 인상은 달라질 수 있다. 장 첫머리의 크림처럼 숫자가 규격 안이어도 소비자는 차이를 느낀다. 그래서 공장은 기기 측정과 관능 평가를 함께 쓰고, 관능 평가를 기기 측정만큼 믿을 수 있게 만드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39.2 공장에서 관능 평가를 하는 때
| 시점 | 목적 | 평가 방식(예) |
|---|---|---|
| 개발 이관·양산 첫 배치 | 개발 시료와 양산품이 같은 사용감인지 | 여러 명 블라인드 비교 |
| 매 배치 내용물(벌크) | 표준 견본과 같은지 | 숙련 평가자 표준 대비 판정 |
| 매 배치 완제품 | 충전 과정에서 변하지 않았는지 | 외관·향 확인, 필요 시 사용감 |
| 원료 로트·제조원 변경 | 원료 변화가 사용감을 바꾸지 않는지 | 이전 로트와 블라인드 비교 |
| 공정·설비 변경 | 공정 변화가 사용감을 바꾸지 않는지 | 변경 전후 블라인드 비교 |
| 안정성 시험 | 시간이 지나며 사용감이 변하지 않는지 | 시점별 표준 대비 평가 |
| 클레임 조사 | 소비자가 느낀 차이가 실제로 있는지 | 보관용 검체와 블라인드 비교 |
매 배치 판정은 숙련 평가자 한두 명이 빠르게 하되, 변경이나 클레임처럼 판단이 중요한 때는 여러 명이 블라인드로 비교한다. 이 둘을 구분해 두면 바쁜 생산 현장에서도 관능 평가를 무리 없이 운영할 수 있다.
39.3 평가 환경과 조건 — 같은 조건에서 봐야 같은 판정이 나온다

사람의 감각은 조건에 따라 쉽게 흔들린다. 같은 크림도 형광등 아래와 햇빛 아래에서 색이 달라 보이고, 손이 차가울 때와 따뜻할 때 발림이 다르게 느껴진다. 그래서 관능 평가는 조건을 고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 조건 | 기준(예시) | 이유 |
|---|---|---|
| 조명 | 색 평가는 표준광원(주광 D65 등) 라이트 부스 | 조명이 바뀌면 색 판정이 바뀐다 |
| 배경 | 흰 배경(투명·밝은 색은 검은 배경도 함께) | 배경색이 색 인상을 바꾼다 |
| 실내 | 20~25℃, 냄새 없는 공간, 환기 | 온도가 사용감을, 냄새가 향 평가를 흔든다 |
| 시료 온도 | 평가 전 실온에 맞춤(냉장 표준 견본은 꺼내 두기) | 차가운 시료는 무겁고 덜 퍼진다 |
| 시료 양 | 스패튤라·저울로 같은 양 | 양이 다르면 발림이 다르다 |
| 평가 부위 | 손등 또는 팔 안쪽, 정해진 같은 부위 | 부위마다 피부 상태가 다르다 |
| 평가자 상태 | 평가 전 손 세척, 핸드크림·향수 금지, 흡연·식사 직후 피하기 | 감각이 흐려진다 |
| 용기 | 같은 모양 용기, 블라인드 코드 | 선입견을 막는다 |
향 평가는 특히 환경에 민감하다. 제조실 옆에서 향을 맡으면 공기 중 향료 냄새가 섞인다. 나는 향 판정만큼은 생산 구역 밖의 냄새 없는 방에서, 시향지에 같은 양을 묻혀 같은 시간이 지난 뒤 맡게 했다. 향은 바른 직후, 몇 분 뒤, 한참 뒤에 인상이 달라지므로 판정 시점도 정해 둔다.
39.4 평가자 — 누가 판정하는가
관능 평가의 측정 기기는 사람이다. 기기를 교정하듯 사람도 고르고, 훈련하고, 확인해야 한다.
| 단계 | 내용 |
|---|---|
| 선발 | 색 구분 능력, 기본 냄새 구분 능력을 간단히 확인. 피부 질환이나 향 알레르기가 있으면 제외 |
| 훈련 | 표준 시료로 용어를 맞춘다. “끈적임 강함”이 어느 정도인지 기준 시료로 함께 익힌다 |
| 숙련도 확인 | 같은 시료를 다른 코드로 다시 주어 같은 판정을 하는지, 알려진 차이를 찾아내는지 정기 확인 |
| 인원 | 매 배치 판정은 숙련자 1~2명, 중요한 판단은 여러 명(예: 5명 이상) |
| 교대 대응 | 주간·야간 교대마다 숙련 평가자 배치 |
| 피로 관리 | 한 번에 평가하는 시료 수 제한, 시료 사이 손 세척과 휴식 |
공장에서 가장 흔한 문제는 판정이 한 사람에게 몰리는 것이다. 그 사람이 휴가를 가거나 퇴사하면 판정 기준이 함께 사라진다. 그리고 한 사람의 감각은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기준에 익숙해져, 작은 변화를 못 느끼게 된다. 그래서 판정자를 여러 명 키우고, 정기적으로 같은 시료를 주어 판정이 서로 맞는지 확인한다. 장 첫머리의 판정처럼 한 사람이 표준을 알고 비교하면, 사람은 같다고 믿고 싶은 쪽으로 판단하기 쉽다.
39.5 표준 견본 — 판정의 기준점
관능 평가는 표준 견본과의 비교다. 표준 견본이 변하면 판정 전체가 흔들린다.
| 견본 종류 | 쓰임 |
|---|---|
| 승인 견본 | 고객사와 합의한 기준 제품. 색·향·사용감의 중심 |
| 한도 견본 | 허용할 수 있는 끝. 색이 가장 진한 쪽, 연한 쪽, 향이 가장 약한 쪽 등 |
| 작업 견본 | 매 배치 비교에 쓰는 소분 견본. 승인 견본에서 나눠 만든다 |
| 관리 항목 | 기준(예시) |
|---|---|
| 보관 조건 | 변하지 않게 냉장·차광 보관(제품 특성에 따라 정함) |
| 소분 | 매번 원본을 열지 않도록 작은 용기에 나눠 둔다 |
| 사용 전 | 실온에 맞추고, 개봉 후 일정 기간 지나면 새 소분으로 교체 |
| 갱신 | 정해진 주기(예: 6개월~1년) 또는 이상이 보이면 고객사와 새 견본 합의 |
| 기록 | 견본 로트, 제조일, 승인일, 갱신 이력 |
표준 견본도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 향은 날아가고, 색은 바래거나 짙어지고, 점도는 오른다. 오래된 견본과 비교하면 새로 만든 정상 제품이 오히려 달라 보인다. 그래서 작업 견본은 자주 새로 나눠 쓰고, 원본은 변화가 가장 적은 조건에 보관하며, 갱신할 때는 고객사와 새 견본을 함께 승인한다.
39.6 평가 방법 — 비교, 순위, 점수, 묘사

목적에 따라 평가 방법을 고른다.
| 방법 | 진행 | 쓰임 |
|---|---|---|
| 표준 대비 판정 | 표준 견본과 시료를 비교해 “동등 / 경미한 차이 / 명확한 차이”로 판정 | 매 배치 내용물·완제품 |
| 쌍비교 | 두 시료를 주고 “어느 쪽이 더 끈적한가”처럼 특정 항목을 비교 | 원료 변경 전후 특정 항목 확인 |
| 삼점 검사 | 세 시료 중 두 개는 같고 하나는 다르다. 다른 하나를 찾게 한다 | 차이가 있는지 자체를 확인할 때 |
| 순위법 | 여러 시료를 한 항목 기준으로 순서대로 늘어놓는다 | 처방 후보 비교 |
| 척도 점수 | 항목마다 정해진 척도(예: 5점, 9점)로 점수를 준다 | 개발·안정성 시점별 비교 |
| 묘사 분석 | 훈련된 평가자가 여러 항목을 척도로 정량화해 사용감 지도를 만든다 | 제품 특성 정리, 경쟁 제품 비교 |
공장에서 가장 쓸모 있는 것이 삼점 검사다. 원료를 바꿨을 때, 공정을 바꿨을 때, 클레임이 들어왔을 때 “정말 차이가 있는가”를 확인하는 가장 공정한 방법이다. 세 컵 가운데 두 개는 같은 시료, 하나는 다른 시료를 넣고 세 자리 숫자로만 표시한다. 평가자는 다른 하나를 고른다. 차이가 없으면 우연히 맞힐 확률은 3분의 1이다. 여러 명이 해서 3분의 1보다 훨씬 많이 맞히면 차이가 있다고 본다. 몇 명 중 몇 명이 맞혀야 차이가 있다고 볼지는 통계표가 정해져 있으니, 사내 기준서에 인원별 기준 숫자를 적어 두면 편하다.
블라인드가 핵심이다. 어느 것이 표준이고 어느 것이 새 로트인지 알면 사람은 기대한 대로 느낀다. 시료를 준비하는 사람과 평가하는 사람을 나누고, 코드는 무작위로 붙이고, 세 컵의 놓는 순서도 매번 바꾼다.
39.7 사용감 용어와 평가표 — 같은 말로 같은 것을 말하기
“좀 무겁다”, “약간 끈적하다”는 말은 사람마다 뜻이 다르다. 관능 평가가 공장에서 기록과 판정이 되려면, 용어를 정의하고 평가표를 정해 둬야 한다.
| 용어 | 정의(평가 방법) | 기준 시료 예 |
|---|---|---|
| 퍼짐성 | 정해진 양을 원을 그리며 펼 때 얼마나 쉽게 넓게 퍼지는가 | 쉬움: 묽은 로션 / 어려움: 고점도 크림 |
| 미끄러짐 | 바르는 동안 손가락이 피부 위를 얼마나 매끄럽게 움직이는가 | 높음: 실리콘 함량 높은 제품 |
| 무게감 | 바를 때 느끼는 묵직함 | 가벼움: 젤 / 무거움: 밤 |
| 흡수 시간 | 펴 바른 뒤 표면 감촉이 사라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 | 초 단위로 기록 |
| 끈적임 | 바른 뒤 손가락을 대었다 뗄 때 달라붙는 정도 | 높음: 글리세린 함량 높은 제품 |
| 유분감 | 바른 뒤 남는 기름진 느낌, 번들거림 | 높음: 오일 함량 높은 크림 |
| 촉촉함 | 바른 뒤 피부가 촉촉하게 느껴지는 정도 | |
| 잔여감 | 일정 시간 뒤 피부 위에 남은 막의 느낌 | |
| 밀림 | 여러 번 문지를 때 때처럼 밀려 나오는 정도 | 높음: 고분자 과다·궁합 문제 |
| 백탁 | 바른 뒤 하얗게 남는 정도 | 높음: 무기 자외선 차단제 |
매 배치 판정에 쓰는 평가표는 짧고 분명해야 한다.
| 항목 | 표준 대비 판정 | 비고 |
|---|---|---|
| 외관(색·광택·결) | 동등 / 경미 / 명확 | |
| 향 | 동등 / 경미 / 명확 | 시향지, 바른 직후·5분 후 |
| 퍼짐성 | 동등 / 경미 / 명확 | |
| 끈적임 | 동등 / 경미 / 명확 | |
| 흡수·마무리감 | 동등 / 경미 / 명확 | |
| 종합 판정 | 적합 / 보류 / 부적합 | 경미 차이 2개 이상이면 보류 등 사내 기준 |
| 평가자·일시·견본 로트 |
경미한 차이와 명확한 차이를 어떻게 다룰지는 미리 정해 둔다. 예를 들어 경미한 차이 하나는 적합, 경미한 차이가 두 개 이상이거나 명확한 차이가 하나라도 있으면 보류하고 여러 명 블라인드 평가로 넘기는 식이다. 이런 기준이 없으면 같은 결과를 놓고 날마다 판정이 달라진다.
39.8 기기 측정과 함께 보기 — 관능을 숫자로 받쳐 주는 것

관능 평가를 기기 측정으로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지만, 기기 측정은 관능 판정을 받쳐 주고 차이가 났을 때 원인을 좁혀 준다.
| 관능 항목 | 함께 볼 수 있는 측정 |
|---|---|
| 색 | 색차계로 표준 대비 색차(ΔE) |
| 투명도 | 탁도계, 투과율 |
| 무게감·퍼짐성 | 점도, 유변 측정(항복응력, 전단에 따른 점도 변화) |
| 경도·찰기 | 텍스처 분석기(경도, 점착성, 탄성) |
| 끈적임·미끄러짐 | 마찰 측정, 텍스처 분석 |
| 결·입자 | 현미경 |
| 향 | 기체크로마토그래피로 주요 성분 비교(보조) |
색은 색차계로 관리하기 가장 좋은 항목이다. 표준 대비 색차가 일정 값 이하이면 적합으로 정해 두면, 사람마다 다른 색 판정을 숫자로 맞출 수 있다. 다만 기준값은 제품의 색과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다르니, 처음에 사람의 판정과 색차 값을 함께 쌓아 맞춘다.
이렇게 관능 판정과 기기 측정값을 함께 기록해 두면 시간이 지나며 둘의 관계가 보인다. 점도가 얼마 이상이면 평가자들이 무겁다고 느끼기 시작하는지, 색차가 얼마부터 차이를 알아보는지가 쌓인다. 그 관계가 쌓이면 일부 관능 항목은 기기 측정으로 미리 걸러낼 수 있게 된다.
39.9 관능 차이가 났을 때 — 원인 찾기와 판정
표준 대비 차이가 나면 먼저 그 차이가 진짜인지 여러 명 블라인드 평가로 확인한다. 진짜라면 원인을 찾는다.
| 차이 | 흔한 원인 | 확인할 것 |
|---|---|---|
| 색 차이 | 색소·추출물 원료 로트, 산화, 가열 시간 | 원료 로트, 색차, 공정 온도 기록 |
| 향 차이 | 향료 로트·조향 변경, 향료 투입 온도, 휘발 | 향료 로트, 투입 온도, 충전 대기 시간 |
| 무게감·퍼짐성 차이 | 증점제·왁스·오일 원료 로트, 냉각 조건, 숙성 시간 | 원료 로트, 점도·유변, 냉각 기록 |
| 미끄러짐 차이 | 실리콘·에스터 오일 원료 로트·제조원 | 원료 성적서, 이전 로트와 비교 |
| 끈적임 차이 | 보습제·고분자 투입량, 칭량 오차 | 칭량 기록, 함량 |
| 결·광택 차이 | 유화 입자, 기포, 재결정 | 현미경, 비중 |
| 밀림 | 고분자 원료 로트, 분체 분산 | 원료 로트, 분산 기록 |
원인을 찾는 일반 순서는 사고법을 다루면서 정리했으니, 관능 차이에서 특히 효과가 큰 방법만 덧붙인다. 원료 로트가 의심되면 의심 원료만 이전 로트로 바꿔 실험실에서 작게 만들고, 문제 로트와 블라인드로 비교한다. 이전 로트로 만든 시료가 표준과 같다면 원인은 그 원료다. 장 첫머리의 실리콘 오일도 이렇게 확인했다.
판정은 품질책임자가 하되, 관능 차이는 고객사와 상의할 일이 많다. 규격 안의 숫자에 관능 차이만 있는 경우, 경미한 차이라면 고객사에 알리고 함께 확인한 뒤 판정하는 것이 좋다. 공장이 혼자 적합으로 내보냈다가 시장에서 “이번 로트는 다르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차이 자체보다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된다. 원인이 원료라면 원료 규격을 보완하거나, 공급사와 협의해 사용감에 영향을 주는 특성을 관리하게 한다.
39.10 현장 트러블슈팅과 주의점
| 현상 | 흔한 원인 | 확인 방법 | 예방·조치 |
|---|---|---|---|
| 숫자는 같은데 소비자가 다르다고 함 | 원료 로트 특성 차이, 판정 체계 미흡 | 블라인드 삼점 검사 | 변경 시 블라인드 비교, 원료 규격 보완 |
| 판정이 사람마다 다름 | 용어·기준 시료 없음 | 같은 시료 반복 평가 | 용어 정의, 기준 시료 훈련 |
| 정상 제품이 표준과 달라 보임 | 표준 견본 노화 | 견본 제조일·보관 상태 | 소분 교체, 정기 갱신 |
| 겨울에 무겁다는 판정 증가 | 시료·평가실 온도 | 시료 온도 기록 | 시료 실온 맞춤, 평가실 온도 관리 |
| 향 판정이 들쭉날쭉 | 평가 공간 냄새, 판정 시점 | 평가 장소·시간 | 냄새 없는 방, 시향 시점 고정 |
| 판정이 한 사람에 의존 | 평가자 부족 | 판정자 기록 | 평가자 여러 명 육성, 교대별 배치 |
| 원료 변경 후 사용감 클레임 | 변경 시 관능 비교 생략 | 변경 이력 | 변경 관리에 관능 비교 포함 |
| 색 판정 불일치 | 조명·배경 차이 | 평가 조건 | 표준광원 부스, 색차계 병행 |
| 개발 시료와 양산품 사용감 차이 | 스케일업에 따른 공정 차이 | 개발·양산 블라인드 비교 | 양산 첫 배치 여러 명 평가 |
| 안정성 중 사용감 변화 놓침 | 시점별 사용감 평가 없음 | 안정성 기록 | 시점별 표준 대비 평가 |
표에 다 담지 못한 경험 몇 가지를 덧붙인다.
첫째, 블라인드가 아니면 판정이 아니다. 어느 것이 표준인지 알고 비교하면 사람은 같다고, 또는 다르다고 미리 믿은 대로 느낀다. 중요한 판단일수록 시료를 준비하는 사람과 평가하는 사람을 나누고, 번호만 붙인다.
둘째, 시료와 사람의 조건을 맞춘다. 냉장고에서 막 꺼낸 표준 견본과 실온의 새 로트를 비교하면 표준이 무겁게 느껴진다. 핸드크림을 바른 손으로 평가하면 끈적임을 못 느낀다. 조건 하나가 판정을 뒤집는다.
셋째, 표준 견본도 늙는다. 오래된 견본과 비교해 정상 제품을 보류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견본은 소분해 자주 바꾸고, 원본은 가장 변하지 않는 조건에 두고, 정기적으로 고객사와 함께 새로 승인한다.
넷째, 관능 판정도 기록이다. 누가, 언제, 어떤 견본과, 어떤 조건에서, 무엇을 느꼈는지를 남겨야 한다. 기록이 쌓이면 기기 측정값과의 관계가 보이고, 판정자의 감각이 흔들리는 것도 보인다.
다섯째, 사람의 감각을 믿되 혼자 믿지 않는다. 숙련된 평가자의 감각은 어떤 기기보다 예민하다. 그러나 한 사람의 감각은 피로와 습관과 기대에 흔들린다. 여러 사람이, 같은 조건에서, 번호만 보고 판정할 때 사람의 감각은 가장 정확한 측정 기기가 된다.
39.11 정리하며
화장품의 품질은 결국 소비자의 손끝과 코끝에서 판정된다. 점도와 pH가 규격 안이어도 바르는 느낌이 달라지면 소비자는 다른 제품으로 느낀다. 관능 평가는 그 차이를 공장 안에서 먼저 찾아내는 일이다.
이 장의 핵심을 줄이면 이렇다. 관능 평가는 조건을 고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표준광원과 흰 배경, 정해진 온도와 시료 양과 평가 부위, 깨끗한 손과 냄새 없는 공간에서 평가한다. 평가자는 고르고, 기준 시료로 용어를 맞추고, 정기적으로 판정이 맞는지 확인하며, 판정이 한 사람에게 몰리지 않게 한다. 표준 견본은 승인 견본과 한도 견본으로 나누고, 소분해 자주 바꾸고, 정기적으로 갱신한다. 매 배치는 표준 대비 판정으로 빠르게 하고, 변경과 클레임 같은 중요한 판단은 여러 명이 블라인드 삼점 검사로 확인한다. 색차계, 점도계, 텍스처 분석기 같은 기기 측정을 함께 기록해 관능과 숫자의 관계를 쌓는다. 차이가 나면 원료 로트를 바꿔 만든 시료로 원인을 좁히고, 경미한 차이라도 고객사와 함께 판단한다.
숫자로 잴 수 없는 품질도 관리할 수 있다. 조건을 고정하고, 사람을 훈련하고, 번호만 보고 판정하고, 그 판정을 기록하는 공장에서 사람의 감각은 가장 믿을 만한 측정 기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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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기관: 대한화장품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