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장. 기능성화장품 심사·보고와 생산 — 표시한 기능을 끝까지 지키는 법

이 글의 주제: 기능성화장품 심사·보고와 생산 관리. 고시 성분 함량 기준, 함량 미달 원인, 오버리지 원칙, 아데노신·SPF 사례까지 표시한 기능을 공장에서 지키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몇 해 전, 개발 단계에서 SPF 55가 나온 선크림을 양산했다. 처방은 그대로였고, 자외선 차단 성분도 처방대로 넣었다. 그런데 양산 첫 로트로 다시 맡긴 인체적용시험에서 SPF가 38로 나왔다. 표시하려던 SPF 50+에 한참 모자랐다.

처음에는 시험기관을 의심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라 변동이 있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같은 시료를 다시 맡겨도 40 안팎이었다. 그래서 공장 쪽을 거꾸로 따라갔다. 개발 시료는 실험실 호모믹서로 만들었고, 양산은 큰 유화기로 만들었다. 차이는 무기 자외선 차단제, 즉 티타늄디옥사이드와 징크옥사이드의 분산에 있었다. 실험실에서는 작은 양을 강하게 오래 분산했지만, 양산 탱크에서는 같은 시간으로는 분체 덩어리가 다 풀리지 않았다. 현미경으로 보니 양산품에는 분체 응집이 군데군데 보였다. 차단 성분은 다 들어 있었지만, 피부 위에 고르게 펴지지 못하고 뭉쳐 있었던 것이다. 분산 공정을 다시 잡고 나서야 SPF가 다시 50을 넘었다.

기능성화장품은 표시한 기능을 법적으로 약속한 제품이다. 미백,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이라는 말을 쓰려면 식약처에 보고하거나 심사를 받아야 하고, 그렇게 약속한 함량과 기능은 출하한 모든 제품에서 사용기한 끝까지 지켜야 한다. 서류는 책임판매업자 명의로 나가지만, 그 약속을 실제로 지키는 곳은 공장이다. 이 장에서는 기능성화장품의 보고와 심사가 무엇인지, 공장이 준비할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정량 기준과 함량 미달, 오버리지, 미량 성분 관리, SPF가 안 나올 때의 원인 조사까지 공장의 눈으로 정리한다. 함량 시험의 기본은 완제품 검사를 다루면서 이야기했으니, 여기서는 그보다 깊은 이야기를 한다.

37.1 기능성화장품이란 — 열한 가지 기능과 공장의 책임

기능성화장품은 법에서 정한 특정 기능을 표방할 수 있는 화장품이다. 현재 인정되는 기능은 열한 가지로 알려져 있다.

구분기능
스킨케어 대표 기능미백(멜라닌 생성 억제·색소 엷게),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
피부 기능피부장벽 기능 회복으로 가려움 등 개선, 튼살로 인한 붉은 선 엷게, 여드름성 피부 완화(인체 세정용 제품)
모발·체모염모, 탈염·탈색, 제모, 탈모 증상 완화
그 밖피부를 곱게 태워 주는 태닝 기능

이 가운데 스킨케어 공장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것이 미백,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이다. 기능의 종류와 범위는 개정될 수 있으니 현행 규정을 확인한다.

기능성이라는 표시는 소비자에게 이 제품이 그 기능을 한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약속의 근거는 처방에 정해진 성분이 정해진 양만큼 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능성화장품에서 공장의 책임은 일반 화장품보다 무겁다. 함량이 모자라면 기능성 표시 자체가 거짓이 되고, 시장 수거검사에서 함량 부적합이 나오면 회수와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

37.2 보고냐 심사냐 — 두 갈래 길

기능성화장품을 내려면 식약처에 보고하거나 심사를 받는다. 어느 길로 가느냐는 성분과 함량이 이미 인정된 틀 안에 있는지에 달려 있다.

구분보고심사
대상고시된 성분을 고시된 함량 범위로 쓰는 경우, 이미 심사받은 품목과 같은 경우 등새로운 성분, 고시와 다른 함량, 새로운 효능 주장 등
제출 자료보고서, 기준 및 시험방법, 함량 시험성적서 등(자외선 차단은 측정 자료 포함)안전성 자료(독성·자극·감작), 유효성 자료(세포·동물·인체적용시험), 기준 및 시험방법
처리 기간짧다(대개 며칠 수준)길다(대개 몇 달 수준)
부담상대적으로 가볍다시험과 자료 준비 부담이 크다
신청의약품안전나라 전자민원같은 경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심사

보고 대상의 세부 기준은 「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 등에 정해져 있다. 같은 고시 성분이라도 제형, 다른 성분과의 조합, 자외선 차단 여부에 따라 필요한 자료가 달라지니, 처방 단계에서 어느 길로 갈지 미리 확인한다.

심사에 필요한 시험은 공인 시험기관과 피부 임상 전문 기관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공장은 이 시험에 들어갈 시료를 만들어 준다. 이때 시험용 시료는 반드시 양산과 같은 처방, 가능하면 같은 공정으로 만든다. 시험용 시료만 실험실에서 정성껏 만들면, 장 첫머리의 선크림처럼 양산품이 그 결과를 재현하지 못한다.

37.3 누가 보고하나 — 책임판매업자 명의, 제조사의 실무

기능성화장품의 보고와 심사는 책임판매업자, 즉 브랜드를 가진 판매사 명의로 한다. 그러나 실제 자료의 상당 부분은 제조사가 만든다.

역할맡는 일
책임판매업자(판매사)보고·심사 신청, 표시·광고 책임, 시장 관리
제조사(OEM·ODM 공장)처방, 기준 및 시험방법 작성, 함량 시험성적서, 시험용 시료 생산, 양산 품질 유지

성분의 소유도 알아 둬야 한다. 고시 성분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공용 자산이라 고시 함량대로 쓰면 보고로 진행할 수 있다. 반면 어떤 회사가 심사를 받아 인정받은 새로운 성분이나 처방은 그 자료의 소유자가 있어, 그 자료를 쓰려면 동의가 필요하거나 따로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같은 처방이라도 판매사가 다르면 각자 보고해야 한다.

공장 쪽에서 가장 중요한 서류는 기준 및 시험방법이다. 이 제품의 유효 성분을 어떤 방법으로 분석하고, 얼마 이상이면 적합인지를 정한 문서다. 보고서에 적은 이 기준이 그대로 출하 시험과 수거검사의 기준이 된다. 공장이 실제로 지킬 수 없는 기준을 적어 내면, 그 순간부터 모든 로트가 부적합 위험을 안고 시작한다.

37.4 고시 성분과 함량 — 미백과 주름 개선

미백과 주름 개선은 고시된 성분을 고시 함량으로 쓰면 보고로 진행할 수 있어, 별도의 효능 시험 없이 기능성 표시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고시 성분과 함량은 이렇다. 성분과 함량은 개정될 수 있으니 현행 고시를 기준으로 확인한다.

미백 고시 성분(예)고시 함량
나이아신아마이드2~5%
알부틴2~5%
닥나무추출물2%
에칠아스코빌에텔1~2%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2%
마그네슘아스코빌포스페이트3%
유용성감초추출물0.05%
알파-비사보롤0.5%
주름 개선 고시 성분(예)고시 함량
아데노신0.04%
레티놀2,500 IU/g
레티닐팔미테이트10,000 IU/g
폴리에톡실레이티드레틴아마이드0.05~0.2%

이 표에서 공장 사람이 눈여겨볼 것은 함량의 크기다. 나이아신아마이드처럼 몇 % 단위로 들어가는 성분은 칭량과 분석이 상대적으로 쉽다. 반면 아데노신 0.04%, 유용성감초추출물 0.05%처럼 아주 적게 들어가는 성분은 칭량 오차, 용해, 분포, 분석 모두가 까다롭다. 기능성 함량 문제의 대부분이 이런 미량 성분에서 생긴다.

미백·주름 기능성 보고의 흐름은 대개 이렇다.

  1. 고시 성분과 함량으로 처방을 확정한다.
  2. 기준 및 시험방법을 작성한다.
  3. 제품을 만들어 함량 시험성적서를 확보한다.
  4. 의약품안전나라에 제품명, 제형, 유효 성분, 전성분, 기준 및 시험방법, 시험성적서, 제조·판매사 정보를 입력한다.
  5. 처리 결과를 받는다.

표시에도 원칙이 있다. 기능성화장품 표시와 정해진 효능·효과 문구만 쓰고, 치료나 예방처럼 의약품으로 오인될 표현은 쓰지 않는다. 표시와 광고는 다음 장에서 따로 다룬다.

37.5 자외선 차단 — SPF와 PA

자외선 차단은 미백·주름과 다르다. 고시 성분을 쓰더라도 제품마다 실제로 얼마나 차단하는지를 사람에게 측정해 표시해야 한다.

표시뜻등급·표기(일반적으로 알려진 기준)
SPF자외선 B를 막는 정도. 바르지 않았을 때보다 홍반이 생기기까지 몇 배의 자외선이 필요한지측정값을 표시, 50 이상은 SPF 50+
PA자외선 A를 막는 정도. 자외선 A 차단지수(UVAPF)로 등급을 매긴다PA+(2 이상 4 미만), PA++(4 이상 8 미만), PA+++(8 이상 16 미만), PA++++(16 이상)

SPF를 숫자로 이해해 두면 소비자 질문에도 답하기 쉽다. SPF 30은 자외선 B의 약 97%, SPF 50은 약 98%를 막는 수준이다. 숫자가 커질수록 차단율의 차이는 줄어든다.

37장 기능성화장품 그림 1

SPF와 PA는 제품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으로 정한다. 피험자 등에 제품을 정해진 양(피부 1cm²당 2mg)만큼 바르고, 자외선을 단계별로 쬔 뒤 홍반이나 색소 침착이 생기는지를 판정한다. 그래서 자외선 차단 기능성은 시험 비용과 기간 부담이 크고, 무엇보다 시험 결과가 공장에서 만든 양산품에서 재현되어야 한다.

여러 기능을 한 제품에 담는 복합 기능성도 흔하다. 예를 들어 자외선 차단, 미백, 주름 개선을 한 제품에 담는 삼중 기능성 쿠션이라면, 유기 자외선 차단제와 무기 자외선 차단제(티타늄디옥사이드 등)를 조합해 SPF 50+ PA++++를 목표로 하고, 미백은 나이아신아마이드, 주름은 아데노신을 고시 함량으로 넣는다. 미백과 주름은 고시 함량 근거로, 자외선 차단은 인체적용시험 자료를 첨부해 함께 진행한다. 공장 입장에서 이런 제품은 지켜야 할 숫자가 셋이다. 나이아신아마이드 함량, 아데노신 함량, 그리고 SPF와 PA다. 하나라도 무너지면 기능성 전체가 흔들린다.

37.6 기준 및 시험방법과 정량 — 함량 적합의 기준

기능성화장품의 함량은 「기능성화장품 기준 및 시험방법」에 성분별로 정해진 시험법(각조)이나 제품별로 보고한 기준 및 시험방법에 따라 분석한다. 대부분 액체크로마토그래피(HPLC)로 정량한다.

함량의 적합 기준은 표시량에 대한 비율로 정한다. 아데노신, 나이아신아마이드 같은 고시 성분은 각조에 “표시량의 90.0% 이상”처럼 하한만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법정 시험 기준만 놓고 보면 함량이 110%, 120%로 나와도 그 자체로 부적합은 아니다. 그런데도 많은 공장이 사내 규격을 90.0~110.0%처럼 위아래로 함께 잡는다. 상한은 법정 기준이 아니라 공장의 관리 기준이다. 함량이 높게 나온다는 것은 칭량 착오나 분포 불균일, 분석 오차처럼 공정 어딘가가 처방대로 돌지 않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외선 차단 성분처럼 화장품 안전기준에 사용 한도가 정해진 성분은 다르다. 그 한도를 넘으면 함량 시험 결과와 상관없이 기준 위반이다. 정확한 기준은 성분별 각조, 사용 한도 고시, 보고한 기준 및 시험방법을 확인한다.

시험 시점목적
내용물(벌크)투입과 분포가 처방대로인지, 충전 전에 걸러내기
완제품출하 판정
안정성 시험(가속·장기)사용기한 말기까지 함량이 유지되는지
계속 안정성·보관용 검체시장 제품이 기한 말기에 어떤 상태인지

함량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기한 끝까지다. 출하 때 100%였어도 기한 말기에 88%로 떨어지면, 시장 수거검사에서 부적합이 된다. 그래서 분해되기 쉬운 성분은 출하 함량에 여유가 필요하고, 그 여유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뒤에서 이야기할 오버리지의 문제다.

분석법 자체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기준 및 시험방법을 정할 때 특이성(다른 성분과 겹치지 않는지), 직선성, 정밀성, 정확성(회수율)을 확인해 두면, 나중에 함량 문제가 생겼을 때 분석을 의심할지 공정을 의심할지 판단하기 쉬워진다.

37.7 함량이 모자랄 때 — 진짜 손실인가, 분석의 착시인가

함량 시험에서 92%, 89%처럼 기준 근처나 아래로 나오면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성분이 덜 들어갔거나 사라진 것인지, 아니면 분석이 실제보다 낮게 읽은 것인지다.

구분원인확인 방법
실제 손실칭량 오차, 투입 누락·과소칭량 기록, 잔량 확인
미량 원료의 용해 부족, 석출용해 상태 기록, 저온 시료 관찰
설비·용기 벽 흡착, 프리믹스 용기 잔류프리믹스 용기 헹굼액 분석
탱크 안 분포 불균일초·중·말 시료 함량 비교
열·빛·산화·pH에 의한 분해공정 온도 기록, 안정성 추세
원료 순도·함량 차이원료 시험성적서, 원료 정량
분석의 착시시료 전처리에서 추출이 덜 됨(유화·고점도)스파이크 회수율 시험
다른 성분이 봉우리와 겹침크로마토그램 확인, 바탕 시료
표준품 순도·농도 오류, 장비 상태표준품 관리, 시스템 적합성

이 둘을 가르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스파이크 회수율 시험이다. 유효 성분을 뺀 바탕 제형(또는 제품 자체)에 표준품을 정확히 알고 있는 양만큼 넣고 분석해서, 넣은 만큼 나오는지 본다. 넣은 양의 98~102%가 나오면 분석은 믿을 만하고, 함량 미달은 실제 손실이다. 넣은 양의 90%밖에 안 나오면 분석이 10% 정도를 놓치고 있는 것이고, 제품의 실제 함량은 분석값보다 높을 수 있다.

조사는 이 순서로 한다.

  1. 시험 자체를 확인한다. 시스템 적합성, 표준품, 크로마토그램 모양을 본다.
  2. 스파이크 회수율로 분석법이 그 제형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본다.
  3. 분석이 맞다면 공정을 본다. 칭량·투입 기록, 프리믹스 용기 잔류, 초·중·말 시료의 균질도, 원료 로트의 함량을 차례로 확인한다.
  4. 시간이 지나며 떨어진 것이라면 분해를 본다. 안정성 추세, pH, 빛, 온도를 확인한다.

37.8 오버리지 — 넣는 양을 늘려도 되는가

함량이 자꾸 기준 근처로 나오면 현장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좀 더 넣자”다. 표시량보다 일부러 더 넣는 것을 오버리지라고 한다. 오버리지는 쓸 수 있는 도구이지만, 원칙 없이 쓰면 더 큰 문제를 만든다.

원칙내용
근거가 있는 만큼만공정 손실이나 기한 중 분해가 실제로 확인된 양만큼만 보정한다
고시·보고 범위 안에서실제 투입량이 보고한 처방, 고시 함량 범위, 사용 한도를 넘지 않게 한다
승인과 문서화연구·품질·인허가가 함께 검토하고 승인한 뒤 처방과 기준서에 반영한다
분석이 맞는지 먼저함량 미달이 분석의 착시라면 오버리지는 실제 과다 투입이 된다

임의로 5%, 10%를 더 넣는 것이 위험한 이유가 마지막 줄에 있다. 사내 분석이 회수율 90%로 실제보다 10% 낮게 읽고 있었다고 해 보자. 함량이 90%로 나오니 10%를 더 넣었다. 사내 분석으로는 이제 100%로 보인다. 그런데 실제 함량은 110%를 넘는다. 아데노신처럼 하한만 있는 성분이라면 함량 시험에서는 여전히 적합이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첫째, 보고한 처방보다 실제로 더 많이 넣은 것이니 보고 내용과 다른 제품을 만든 셈이 된다. 아데노신 0.04%처럼 고시 함량이 한 값으로 정해진 성분은 그 함량이라서 보고로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고, 나이아신아마이드 2~5%처럼 범위가 정해진 성분은 범위를 넘으면 보고 요건 자체를 벗어난다. 둘째, 원인이 분석에 있었는데 처방을 바꿨으니 공정의 진짜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셋째, 사용 한도가 있는 성분이라면 한도를 넘는 순간 기준 위반이다.

그래서 오버리지 전에 반드시 앞 절의 스파이크 회수율로 분석이 맞는지부터 확인한다. 분석이 맞고, 공정 손실이나 기한 중 분해가 데이터로 확인되었을 때만, 그 양만큼, 승인을 받아, 기록으로 남기며 보정한다. 그리고 보정한 처방으로 다시 안정성을 확인해 기한 말기까지 범위 안에 있는지 본다.

37.9 아데노신 0.04% — 미량 성분 하나를 지키는 일

37장 기능성화장품 그림 2

아데노신은 주름 개선 고시 성분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고, 고시 함량이 0.04%로 아주 적다. 1,000kg 배치라도 아데노신은 400g이다. 1톤 탱크에 숟가락 몇 술 분량을 넣고, 그것이 탱크 구석구석까지 고르게 퍼져서, 모든 용기에 표시량의 90% 이상이 들어가야 한다.

한번은 주름 개선 크림의 아데노신 함량이 85~88%로 연달아 나왔다. 처음에는 분석을 의심했지만 스파이크 회수율은 99%로 정상이었다. 그래서 공정을 따라갔다. 아데노신은 정제수 일부에 미리 녹인 프리믹스로 넣고 있었는데, 그 프리믹스를 만든 비커를 탱크에 붓고 나서 헹구지 않았다. 비커 벽과 바닥에 남은 프리믹스를 헹굼액으로 받아 분석해 보니, 넣어야 할 아데노신의 상당 부분이 그 비커에 남아 있었다. 겨울철이라 프리믹스가 식으며 일부가 벽에 석출된 것도 한몫했다. 비커를 정제수로 두세 번 헹궈 그 헹굼액까지 탱크에 넣게 하고, 프리믹스 온도를 지키게 하자 함량이 98% 안팎으로 돌아왔다. 오버리지를 했다면 원인은 그대로 둔 채 숫자만 맞췄을 것이다.

미량 기능성 성분을 지키는 현장 원칙은 이렇다.

단계원칙
칭량정밀 저울 사용, 두 사람이 무게와 원료 이름을 함께 확인, 칭량 접시 잔량 확인
프리믹스정해진 용매·온도로 완전히 녹인 뒤 투입, 식기 전에 투입
투입프리믹스 용기를 정해진 횟수만큼 헹궈 헹굼액까지 투입
분포투입 후 충분한 교반 시간, 투입 위치(교반이 잘 되는 곳)
확인탱크 초·중·말 또는 상·중·하 시료로 균질도 확인
충전충전 초·중·말 완제품 함량 확인(분리나 침강이 있으면 차이가 난다)
37장 기능성화장품 그림 3

초·중·말 시료에서 함량이 서로 다르면 분포 문제다. 예를 들어 초가 105%, 중이 98%, 말이 88%라면 성분이 고르게 섞이지 않았거나 시간이 지나며 한쪽으로 쏠린 것이다. 세 시료가 모두 고르게 88%라면 분포가 아니라 투입량 자체가 모자란 것이다. 이 차이 하나로 조사 방향이 갈린다.

37.10 SPF가 안 나올 때 — 정량대로 넣었는데도

자외선 차단제는 함량을 분석하면 처방대로 다 들어 있는데도 SPF가 안 나오는 일이 있다. SPF는 성분의 양이 아니라 그 성분이 피부 위에 얼마나 고르고 두껍게 막을 이루느냐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원인무슨 일이 일어나는가확인
무기 차단제 분산 불량티타늄디옥사이드·징크옥사이드 입자가 뭉쳐 피부를 고르게 덮지 못한다현미경 응집, 분산 공정 기록
유기 차단제 석출오일에 다 녹지 않거나 저온에서 결정이 생겨 차단 효과가 줄어든다현미경 결정, 저온 시료
막 형성 차이점도·유화 형태·피막제가 바뀌어 바른 막이 얇거나 고르지 않다점도, 유화 상태, 펴발림
원료 로트·등급 차이같은 품명이라도 무기 차단제의 입자 크기·표면 처리가 다르다원료 성적서, 로트 대조
설비 스케일업실험실과 양산의 전단·시간·온도 차이로 분산 상태가 달라진다실험실 시료와 양산 시료 비교
처방 마진 부족개발 때부터 목표 SPF를 겨우 넘는 처방이었다개발 시험 결과의 여유
시험 변동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라 기관·피험자에 따라 결과가 흔들린다같은 시료 재시험, 기관 간 비교

SPF 미달이 나오면 나는 이 순서로 조사했다.

  1. 시험 결과를 확인한다. 피험자 수와 개별 값의 흩어짐을 보고, 필요하면 같은 시료로 재시험해 변동인지 실제 차이인지 본다.
  2. 자외선 차단 성분의 함량을 분석한다. 함량이 모자라면 앞 절의 함량 조사로 간다.
  3. 함량이 맞으면 상태를 본다. 현미경으로 무기 차단제 응집과 유기 차단제 결정을 확인한다.
  4. 개발 시료와 양산 시료를 나란히 비교한다. 점도, 현미경, 펴발림, 가능하면 시험관 내(in vitro) 자외선 투과 측정으로 차이를 본다.
  5. 원료 로트와 공정 조건(분산 시간·속도·온도)을 개발 때와 비교한다.

장 첫머리의 선크림은 4번에서 답이 나왔다. 개발 시료와 양산 시료를 현미경으로 나란히 놓자 차이가 바로 보였다. 시험관 내 자외선 측정 장비가 있다면 인체 시험을 다시 맡기기 전에 양산품의 차단 경향을 미리 볼 수 있어 시간과 시료를 크게 아낄 수 있다. 다만 시험관 내 측정은 참고용이고, SPF 표시의 근거는 인체적용시험이다.

SPF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여유를 두는 것이다. 목표 SPF를 겨우 넘는 처방은 원료 로트나 공정의 작은 변화에도 기준 아래로 떨어진다. 개발 단계에서 목표보다 넉넉한 결과가 나오는 처방을 확정하고, 시험 시료를 양산과 같은 공정으로 만들고, 양산 초기 로트로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공장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비다.

37.11 현장 트러블슈팅과 주의점

현상흔한 원인확인 방법예방·조치
함량이 계속 90% 근처공정 손실, 분석 회수율 부족스파이크 회수율, 프리믹스 잔류원인 확인 후 공정 개선, 근거 있는 보정만
초·중·말 함량 차이 큼분포 불균일, 분리·침강위치별 시료교반 시간·투입 위치, 충전 중 교반
출하 때 적합, 기한 말기 미달분해(빛·열·pH·산화)안정성 추세차광·pH·산화 방지, 근거 있는 오버리지
겨울에만 함량 낮음프리믹스·내용물 저온 석출프리믹스 온도, 저온 시료프리믹스 온도 관리, 식기 전 투입
오버리지 후 사내 100%, 외부 분석 115%사내 분석 회수율 부족외부 대조 분석, 회수율분석법 검증 후 오버리지 재검토
양산품 SPF 미달무기 분산 불량, 스케일업현미경, 개발·양산 비교분산 공정 재설정, 양산 공정으로 시험 시료
원료 로트 바뀐 뒤 SPF 저하무기 차단제 입자·표면 처리 차이원료 로트 대조원료 규격 보완, 로트 변경 시 확인
유기 차단제 석출오일 용해 여유 부족, 저온현미경 결정용해 확인, 저온 안정성 확인
기준서대로 시험하면 늘 부적합 위험지킬 수 없는 기준을 보고기준 및 시험방법 검토보고 전 공장 실측 데이터로 기준 설정
시험용 시료와 양산품 결과 차이시험 시료만 실험실 제조시료 제조 기록시험 시료를 양산과 같은 공정으로

표에 다 담지 못한 경험 몇 가지를 덧붙인다.

첫째, 숫자를 맞추기 전에 원인을 찾는다. 함량이 모자랄 때 가장 쉬운 길은 더 넣는 것이지만, 그 길은 원인을 덮고 분석의 착시를 키운다. 스파이크 회수율 하나, 프리믹스 용기 헹굼액 분석 하나가 대부분의 원인을 알려 준다.

둘째, 보고서의 기준은 공장이 지킬 수 있는 숫자여야 한다. 기준 및 시험방법은 한번 보고하면 바꾸기 어렵다. 보고 전에 실제 양산 데이터와 안정성 데이터로 공장이 지킬 수 있는지 확인하고, 연구와 인허가 담당에게 공장의 의견을 분명히 낸다.

셋째, 시험 시료는 양산과 같게 만든다. 인체적용시험이든 안정성 시험이든, 시험용 시료만 실험실에서 정성껏 만들면 그 결과는 양산품의 결과가 아니다. 장 첫머리의 선크림이 그 대가를 보여 준다.

넷째, 미량 성분일수록 사람의 습관이 함량을 정한다. 칭량 이중 확인, 원료 이름 확인, 프리믹스 용기 헹굼, 식기 전 투입 같은 작은 습관이 0.04%를 지킨다. 작업표준서에 이 단계들을 구체적으로 적고, 왜 하는지를 교육한다.

다섯째, 기능성은 기한 끝까지의 약속이다. 출하 시험이 적합이라고 끝이 아니다. 보관용 검체와 계속 안정성으로 기한 말기 함량을 확인하고, 떨어지는 추세가 보이면 시장에서 수거검사를 받기 전에 먼저 움직인다.

37.12 정리하며

기능성화장품은 표시한 기능을 법적으로 약속한 제품이다. 그 약속은 책임판매업자 명의로 보고되거나 심사받지만, 실제로 지키는 곳은 공장이다. 미백과 주름 개선은 고시 성분을 고시 함량대로 넣고 그 함량을 사용기한 끝까지 지키는 것이 약속이고, 자외선 차단은 인체적용시험으로 정한 SPF와 PA를 양산품이 재현하는 것이 약속이다.

이 장의 핵심을 줄이면 이렇다. 고시 성분과 함량이면 보고, 새 성분이나 다른 함량이면 심사로 간다. 공장은 기준 및 시험방법과 함량 시험성적서, 그리고 양산과 같은 공정으로 만든 시험 시료를 책임진다. 함량은 통상 표시량의 90% 이상을 하한으로 기한 말기까지 지켜야 하고, 함량이 모자라면 스파이크 회수율로 분석의 착시인지 실제 손실인지부터 가린다. 오버리지는 근거가 확인된 만큼, 고시 범위 안에서, 승인과 문서로만 한다. 아데노신 같은 미량 성분은 정밀 칭량, 완전 용해, 프리믹스 용기 헹굼, 초·중·말 균질도 확인으로 지킨다. SPF가 안 나오면 함량보다 분산과 석출과 막 형성을 의심하고, 개발 시료와 양산 시료를 나란히 놓고 비교한다.

기능성이라는 말 한마디 뒤에는 수천, 수만 개의 용기마다 같은 양의 성분이 들어 있어야 한다는 약속이 있다. 그 약속을 숫자로 지키는 것이 공장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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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배우는 화장품 생산기술 메이크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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